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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키우던 고양이, 이혼하면 누가 양육권 가질까?

[서평] 1500만 반려동물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지식을 담은 '나는 반려동물과 산다'

등록 2020.08.28 09:15수정 2020.08.2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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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7월, 3개월쯤 된 강아지 한 마리가 업둥이로 왔다. 두 아이가 태어났을 때처럼 모든 것이 신기했다. 나도 모르게 자꾸만 그 업둥이(만복이)에게로 눈이 가곤 했다. 가족 모두 그랬다. 만복이를 주인공으로 많은 이야기가 생겨났고 걸핏하면 웃음꽃이 피곤했다. 

얼마 전 접한 뭉클한 사연 하나. 집중호우가 남원을 덮친 지난 8월 8일, 집 안에 있던 한 주민이 평소와 달리 거세게 짖어대는 반려견이 이상해 집 밖으로 나왔는데, 잠시 후 엄청난 양의 물이 집으로 밀려들었다고 한다. 그 개는 밖으로 나온 주인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비로소 높은 곳으로 피신했다고. 덕분에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반려동물은 이처럼 주인을 보호하거나 살리기도 한다. 지금도 그리운 업둥이와 함께한 시절이다. 어떤 때보다 많이 웃었었다. 함께 살다 보면 일일이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얻는 것을 포함해서, 반려동물 한 마리의 존재는 매우 크다. 그러니 오래오래 함께 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그래서 쉽지 않다.

2017년 천안에서, 15년 동안 키워온 개를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린 사람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구속, 처벌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언뜻 처벌받아 마땅한 이 사건은 사실 간단하지만은 않다. 개는 발견 직후 죽을 정도로 노령의 개들이 앓는 여러 가지 병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주인은 생활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경제 사정이 나빠졌고, 엄청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반려견을 버렸다고 한다. 

'오늘내일'이 몇 달째 계속되고 있는 개를 마냥 두고 보자니 괴롭고, 안락사도 쉽지 않을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서로에게 최선일까? 비슷한 일로 고민스럽다는 지인의 호소가 생각난다. 지인이 함께 키우던 또 다른 반려견은, 며칠 입원 치료하며 3인 가족 한 달 생활비와 맞먹는 비용이 두 차례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그만큼의 돈을 들여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려고 할 때 고려해야 하는 건 이 뿐만 아니다.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 때문에 이웃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사료비와 미용비 같은 자잘한 지출은 물론, 한 달 생활비와 맞먹는 병원비나 안락사 혹은 장례비 등 감당해야만 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최근 몇 년 더욱 급속히 늘어 2020년 현재 600만 가구, 15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아쉽고 씁쓸하게도 반려동물로 인한 갈등이나 사건 사고 역시 급속하게 늘고 있다. '층견소음'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다. 반려동물로 인한 이웃 간의 갈등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각한 쟁점이 되었는데, 이제 별것 아니란 생각까지 들 정도로 훨씬 끔찍하고 심각한 사건·사고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 아쉬운 것은 반려동물 인구가 이처럼 늘고 있는데도 반려동물 관련 상식들은 제각각인 데다 관련 법들이 현실적이지 못해 모호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역사도 과히 짧지 않은데 말이다. 이같은 구멍은 반려동물과의 바람직한 공존에 걸림돌이 된다.

10명의 필자들이 의기투합해서 책을 쓴 이유 
 
그렇다면 아파트에서 반려동물 사육을 강제로 금지할 수 있는 것일까. 현재로서는 공동주택에서의 동물 사육과 관련된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이나 법령이 완비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런 이유 없이 반려동물을 전면적으로 키우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다만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은 가축을 사육함으로써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에 관하여는 '관리 주체의 동의'를 얻도록 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이웃에게 피해를 준 경우라면 규제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공동주거생활에 피해를 미치는 행위'란, ①공용부분(승강기, 복도, 화단)에 배설물을 방치하는 행위 ②가축으로 인해 공용부분으로의 통행에 어려움을 주는 행위 ③가축이 입주자 등에게 위협, 위해, 혐오를 주는 행위 등과 같이 반려동물로 인해 실질적으로 이웃이 피해를 입게 되는 행위를 말한다. -184~185쪽
  
 

<나는 반려동물과 산다> 책표지. ⓒ 다산예듀

<나는 반려동물과 산다>(다산 에듀 펴냄)는 이런 추세가 깊이 반영된 책이다.
취지가 유독 남다른 책들이 있다. (아마도) 동물에 대해 어떤 이야기든 들려줄 수 있는 수의사 한 사람과 변호사 한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여덟 명 모두 문학을 전공한, 총 열 명이 쓴 이 책도 그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필자들은 인문학 세미나를 위해 모이곤 했단다. 그런데 만날 때마다 어김없이 함께 사는 반려동물에 대한 수다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쏟아내곤 했단다. 그래서 결국 반려동물과의 바람직한 공존을 모색하는 반려인문학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가능할까?'를 고민한 결과, '청소년과 함께 생각해 볼 만한 것부터 정리해보자'는 결론을 내려 만든 것이 이 책이다. 

저마다 '동물과 사는 일에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는 이들은 반려동물의 감정과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반려동물로 예술혼을 불태운 예술가, 반려동물의 역사, 반려동물(인구)의 현실과 한계, 반려동물 관련 규범이나 복지, 우리의 펫문화, 반려동물들과의 바람직한 공존 그 이유와 대안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물병원 진료비는 왜 그렇게 비쌀까? ▲개나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은 왜 필요할까?와 같이 평소 궁금했던 점들과 ▲함께 산책하던 반려동물이 누군가의 차에 치이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함께 키우던 동물, 이혼하면 누가 양육권을 가질까? 등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더욱 부각되고 있는 문제들, 그리고▲전염병으로 인한 가축 살처분은 불가피한 것일까? ▲유기동물의 안락사는 과연 정당할까?처럼 나름의 생각 정리가 필요했던 것들을 다루고 있어서 유용하다.
 
동물 학대와 관련하여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은 사회에 대한 소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사회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폭행함으로써 해소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고, 그 경우 주로 동물이 선택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동물 학대는 사람을 겨냥한 폭력의 징후, 즉 여성이나 장애인 같은 약자에 대한 폭력의 전조 현상이다. 이 지점에서 '동물' 문제는 곧 '인간' 문제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109~110쪽
 
청소년기는 장차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이 더욱 구체적으로 갖춰지는 시기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반려동물과의 바람직한 공존을 주제로 다양한 것들을 들려주는 이 책이 더욱 반갑다. 이 부분에 깊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계간 <우리교육> 2020년 가을호에도 실립니다.

나는 반려동물과 산다 - 개와 고양이를 위한 청소년 인문학

이선이, 장은영, 남승원, 고봉준, 박종무, 김영임, 권유림, 백지연, 이철주, 백지윤 (지은이),
다산에듀,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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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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