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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객기 격추 은폐 의혹에 반정부 시위까지 '내우외환'

테헤란서 대학생들 반정부 시위... 트럼프도 시위대 '지지 트윗'

등록 2020.01.12 14:32수정 2020.01.12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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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여객기 격추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이란의 여객기 격추가 사실로 드러나자 정부와 군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열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의 아미르카비르 공과대학 앞에서 대학생 1천여 명이 모여 이란 미사일에 격추된 여객기 희생자를 추모했다.

지난 7일 이란 테헤란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우크라이나항공(UIA)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는 이륙 직후 추락해 탑승자 176명이 전원 사망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은 여객기가 당시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공격하던 이란 미사일에 격추당해 추락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이란 정부는 이를 극구 부인하다가 사흘 만인 전날 뒤늦게 인정했다.

이날 시위에 나선 대학생들은 "정부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 것", "국제사회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일부는 미국이 사살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사진을 찢거나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외신은 엄격한 이슬람 신정일치 체제의 이란에서 최고지도자를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 사태라고 전했다. 

시위가 격화되자 경찰이 출동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해산을 시도했으나, 이들은 오는 12일 테헤란 도심 아자디 광장에서 더 큰 규모의 집회를 열자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이란 경찰은 이날 집회에 참여했던 롭 매케어 이란 주재 영국대사를 체포했다가 약 3시간 만에 석방했으며, 영국 외무부는 "사유나 설명이 없이 대사를 체포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항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영어와 이란어로 "용감하고 고통받는 이란 국민에게 나는 대통령이 되고 당신들과 함께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함께할 것이고, 우리는 당신들의 시위를 주목하고 있으며, 당신들이 보여준 용기에 큰 감명을 받았다"라고 지지를 나타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란 국민의 목소리는 명확하다. 그들은 체제의 거짓과 부패, 무능, 최고지도자의 도둑 정권하에서 혁명수비대의 잔혹성에 질렸다"라며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누릴 자격이 있는 이란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이란은 수습에 나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앞서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이번 사태로 자국민이 사망한 우크라이나와 캐나다 정상에게 전화를 걸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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