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힘들다"... 전북 군산 지역아동센터 잇따라 폐업

51개 아동센터 중 4곳 운영 중단, 군산시 도움 절실하지만...

등록 2013.06.08 13:15수정 2013.06.0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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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내 지역아동센터들이 임대료나 운영비를 제때 마련하지 못해 임시폐업에 들어가는 등 운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속한 물가상승의 영향으로 매년 임대료를 비롯해 각종 운영비 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데 반해 정부나 지자체 지원은 소폭 늘어나거나 제자리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에 기초수급자나 차상위, 조손가정 등 사회적인 보호가 필요한 아동들을 돌보는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되지만 군산시는 재정난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현재 등록된 군산시내 지역아동센터는 총 51곳으로 집계됐으며, 그나마 4곳은 현재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대형교회 등이 운영하는 아동센터의 경우, 그나마 사정이 좀 낫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의 경우, 빚을 내면서까지 운영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운영중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지역아동센터가 올해 군산시로부터 받는 지원액은 월평균 380만 원 수준이다. 최대 520만 원을 받는 곳도 있지만, 이용 아동수가 30명 이상인 곳에만 해당된다. 지역아동센터 한 곳당 사회복지사가 2명, 30명인 이상의 경우 3명이 상주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이 같은 지원규모는 매월 인건비와 센터 운영비에도 턱없이 모자를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지원액의 80%는 인건비와 운영비로, 나머지 20%는 프로그램 진행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돼 있어 건물임대료나,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운영비는 센터장의 자비나 후원 등으로 알아서 마련해야 되는 실정이다. 더욱이 무더운 여름철이나, 겨울철에는 전기세나 난방비 부담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에 사실상 야외활동이나, 부수적인 체험학습 등은 애당초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채금석 지역아동센터협의회장은 "지역에서 돌봐야할 학생 수가 대략 1700명쯤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시설은 51개소에 불과하다"며 "종사자들의 희생에만 기댄 복지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채 회장은 "정부나 지자체가 지역아동센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원을 해주는 것은 고맙지만, 좀 더 현실에 맞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지역아동센터 지원, 지자체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지만... 재정 탓 지원 난색


결국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자체 차원의 관심과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예산에만 기대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복지확대라는 보다 근본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것.

하지만 현재 군산시가 지역아동센터에 대해 추가적으로 지원하는 항목은 종사자 처우개선비(5~8만 원 수준) 지급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도 지원 자격을 '5년 이상 근무했을 시'로 제안해 지원 폭도 비좁은 상황이다. 급식비의 경우 한 끼 당 3000원 수준이다.

반면 여타 자치단체의 지역아동센터 추가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먼저 서울시의 경우, 급식비 4000원, 실무자 처우개선비로 13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강원도, 제주도, 충남, 경남, 대전시 등 대다수 지자체 역시 급식비로 3500원~4000원을 지원하고 있다. 종사자 처우개선비 역시 평균 10~20만 원 이상을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도 앞서 언급한 지자체의 경우, 센터기능보강비, 학습환경개선비, 야간보호전담운영비, 각종 교재, 하계활동비, 수련비, 프로그램 운영비, 난방비 등을 추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관계당국 혹은 지자체장의 의지만 있다면 우리아이들을 위한 복지에 충분히 폭넓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군산시 여성아동복지과 관계자는 "올해 급식비 단가 인상, 처우종사자 개선비 신설 등으로 지역아동센터 운영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보다 현실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자체 예산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군산시의 열악한 재정도를 고려할 때 결코 쉽지 않은 일" 이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채 회장은 "군산시의 전향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문을 닫는 아동센터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군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군산시 #지역아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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