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은 포기하고 '유우성 거짓말쟁이'에 주력?

검사 추가증거에 간첩 증거는 없고 '나쁜 사람' 부각만

등록 2014.03.28 22:28수정 2014.03.2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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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장검사는 재판부에 공소장 변경을 위한 추가기일을 요청하면서 "피고인(유우성)은 분명한 간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추가로 신청한 증거들은 간첩 혐의보다는 유씨가 거짓말쟁이라는 점을 입증하려는 데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였다.

28일 서울고등법원 제7형사부(재판장 김흥준) 심리로 열린 '탈북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공판에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검사들은 유씨의 밀입북 증거로 제출된 북-중 출입경기록 등 위조로 드러난 문서들을 증거 철회했다. 그러나 유씨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기 위한 취지의 다른 자료들을 대거 증거로 신청했다.

이날 공판에서 검사가 신청한 증거들 중엔 유씨의 밀입북이나 간첩 행위를 직접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은 없었다. 검사들은 1심 재판부가 배척했던 증거와 증언을 다시 고려해줄 것을 요청하면서 관련 증거를 제출했고 1심에서 배척된 '재활용 증거'들도 제법 있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해 6월 1심 공판에서 '2012년 여름에 유씨를 북한 회령에서 봤다'고 증언한 탈북자 김아무개씨의 증언으로, 검사는 김씨의 같은해 10월 31일자 정신감정서를 증거로 신청했다. 김씨는 법정에서 마약의 일종을 상습적으로 사용했다고 진술, 1심 재판부가 증언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 공판에서 재판부는 결국 김씨의 정신감정을 한 의사를 다음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러나 증언 당시로부터 3개월 여를 지난 시점에 실시한 정신감정 결과가 김씨 증언의 신빙성을 높일 지는 미지수다. 

검사측이 신청한 증거들은 국가보안법 상 편의제공 혐의, 즉 유씨가 2006년 8월 중국에 거주하는 친척에게 노트북을 사서 보내고 이 노트북이 회령시 보위부에 제공돼 결국 반국가단체에 편의를 제공했다는 혐의와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검사측은 유씨 친척이 국정원 직원을 만나 '유우성에게 노트북을 받아 다른 컴퓨터를 추가로 사서 보위부에 줬다'고 한 진술의 녹취록, '배터리를 제거하면 노트북도 발송 가능하다'는 내용의 우체국의 국제발송(EMS)조건,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조사를 받을 당시 유씨가 '보위부에 노트북을 뇌물로 줘서 북한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었다'고 한 진술조서 등을 증거로 신청했다.

2009~2010년 유씨가 2005년 5월의 밀입북 사실에 대해 국정원과 검찰 등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의 공소내용대로 진술한 것은 맞다. 그러나 간첩혐의로 체포된 뒤 유씨는 당시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2009~2010년 조사 당시 탈북자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 국적자가 아니라 북한 공민이라고 주장했던 유씨는 '북한 공민이었던 자가 어떻게 북한에 갔다가 아무 일 없이 나왔느냐'는 의심을 받았고 이에 '보위부에 쌀, 기름, 노트북 등 뇌물을 줬다'고 거짓 진술했다는 것이다. 또 전달자라고 한 친척에게는 이런 내용으로 진술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1심 재판부는 유씨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였고, 노트북 제공을 입증하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26억 환치기', '타인 계좌 사용' 등 도덕성 문제 부각시켜

검사측은 유씨가 중국에 있는 친척과 26억원의 환치기를 했다는 걸 증빙한다는 자료도 증거로 신청했다. 노트북을 전달했다고 한 이 친척이 나중에 "우성이의 부탁으로 노트북을 보위부에 줬다고 거짓 진술했다"고 한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는 증거라는 명목이었다. 그러나 재판장도 "공소사실과는 어떤 연관성이 있느냐"고 증거신청 취지에 거듭 의문을 나타내며 기각했다.

지난 2006년 유씨에게 통장을 빌려줬다는 사람의 진술조서도 증거로 신청됐다. 내용은 '유씨가 생활보호 수급권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사람 명의 통장에 아르바이트비를 입금받았다'는 것으로 검사측의 증거신청 취지는 '유씨가 노트북을 살 수 있는 수입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날 검사측은 유씨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내용이라면서 이같은 자료들을 증거로 신청했다. 그러나 유씨의 간첩 행위 공소사실과 직접 연관된 추가 증거는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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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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