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67주년, 김정훈 신부 "통일 위해 기도해달라"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창원 사파성당 '평화통일 기원미사'

등록 2017.06.25 12:29수정 2017.06.25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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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25일 창원 사파성당에서 김정훈 신부의 주례로 "2017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미사"를 가졌다. ⓒ 윤성효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김정훈 신부)는 25일 창원 사파성당에서 "2017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미사"를 가졌다.

이날 미사는 6·25전쟁 67주년에 열려 관심을 모았다. 참가자들은 다함께 '통일'과 '평화'라는 단어를 넣어 "우리의 소원"을 불렀다.

라파엘 김정훈 신부는 강론을 통해 "남북통일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먼저 김 신부는 "누구나 행복하기 살기를 원하고, 내가 행복하기 살기 위한 필수조건은 '너의 행복'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너도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가 행복해지려면 가족이 행복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확장해 가면, 우리나라가 행복해지려면 주변 모든 나라가 행복해야 한다"며 "서로 군비 확장하려고 에너지를 쏟지 말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게 좋다"고 했다.

김 신부는 "또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는 필수조건은 억울한 사람이, 억울한 일이 없어야 한다"며 "한 사람이라도 억울함을 가지면 전체가 행복하지 못한다. 사람은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기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신부는 "진짜 억울한 사람은 누구냐. 지금 북한 사람이다. 1930년 이후로 태어난 모든 북한 사람은 6·25전쟁에 책임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더 억울하다. 하루아침에 날벼락처럼 당했다"며 "그런데 잘못한 사람이 누구냐고 따지면, 김일성은 죽고 없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고 한 김 신부는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 직접 수행한 사람은 우리 민족의 아픔에 책임이 있다. 그런데 그들의 자식들한테 책임을 물을 수 있겠는가. 그 사람들도 억울하다"고 했다.


김 신부는 "누구는 '우리가 적과 적으로 대치하고, 북한은 적화통일 야욕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억울한데 누가 와서 위로해 주면 억울함이 풀린다. 억울한데 계속 몰아 부치면 악만 남는다. 우리는 신앙인이니까 말씀 드린다"고 했다.

통일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다. 김 신부는 "북한의 억울한 사람을 위해 기도해 달라. 우리 한민족 형제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 진정한 치유와 화해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했다.

김정훈 신부는 "이제 남은 건 기적 밖에 없다. 세상 어느 나라도 남북통일을 진정으로 원하거나 바라지 않고 있다"며 "우리의 기도가 하나씩 모아져 비로소 통일이 오는 것으로 해달라고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는 6월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달'로 정해, 관련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는 지난 21일 천주교 마산교구청 강당에서 강주석(베드로) 신부를 초청해 "한국전쟁과 천주교회"라는 제목으로 강연회를 열기도 했다.

이기헌 주교 "냉전 논리에 젖어 돌처럼 굳은 마음"

한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 이기헌 주교는 25일 "이 나라 이 땅에 잃어버린 평화를 되찾게 하소서"라는 제목의 담화문을 냈다.

이 주교는 "전세계 나라들은 제각각 여러 문제들을 지니고 있으나, 남과 북은 분단 문제까지 안고 있다"며 "64년 정전체제 속에 냉전논리가 남과 북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비정상적인 냉전 논리는 우리 신앙인도 다르지 않다. 냉전 논리를 신앙에 우선하여 북한 사람들은 사랑받을 자격조차 없는 이들, 저주와 증오의 대상으로 낙인을 찍어버린다"며 "긴 냉전의 시간이 공동체와 개인의 삶을 병들게 만들었고, 우리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고 했다.

이 주교는 "냉전 논리에 젖어 돌처럼 굳은 마음을 살처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각종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들을 활용하고, 남북 교류협력에 교회가 선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 했다.
#6.25 #천주교 #민족화해 #김정훈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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