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보도 등장인물, 방송사별로 달랐던 이유

[방송사 부동산정책 보도 모니터①] 논조에 따라 인물 선택... 정부 제외하면 중개업자 1위

등록 2020.08.20 19:59수정 2020.08.2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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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19년 말 발표한 12·16대책 이후 집값이 단기적으로는 안정됐지만, 올해 6월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6월 중순 "가용 가능한 여러 수단을 갖고 있다"며 6·17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6·17대책 이후에도 집값이 오르자 여론은 악화했고, 정부는 7·10대책, 8·4대책 등 두 번의 부동산 대책을 연달아 내놓았습니다.
  
6·17대책은 단기 영향조차 없던 실패한 정책이었습니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인 비판이 나왔고, 대안을 말하는 목소리도 다양했습니다. 정부가 한 달 만에 보완대책을 내놓은 것은 여론이 움직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어떤 목소리가 정책결정자들과 시민들에게 전달되고 있었을까요?

민언련은 6·17대책이 나온 6월 17일부터 7·10대책이 나온 직후인 7월 14일까지 부동산정책 관련 방송보도 370건을 모니터하여 언론이 부동산정책에 어떤 여론을 주로 전달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첫 번째 보고서에서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부동산 보도에 인용되는지 조사했습니다.

정부에 이어 부동산 중개업자 최다 등장
 
6월 17일부터 7월 14일까지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보도전문채널 YTN의 저녁종합뉴스에서 부동산 관련 보도는 총 370건 나왔습니다. 여기에서 '등장한 인물'은 총 976명(보도 한 건당 2.6명)입니다. '등장한 인물'이란 보도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언이 인용됐거나 특정 기관과 단체에서 나온 자료를 통해 인용된 경우를 말합니다.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부동산정책 보도 등장인물 분포 (6.17~7.14) ⓒ 민주언론시민연합

  
민언련은 보도에서 등장한 인물을 크게 시민, 시민단체, 교수·전문가, 중개업자, 행정부·관료, 정당인, 기타 등 7개 범주로 나누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많이 인용된 것은 정부인사와 관료들(249회, 25.5%)이었습니다. 행정부 인사나 관료들은 보도에서 주로 정부 정책을 설명하는 역할을 맡았고, 일부는 다주택 보유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인용됐습니다. 

두 번째로 많았던 인물은 부동산 중개업자(201회, 20.6%)였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주로 집값 상승이 있었는지, 거래 동향은 어떤지 파악할 때 전문가 자격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부동산 보도에서 정당인이 등장한 경우 소속정당 분포 (6.17~7.14) ⓒ 민주언론시민연합

 
세 번째로 많았던 것은 정당인(189회, 19.4%)이었습니다. 여당 정치인들은 정부인사 및 관료와 역할이 겹치는 경우가 많았고, 야당 정치인들은 부동산정책에 비판적인 코멘트를 하는 역할로 등장했습니다. 정당인이 등장했을 때 소속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이 123회(65.1%)로 가장 많았고, 미래통합당은 44(23.3%), 정의당은 13(6.9%) 등장했습니다.
   
정당인 다음으로는 교수 및 전문가(131회, 13.4%), 시민(126회, 12.9%), 시민단체(58회, 5.9%) 순으로 많았습니다. 시민단체로는 참여연대와 경실련이 등장했는데, 참여연대는 15회(25.9%), 경실련은 43회(73.1%) 등장했습니다.

기타로 분류된 사람도 22회 있었는데, 조기숙·진중권 등 비전문가 셀럽이나 다른 언론보도나 여론조사를 인용한 경우였습니다. 
  
방송사별 등장인물 큰 편차
  

△ 방송사별 부동산정책 관련 보도 건수와 등장인물(6/17~7/14) ⓒ 민주언론시민연합

 
부동산 관련 보도 370건을 방송사별로 나누면, 보도가 가장 많은 곳은 65건을 보도한 채널A였고, 가장 적은 곳은 34건을 보도한 KBS였습니다. 방송사에 따른 전체 보도꼭지 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유의미하게 보도량에 편차가 있었습니다

KBS는 등장인물 수도 67건으로 가장 적었습니다. 반면 채널A는 188건으로 등장인물 수가 가장 많았고, 보도 한 건당 등장인물도 8개 방송사 중 두 번째였습니다.

MBC의 경우 기사는 36건으로 적었지만, 보도 한 건당 등장인물 수는 3.3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 8개 방송사별 저녁종합뉴스 부동산정책 관련 보도 등장인물(6/17~7/14) ⓒ 민주언론시민연합


방송사별 등장인물 분포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정부인사는 전반적으로 20~30% 정도 비율로 등장했는데, YTN은 40% 비율로 정부인사가 등장했고 반대로 채널A는 12.8%만 등장했습니다. 정당인의 경우 MBN에서 33.0% 등장해 가장 비중이 컸고, TV조선에서는 14.7% 등장해 가장 적었습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시민, 시민단체, 중개업자, 교수 및 전문가의 비율입니다. 정치권 인사들은 정책내용을 단순히 전달하거나 정치권 공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가피하게 인용되는 반면 시민, 시민단체, 중개업자, 교수 및 전문가는 민간영역에서 대중의 여론을 전달하거나 움직이는 데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중개업자는 20% 내외로 등장했는데, 채널A는 중개업자 등장 비율이 35.1%로 높았고 KBS는 9.0%로 적었습니다. 시민단체는 JTBC에서 9.4%로 가장 출연빈도가 많았고 MBN에서 2.3% 출연해 가장 빈도가 낮았습니다.

시민은 단순 민간인뿐 아니라 재건축조합 등 각종 이익단체 구성원들도 시민으로 분류됐습니다. 시민의 등장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채널A(34건, 18.1%)였고, 가장 낮은 곳은 MBN(2건, 2.3%)이었습니다. 교수 및 전문가의 등장 비중은 KBS(17건, 25.4%)에서 가장 높았고, JTBC(5건, 4.7%)에서 가장 낮았습니다.

이처럼 방송사별로 부동산 보도에서 등장한 인물들의 비중은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거칠게 보면 정부나 여당 인사를 많이 인용할수록 부동산정책의 내용 전달이나 앞으로 정책 예측에 큰 비중을 뒀다고 볼 수 있고, 민간 전문가나 시민들을 많이 인용할수록 부동산정책에 대한 여론에 더 주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보고서에서는 구체적으로 누가 부동산정책을 다룬 보도에 등장했고, 등장인물 구성이 실제로 방송사 논조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6/17~2020/7/14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YTN <뉴스나이트>(평일)/<뉴스와이드>(주말)

[기획 / 방송사 부동산정책 보도 모니터]

① 부동산정책 보도 등장인물, 방송사별로 달랐던 이유 http://omn.kr/1onzu
② 돌아온 '그때 그 사람들'... 부동산 전문가가 그렇게 없나요? http://omn.kr/1onh0​​​​​​​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617대책 #710대책 #부동산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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