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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대릉원 돌담길, 겨울 볼거리는 '이것'

뜨개 옷 입은 가로수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천년고도 경주의 '치유와 추억의 거리'

등록 2020.12.09 11:44수정 2020.12.0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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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천년의 숨결이 느껴지는 경주.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적인 도시 경주의 겨울은 특별하다. 경주 대릉원 돌담길 가로수에 예쁜 옷을 입혀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 대릉원 돌담길에 털옷을 입은 가로수 모습 ⓒ 한정환

   
경주 대릉원은 시내 중심부에 23기의 크고 작은 고분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이다. 대릉원 돌담길 가로수에 옷을 입힌 주인공은 '뜨개'라는 공통 취미로 시작된 주부들의 모임 '뜨실라'와 '해피크로쉐'이다. 대릉원 둘레길에 심어진 가로수 126그루에 경주의 8색을 이용하여 아름다운 경주의 이미지를 담은 뜨개 옷을 입혔다. 한 올 한 올에 정성을 다한 모습이다.


작년에는 재능기부로 회원들 각자 한두 그루씩에 그쳤지만, 올해는 경주시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더 많은 나무들에게 옷을 입혔다. 지난 봄부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짬을 내어 한 올 한 올 뜨개 옷을 만들었다.

경주 대릉원 돌담길은 인기 있는 벚꽃길로도 유명하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돌담길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정평이 나 있다. 돌담길을 따라 거닐다 보면 요즘 젊은이들의 거리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황리단길과도 연결된다. 돌담길 곳곳에 앉아 쉴 수 있는 벤치도 설치되어 있다. 은은하게 들리는 음악소리는 마음까지 평온하게 해준다.
 

경주 대릉원 돌담길에 털옷 입은 가로수 모습 ⓒ 한정환

   
앙상한 가지만 남은 칙칙한 왕벚나무와 이팝나무에 울긋불긋한 겨울 옷을 입혀 놓으니 색다른 겨울 풍경을 연출한다. 최근 확진자 급증 소식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잠시 멈추어져 있지만,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지면 많은 관광객과 시민들이 대릉원 돌담길을 거닐며 추억을 쌓을 것으로 예상된다.

취미생활로 모인 '뜨개' 회원들 아이디어 하나로 거리가 생동감이 넘친다. 겨울철 세찬 바람으로 인한 수피(동사) 피해 예방은 물론 가로수 생육환경 개선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거기다 삭막한 겨울 거리에 화려한 모습까지 더했다.
 

경주 대릉원 돌담길에 얼굴무뉘수막새, 왕관 등 경주의 아이콘을 활용한 다채로운 조명 장식으로 꾸며진 가로등 모습 ⓒ 한정환

   
대릉원 돌담길은 뜨개 옷을 입힌 가로수뿐만 아니라 천년고도 경주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가로등도 볼거리이다. 갖가지 형태의 가로등은 첨성대, 얼굴무뉘수막새, 왕관 등 경주의 아이콘을 활용한 다채로운 조명 장식으로 꾸며졌다. 점등이 되면 밤에는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전국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는 유독 가는 곳마다 모임 금지, 여행 자제 등 거부감이 강한 말과 단어뿐이다. 따뜻한 온기라고는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재능기부를 한 '뜨개' 회원들의 정성이 깃든 돌담길을 걸으며, 하루빨리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편 최정식 도시공원과장은 '경주 시민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경주의 모습을 아름답게 바꾸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국민들에게 대릉원 돌담길이 치유와 작은 추억의 거리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 찾아가는 길.
- 주소 : 경북 경주시 황남동 157-4(공영 주차장).
- 공영주차장 우측 골목길로 들어가면 넓은 무료주차장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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