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바 청년 노동자 죽음, 한 달째 장례 못 치러"

고 김상용 노동자 유가족 '직장 갑질' 주장 ...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열어

등록 2020.01.08 14:44수정 2020.01.08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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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김상용 청년노동자의 유가족과 민주노총 밀양지부는 8일 한국회이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직장 갑질로 희생된 청년노동자 죽음 방치하는 한국화이바를 규탄한다”고 했다. ⓒ 윤성효

 
경남 밀양 신소재 전문 회사인 '한국화이바'에서 일하다 '업무 스트레스'가 담긴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청년 노동자가 한 달이 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고(故) 김상용(당시 32세) 노동자의 유가족과 민주노총 밀양지부는 8일 한국회이바 앞에서 "직장 갑질로 희생된 청년노동자 죽음 방치하는 한국화이바를 규탄한다"고 했다.

고인은 2019년 12월 9일 한국화이바 기숙사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고인이 남긴 휴대전화에는 "책임을 질 수 없어 떠납니다. 너무 힘들었어요. 마지막까지 죽기 싫은데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것 같아요"라며 "△△△ 과장 차 좀 타고 다니세요. 업무 스트레스도 많이 주고 …"라고 되어 있었다.

유가족들은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에 '직장갑질'에 의한 죽음이라며 진정서를 제출했고, 경남지방경찰청에 재수사를 요청했다. 경찰은 고인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부와 경남경찰청은 조만간 진정‧재수사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유가족들은 거의 매일 회사 앞에서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죽음 한 달을 앞두고 공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유가족과 민주노총 밀양지부는 "청년노동자의 주검은 아직도 30여일이 넘도록 차가운 냉동고에 있다"며 "고인의 유서와 문자 메시지, 메신저 대화내용 등 모든 내용이 한국화이바의 직장갑질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수준을 넘어 한 청년노동자가 버티지 못할 정도로 자행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화이바는 자체조사를 통해 직장갑질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고인의 죽음을 개인의 일탈로 모는등 참으로 후안무치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노총 밀양지부는 "한국화이바는 대답해보라. 토요일 일요일 상관없이 상사가 고인을 종부리듯이 사용한 것이 업무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는가? 새벽, 밤늦은 시간 문자를 보내 상사를 모셔가라는 것이 업무상 적정한가를 대답해보라"고 했다.

또 이들은 "상사를 모셔가지 않았다고 결제를 차일피일 미뤄 고인이 받는 스트레스가 한국화이바가 주장하는 근무환경이라고 주장하는지 말해보라"며 "고인의 업무가 직장상사를 주인으로 모시라는 것이 한국화이바의 근로계약서에 적혀있는지 밝혀보라"고 했다.

민주노총 밀양지부는 "한국화이바는 직장갑질에 의해 희생된 고 김상용 청년노동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유가족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국화이바 사측은 '직장 갑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국화이바 #민주노총 밀양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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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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