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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가 스포츠맨십을 만나면?... <장난감이 살아있다>

[한뼘리뷰] 페어플레이 정신과 엘리트주의의 대결 속 교훈과 감동, 웃음까지

16.08.31 09:02최종업데이트17.02.13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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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집자말]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교훈과 감동, 웃음이 한데 버무려진 작품이다. ⓒ (주)코리아스크린


소년 제이크는 테이블 축구 게임 '푸스볼'(Foosball)의 귀재다. 어느날 그는 자신을 무시하는 악동 에이스와 푸스볼 게임을 해 이기고, 에이스는 분노에 차 마을을 떠난다. 수 년 후, 청년이 된 에이스는 세계적 축구 스타가 되어 마을 사람들 앞에 나타나 자신의 야욕을 드러낸다. 놀이공원과 스포츠 경기장을 짓는 등 마을을 자기 마음대로 개발하겠다는 것. 제이크는 이를 막으려 하지만 오히려 여자친구 클라라와 푸스볼 게임기를 잃어버리고 만다. 실의에 빠진 제이크 앞에 푸스볼 선수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이며 나타나고, 제이크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클라라와 마을을 구하려 나선다.

애니메이션 영화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토이 스토리>의 설정에 스포츠맨십을 더한 듯한 이야기다. 영화에 등장하는 장난감들은 모두 축구선수고, 이야기는 열정과 협동, 팀워크, 공정성 등 내내 스포츠정신을 암시하는 사건들과 함께 뻗어 나간다. 여기에 인간 주인공 제이크와 악당 에이스는 각각 페어플레이와 비신사적 스포츠맨십을 대변하며 선악 구도를 형성한다.

엘리트주의에 매몰된 스포츠의 추악한 면모도 엿볼 수 있다. ⓒ (주)코리아스크린


영화 초반부, 제이크는 어른이 되어도 미래에 대한 계획 없이 푸스볼에 빠져 지내는 철부지로 그려진다. 이런 그가 장난감들과 함께하는 중에 용기와 열정을 배우고 어느새 마을을 지키는 영웅이 된다. 그린 팀과 레드 팀으로 나뉘어진 장난감 선수들은 "상대 팀이 없으면 누구와 싸우겠느냐, 우린 다 같은 팀"이라며 손잡고 함께 제이크를 돕는다. 장난감들과 제이크의 관계, 그리고 장난감들 사이의 앙상블은 그렇게 교훈을 남긴다.

그렇다고 해서 <장난감이 살아있다>가 단순히 일차원적이고 평범한 교훈만을 남기는 건 아니다. 영화는 제이크와 정확히 반대편에 선 악당 캐릭터 에이스를 통해 스포츠의 부정적인 단면을 꼬집는 데에도 성공한다. 그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각종 동물들을 학대하는 실험실을 운영하고, 축구경기 중 팀 동료들을 다그치며 독불장군의 모습을 보이는 장면에서는 엘리트주의에 매몰된 스포츠의 추악한 면모가 엿보인다. 여기에 영화 말미, 대중에게 외면당한 에이스를 두고 "별은 빛을 잃어버리고 영웅은 바뀌지만 매니저는 영원하지"라고 냉정하게 말하는 매니저의 대사는 성인 관객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이기고 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 (주)코리아스크린


영화 후반부, 제이크가 마을 사람들을 모아 축구팀을 만들어 에이스의 팀과 벌이는 경기는 클라이맥스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어중이떠중이로 이뤄진 마을 팀과 프로 선수들로 구성된 에이스 팀의 경기는 어쩔 수 없이 일방적으로 흐르지만, '열정'과 '능력'의 대결이란 점에서 조금씩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히 제이크가 경기 중 장난감 선수들의 도움을 받자 "그건 반칙"이라며 "우리 힘으로 이기겠다"고 말하는 장면. 그리고 경기에서 패배한 뒤에도 상대 선수들과 유니폼을 바꿔 입으며 '이기고 지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장면은 스포츠만이 가질 수 있는 드라마를 그대로 보여준다.

<장난감이 살아있다>는 <엘 시크레토: 비밀의 눈동자>(2009)로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했던 후안 캄파넬라 감독이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에 도전한 작품이다. 니콜라스 홀트, 아리아나 그란데, 케이티 홈즈, 루퍼트 그린트 등이 목소리로 출연했다. 한국어 더빙판에서는 컬투 정찬우와 김태균이 쌍둥이 장난감 캐릭터 트윈과 축구경기 해설자의 목소리를 맡아 연기했다. 오는 9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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