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 10개로 만든 고품질 티셔츠, 착용감 좋아요

환경부, 투명페트병 분리수거 시범사업 설명... 재생원료로 의류, 가방, 화장품병 생산

등록 2020.06.23 15:38수정 2020.06.2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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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폐페트병으로 만든 티셔츠 ⓒ 김병기

 
"이 티셔츠는 페트병 10개로 만들었습니다. 착용감 좋습니다. 다를 게 없어요."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이경로 주무관이 23일 환경부 세종청사 브리핑룸에서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만지면서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이날 브리핑을 진행한 김효정 과장이 입고 있던 티셔츠의 등쪽에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15라는 숫자가 박혀 있다. 투명 페폐트병 15개로 만든 옷이다. 가방과 화장품병도 있다.

환경부(장관 조명래)는 국내 기업들과 협업으로 올해 2월부터 실시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사업'에 따라 수거된 페트병으로 의류, 가방, 화장품병 등 고품질 재활용제품을 생산했다고 23일 밝혔다.

시범사업은 올해 2월부터 서울, 제주도(제주, 서귀포), 천안, 김해, 부산 지역에서 공동주택·거점수거시설에 투명 페트병 별도 수거함을 설치하고 단독주택에서도 별도배출 봉투 배부해 수거했다.

환경부는 "이번 협업은 정부혁신 과제인 '민관협력을 위한 교류 강화'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며, 국내 기업들이 최초로 국민들이 배출한 폐페트병으로 고품질 재활용제품을 생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간 폐페트병으로 만들어진 장섬유 및 의류는 전량 수입 폐페트병으로 제작했다. 연 2.2만톤을 수입해온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폐페트 생산량 29만톤 중 2만8천톤인 약 10%만 고품질로 재활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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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을 원단으로 만드는 과정 ⓒ 김병기

 
환경부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플리츠마마, 효성티앤씨에서 니트재질 의류 및 가방을 제작했으며, 스파클에서 방문수거한 페트병으로 블랙야크, 코오롱에프앤씨, 티케이케미칼에서 기능성 의류를 생산했다.

또 에스엠티케이케미칼은 천안시에서 별도로 배출된 투명페트병으로 화장품병을 제작하여 병에서 다시 병(B to B, Bottle to Bottle)을 만드는 고품질 재활용 생산도 이달부터 시작했다.


김효정 과장은 "이러한 시범사업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수거-선별-재활용-제품생산 전단계별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첫째, 수거단계에서 깨끗한 투명페트병이 모일 수 있도록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하여 이번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12월부터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전국 공동주택으로 확대, 시행한다. 단독주택은 2021년 12월부터 시행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재 포장재 재질이 표기된 분리배출표시에 배출방법을 병행하여 표시하도록 개선하고 이를 적극 홍보하여 국민들이 보다 쉽게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이끌 예정이다.

또 제주도, 천안시 외에 다른 지역에서 수거한 투명페트병도 고품질 재활용제품에 활용되도록 선별-재활용(재생원료생산)-재생원료가공-최종제품생산까지 민관협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7월부터 참여기업 공모 등을 거쳐 전단계 민관협업 창구를 구축하여 새로운 재활용제품 종류를 늘리고,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을 위해 시설을 개선하거나 수입재생원료를 국내재생원료로 대체하기 위해 설비투자가 필요한 경우 지원사업도 병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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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재활용 체계 ⓒ 환경부

 
환경부는 재생원료 수요창출에 필요한 제도기반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과장은 "2021년부터 제조사들의 재생원료 사용여부에 따라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차등화하고,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제품생산을 위해 재생원료 품질등급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8년 전세계 페트 재활용 시장규모는 섬유시장의 44.8%인 68억 달러로 추정된다. 재생원료 사용 확대 흐름에 따라 2026년 125억 달러(약 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2018∼2026 전세계 페트 재활용 시장 분석 및 전망. 아큐먼 리서치 앤 컨설팅, 2019년 8월)

환경부는 "우리나라의 경우, 2018년 23.7만톤(2014년 대비 5만톤 증가)의 페트를 재활용했으나, 대부분 부직포, 솜 등 단섬유로 재활용(55%)되고 있다"면서 "향후 시범사업의 성과와 같이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장섬유 재활용(의류 등)으로 10만 톤까지 확장 시 약 4,200억 원의 신규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투명폐페트병 #재활용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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