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좋은데 결혼은 좀... 사수자리를 조심하라

[별 읽어주는 여자⑧] <델마와 루이스>를 통해 본 사수자리의 삶과 사랑

등록 2015.12.03 09:10수정 2015.12.09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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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의 저자이자 천체물리학자인 칼 세이건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별에서 온 물질로 만들어진 천문학자의 후손이다. 어스트랄러지(Astrology)에서는 우리가 어떤 별의 영향을 받고 태어났는가에 따라 세상을 이해하고, 판단하는 방식이 다르다.

열두 별자리와 행성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가. 우리에게 친근한 영화·드라마 속 캐릭터를 예로 들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나 자신과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그 혹은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위해서.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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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와 루이스. 멈출 수 없는 방랑자 사수자리 ⓒ <델마와 루이스>


"우리 계속 가는 거야. 밟아(Let's keep going. Go)!"
- <델마와 루이스> 도주 끝에 델마의 대사

호방한 성격에 산투르 악기를 가지고 다니며 즉흥연주로 춤과 노래를 즐기는 남자, 물레를 돌리는 데 걸리적거린다고 손가락 하나를 자른 남자, 각지를 유랑하면서 전쟁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이기도 했고, 한 번의 결혼 후에도 결혼이라는 제도에 속박되지 않은 채 많은 여자들을 만나왔다는 남자.

'그리스인 조르바'를 비롯해 여행지에서 만나는 짧은 사랑은 바로 사수자리의 사랑을 닮았다. 새롭고 독특하고 유쾌하며,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 저 너머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들은 그래서 설레고 낭만적이다. 하지만 여행은 돌아오는 것이 목적이기에 영원할 수 없듯, 여행지에서의 사랑은 짧은 한여름밤의 꿈 같은 것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

반인반마, '여행과 철학의 별자리' 사수자리

상반신이 사람이고 하반신이 말인 '반인반마' 켄타우로스는 활을 가지고 야산을 돌아다니는 거칠고 야만적인 종족이다. 그중 타이탄족에서 가장 강했던 크로노스와 님프 사이에서 태어난 케이론은 불사의 몸을 가진 반신이었지만, 크로노스 아내의 복수가 두려워 스스로 반인반마가 되었다. 케이론은 기품이 있고 착하고 현명해,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로부터 음악과 의술, 수렵, 예언술을 전수 받았는데, 페리온 산의 동굴에 살면서 그리스의 신들과 영웅들을 가르쳤다.

사수자리는 목성의 지배를 받는다. 제우스(Zeus)는 크로노스(토성)의 막내아들로, 아버지 크로노스를 물리치고 신들의 왕이 됐다. 주피터(Jupiter)는 제우스의 로마식 이름인데, 목성의 밝기는 태양, 달, 금성에 이어 네 번째이며, 때론 화성보다 어두울 때도 있다. 그런데 신들의 왕 이름을 목성에 붙인 것은 그리스인들의 뛰어난 예견력으로밖에 볼 수 없다. 당시에는 목성이 행성 중에서 가장 크다는 사실을 몰랐으니 말이다.

열두 별자리 가운데 아홉 번째인 사수자리의 상징은 반인반마의 몸을 한 켄타우로스다. 말처럼 강하고 빠른 하체와 기품 있고 현명한 사람의 머리를 지닌 사수자리는 넓고 큰 세상을 뛰어다닌다. 우리식으로 말하자면 역마살이 낀 사람들이다. 또 사수자리는 45도 각도 정도로 활을 겨누고 있어 이상적이고 낙천적이다. 그래서 11월 23일 소설(小雪 :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 이날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이라고 한다)부터 동지, 12월 21일에 태어난 사수자리는 세세한 나무보다 숲을 보는 사람이며 신과 영웅들을 가르친 케이론의 피를 잇는 철학자이기도 하다.

통 크고 화끈한 그녀들, 델마와 칼리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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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와 루이스> 포스터. ⓒ <델마와 루이스>


작은 태양계라 불리는 목성은 이오를 비롯해 4개의 위성을 가지고 있다. 수많은 영화 속에서 사수자리는 바람둥이나 여행가로 그려진다. 덜렁대는 성격에 뜨거운 가슴을 가진 가정주부 델마(지나 데이비스)와 꼼꼼하고 이성적인 웨이트리스 루이스(수잔 서랜든),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두 여자의 주말여행에서 시작된 영화 <델마와 루이스>는 사수자리 여자들의 화끈한 질주를 그리고 있다.

확실하게 깨어 있어
한 번도 이렇게 깨어 있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
모든 게 달라 보여
새로운 게 우릴 기다리고 있는 거 같지?
- <델마와 루이스> 중 도망치는 마지막 순간 델마의 대사


두 여자는 그저 잠깐의 일탈과 즐거움을 바랐을 뿐인데 여행은 시작부터 꼬여 델마가 성폭력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나지만 루이스는 조롱하는 남자의 머리에 총을 쏴 버린다. 결국 생애 첫 여행은 엉겁결에 도피로 바뀌었지만, 그동안 잠들어 있던 야성이 깨어나 진짜 인생이 시작된다.

자유로운 영혼의 사수자리들 가운데도 평생 TV를 통한 대리여행으로 만족하며 사는 이들이 있다. 델마는 4년 동안 연애하고 18살에 남편 대릴과 결혼했다. 대릴 외에는 남자친구 한 번 없었다. 하지만 극한 상황에 처하면서 소심하고 의존적인 성격의 델마는 총을 든 여걸로 바뀐다.

타고난 낙천성과 바람기로 멕시코로 도망치는 와중에도 제이디(브래드 피트, 당시 신인에 불과했던 브래드 피트는 여성 주인공과 관객을 위해 상의 탈의를 서비스했다)의 엉덩이에 반하고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는 말도 안 되는 경험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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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마와 루이스>. 델마와 제이디의 하룻밤. ⓒ <델마와 루이스>


그러니까. 이제야 어떤 기분인지 알겠어. 정말 딴 세상이더라.
- <델마와 루이스> 중 제이디와 하룻밤을 보낸 후 델마의 대사


"두 명의 여자가 범죄의 향연을 벌인다. 난 이 아이디어가 내 인생을 바꾸어 놓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신참 시나리오 작가에 불과했던 칼리 쿠리(Callie Khouri)는 23살 젊은 나이에 <델마와 루이스>를 썼고, 거장 리들리 스콧이 감독을 맡게 되면서 받은 100만 달러의 원고료를 그대로 영화제작에 투자, 그 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27살에 7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을 수상하며 그녀의 말대로 인생까지 확 바꿔 버렸다.

이후 요트와 도박으로 탕진하고 1995년 할리우드로 돌아갔는데, 영화 <델마와 루이스>처럼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을 산 그녀도 당연히 사수자리다(1957년 11월 27일 ☼ 사수자리 ☽ 물병자리). 사수자리는 로또나 카지노에서도 운이 좋은 편이라고 한다. 하지만 운만 믿고 인생 한 방을 믿다가는 쪽박 차기 딱 좋으니 적당히만 즐기길 바란다. 나이 들어 무료 급식소에 줄 설 만한 별자리는 동정심 많아 사기당하고 돈 떼이기 좋은 물고기자리와 인생 한 방이라는 낙천주의자 사수자리다.

원대한 꿈과 이상을 가지고 있는 데다 화끈하고, 낭만적이며, 낙천적이고 진취적인 그들은 연애하기에는 좋으나 결혼은 고민이 좀 필요한 상대다. 물론 사수자리들이 먼저 결혼은 싫다고 줄행랑을 칠 테지만. 미안하거나 곤란한 일이 생기기만 해도 가방을 꾸려 떠나버리는 습성은 정말 얄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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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물>의 주인공 치호 ⓒ 영화나무


죽기 전에 3천 명의 여자와 섹스를 하는 게 꿈인 <스물>의 치호도 소소반점 싸움에서 제일 먼저 도망간다. 사수자리는 연인으로 만나기보다는 친구나 선배로 만나면 참 이상적이다. 그들은 수많은 경험과 성찰을 통해 가장 좋은 상담을 해줄 수 있는 훌륭한 멘토다. <마녀사냥>에서 시원시원하면서도 아픈 곳을 콕 찌르는 연애상담으로 인기를 끈 곽정은과 허지웅처럼.

진짜 산악인은 이 산도 가보고 저 산도 가보고
많은 산을 가봤을 때 비로소 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 곽정은


연인관계에서 유일하고 확실한 복수법은 관계를 딱, 끊어버리는 것! - 허지웅

사수자리의 연애지능은 한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일단 연애의 기간과 목적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면 유쾌하고 낙천적인 데다 경험 많은 사수자리와의 연애를 마다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눈도 낮아서 조건 따위 별로 보지도 않는다. 그냥 하나에 꽂힌다.

<길버트 그레이프>의 캠핑족 소녀 베키(줄리엣 루이스)를 생각해 보라. 목매달아 자살한 아버지와 그 충격으로 500파운드 거구가 되어 쇼파에 딱 붙어 사는 어머니, 지적 장애가 있는 동생 어니(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리고 백수 누나와 사춘기 여동생까지...

누가 이런 길버트(조니 뎁)와 연애할 생각을 할까? 설상가상 길버트는 동네 유부녀와 불륜관계다. 어차피 미래를 함께 할 반쪽을 찾는다기보다 이 사람과의 사랑을 경험해보는 것이 목적이기에 그야말로 사수자리의 눈은 바닥에 붙어 있다.

사수자리의 사랑에 대한 조언

언제라도 가방을 꾸려 세계를 방랑하는, 낙천적이고 화통한 성격의 사수자리를 사랑하는가? 그의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막연한 부러움과 동경인지, 진짜 사랑인지 생각해 보라.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거친 야성을 이해하고, 소유 따위 원치 않으며 자유로운 연애를 원한다면 가능하겠다. 곽정은의 말마따나 '연애에 대한 조언이 무의미한 이유는 결국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기 때문'이니 알아서 판단하길 바란다.

당신이 사수자리라면, 제발 상대 골라가며 연애하길 바란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경험이 황소자리나 게자리에게는 평생 추억으로 남아 밤마다 눈물 흘리며 보내지 못할 편지를 쓰게 할지 모르니까. 전갈자리는 목숨 걸고 복수할지도 모르니 조심하라.

<델마와 루이스>의 델마와 비슷한 사수자리 캐릭터는?

<매디슨카운티의 다리>(1995)의 킨케이드. 결혼 15년차 평범한 주부를 운명적 달콤한 말로 꼬드겨 놓고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기로 결정한 순간 어떤 면에선 사랑이 시작된다고 믿지만 사랑이 멈추는 때"이기도 하다며 나흘 만에 줄행랑을 친다.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예쁘고 완벽하지만 입만 열면 불평과 독설인 아내 정인의 남편 두현이 아내와 이혼하기 위해 옆집 남자, 바람둥이 성기를 고용하는 로맨틱 코미디에서 전설적인 카사노바 성기(류승룡1970년 11월 29일 ☼ 사수자리 ☽ 양자리)는 마음에 드는 암컷을 보면 물불 가리지 않는 사수자리 캐릭터다.

<스물>(2014) 빛나지만 어설픈 나이 스무 살을 소재로 인생의 중요한 선택을 앞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인생을 담은 영화에서 치호(김우빈 1989년 7월 16일 ☼ 게자리 ☽ 사수자리)는 죽기 전에 3천명의 여자와 섹스를 하는 게 꿈인 사수자리 캐릭터다.

○ 편집ㅣ박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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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5년 10월 4일 생 태양과 달별자리 뼛속까지 천칭자리. 2000년부터 KBS, SBS, MBC 등에서 방송작가로 먹고 살다 엘 까미노 별들의 들판 산티아고를 걷고 내 삶의 지도 어스트랄러지와 만나 일하며 놀고, 놀며 일하는 프리랜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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