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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가 신기했던 신인배우, 시청률 1% 드라마 '본방 사수'하다

[inter:view] <내일 그대와> 이제훈 친구 '강기둥' 역으로 TV 데뷔한 강기둥

17.03.30 18:40최종업데이트17.04.0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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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아와 이제훈. 그야말로 '핫'한 배우들 곁에서, 오로지 '연기' 하나로 존재감을 빛낸 신인이 있다. 최근 종영한 tvN <내일 그대와> 강기둥 역의 배우 강기둥(30). 드라마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극 중 외모·재력·인간미에 '시간 여행'이라는 초능력까지 갖춘 시간 여행자 유소준(이제훈 분)의 곁을 지켜주는 믿음직스러운 친구 강기둥은 시청자들에게 꽤 괜찮은 인상을 남겼다.

연이어 메가 히트를 치던 tvN 금토드라마의 주인공 친구 역. 브라운관에 처음 얼굴을 내미는 신인에게 이보다 좋은 기회가 있었을까. 하지만 드라마는 1% 시청률을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고, 화제의 중심에서 밀려났다.

시청률 1%... "전 너무 재밌는데 왜죠?"

tvN 금토드라마 <내일 그대와>에서 강기둥 역의 배우 강기둥이 16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강기둥은 예상치 못했던 저조한 성적에 가장 실망했을 1인 중 하나였다.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만난 강기둥은 "기대가 컸을 텐데 아쉽겠다"고 묻자, "맞다. 솔직히 조금 기대했었다"며 밝게 웃었다. 사전제작이라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열심히 본방 사수를 하고 있다는 그에게 "내가 그 1%다. 나는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하자, "그쵸? 전 너무 재밌는데 왜 시청률이 안 나올까요?"라며 의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청률은 솔직히 속상하지만, 제게는 너무 좋은 경험이었어요. 신인이 할 수 있는 롤 중 정말 값진 역할이잖아요. 그만큼 부담도 컸죠. 많이 떨릴 줄 알았는데 현장 분위기가 너무 따뜻하고 좋았어요.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작품에 만족하며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웃음)"

1987년 생인 강기둥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랐다. 육지로 올라온 건 안양예고에 진학하면서부터. 장난꾸러기이던 소년 강기둥은, 학교 축제 무대에 오를 연극에 참여하게 됐다. 강기둥에게 연극 무대는 "허락 받고 장난칠 수 있는 무대"로 느껴졌다고. 그렇게 오르게 된 무대에서 배우의 꿈을 키우게 됐다. 15살 어린 나이에, 배우가 되겠다며 육지로 떠나겠다는 아들을 응원해준 부모님이 참 대단하다 싶었다.

"부모님은 설마 진짜 되겠나 싶으셨던 것 같아요. 그때 안양예고 경쟁률이 7:1 이랬거든요. 떨어지면 공부하라고 하시면서 허락해주셨는데 진짜 붙어버린 거죠. 시험 공부하듯이 셰익스피어 4대 희곡 외우면서 준비했는데 그런 건 하나도 필요 없었어요. 오히려 혼자 드라마 보면서 독백 연기 해보던 게 도움이 됐죠. 실은 저도 떨어질 줄 알았어요. 하하하. 뒤에서 붙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안양예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그는, 2008년 뮤지컬 <피크를 던져라>로 데뷔했고, 이후 <보도지침> <올모스트 메인> 등 연극 무대에서 활동했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해보긴 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 비중있는 역할을 연기한 것은 <내일 그대와>가 처음. TV를 통해 본 자신의 연기는 어땠을까?

"우선 멀끔하게 나오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하하하. 배우의 숙명은 모니터잖아요. 근데 TV에 나오는 제 모습을 보는 게 부끄럽더라고요. 무대 연기는 NG가 나더라도 쭉 가야하잖아요. 드라마는 커트(cut)가 있으니까, 짧은 시간 안에 집중하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이미 한참 전 촬영된 분량이라) 아쉬운 부분도 눈에 띄지만, 재미있게 잘 편집해주신 덕분에 매신 하나하나 소중하게 시청하고 있습니다."

이제훈·신민아와의 특별한 인연

이제훈과 강기둥은 같은 시기 한 학교를 다녔던 동문이다. 나이는 이제훈이 두 살 많지만, 학번은 강기둥이 선배다. 한 드라마에서 만난 두 사람은 어땠을까? ⓒ 이정민


드라마에서 강기둥은 시간여행자인 친구 소준의 비밀을 지켜주고, 소준의 사랑과 행복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 실제 이제훈과 강기둥 역시, 같은 시기 한 학교를 다녔던 동문이다. 나이는 이제훈이 두 살 많지만, 학번은 강기둥이 선배. 친하게 지내던 사이는 아니었다지만, 졸업 후 한 현장에서 만난 느낌은 남다르지 않았을까?

"정말 따뜻하게 잘 대해주셨는데, 음…. 그게 학연 때문이었을까요? 하하하. 주연 배우로서 현장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하더라고요. 특히 촬영 막바지에는 다들 지켜있을 때가 많았거든요. 많이 감탄했죠."

신민아와의 호흡은 어땠을까? 강기둥은 "중학교때 신민아의 팬이었다"면서 "제 또래 남자들은 한 번쯤 (신민아에) 빠져본 적이 있지 않을까요?"라며 밝게 웃었다.

"처음 봤을 때 정말 너무 신기했어요. 눈도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제가 신민아씨 옆에 배우랍시고 있는 것도 너무 신기하고…. 한 번은 제 앞에 앉으셨는데 계속 눈이 가서 진정하느라 혼났어요. 하하하."

한 번은 자기도 모르게 신민아에게 팬심을 고백하기도 했다고. 갑자기 "어릴 때부터 팬이었어요. 사진 한 번만 찍어주세요"라는 말이 튀어나왔단다. 차라리 첫 만남에서 했다면 덜 쑥스러웠을 것을. 한참을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 느닷없이 팬심을 고백하는 그를 보고 신민아는 "뭐야~"라며 크게 웃었단다.

신인 강기둥의 10년 뒤?

신인의 설렘을 감추지 않는 강기둥. 강기둥은 10년 뒤 사람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 이정민


강기둥은 아직 함께하는 스타들이 신기하고, 낯선, 이제 막 브라운관에 데뷔한 따끈따끈한 신인이다. 최근 <낭만닥터 김사부>를 보면서 한석규의 연기에 감탄했다는 그에게 언젠가 한석규와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보면 어떨 것 같은지 묻자 "상상만으로도 너무 좋다"며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예전에 <세계의 끝>이라는 드라마에서 윤제문 선배님과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요. 연기를 하는데, 기분이 너무 좋은 거에요. 잘하는 분이랑 연기하면 저도 같이 잘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훌륭한 선배님들, 배우분들 너무 많잖아요. <내일 그대와>를 통해 짧게 경험하고도 배우고 느낀 점이 많은데, 여러 현장을 경험하신 분들은 얼마나 깊고 다양한 경험을 해보셨겠어요. 앞으로 좋은 분들과 함께하고 싶어요."

신인의 설렘을 감추지 않는 그에게, 10년 뒤 사람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물었다.

"10년 뒤면 41살이겠네요. 음…. 사람들이 저라는 배우에 대해 '믿음직스럽다',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는 배우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오글거리게 들릴 지도 모르지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제 연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거든요.

저는 연기가 그 배우를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전 유머를 되게 중요시하는 사람이거든요. 즐거운 사람, 즐거웠으면 하는 사람. 곁에 두고 싶은 사람. 그런 사람,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로서 그의 커리어는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 그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자 그의 내일이, 10년 뒤가 기대되기 시작했다. ⓒ 이정민



강기둥 내일 그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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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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