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검증' 받는 김용준, 발목 잡을 세 가지?

[청문회 쟁점] 수십억 원 재산 내역, 두 아들 병역 면제, 5·18 특별법 위헌 논란 등

등록 2013.01.25 15:27수정 2013.01.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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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30일 오전 10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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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으로부터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준(75)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의 첫 관문은 다음 달 설 연휴 전후로 열릴 인사청문회다. 김 지명자는 대법관(1988년), 헌법재판소장(1994년) 등 고위직을 지냈지만 당시 인사청문회 제도가 없었던 터라 이번이 첫 인사청문회다.

청문회 쟁점은 김 지명자의 재산 내역과 아들 병역 문제, 5·18 특별법 한정 위헌 판결 논란 등으로 꼽힌다.

김 지명자는 6·25전쟁 와중에 부친이 납북돼 편모슬하에서 성장했지만 큰 경제적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다. 김 지명자는 지난 1993년 대법관 재임 당시 공직자 재산공개에서 당시 대법관 14명 가운데 가장 많은 29억8800만 원의 재산(본인과 부인, 두 아들)을 신고했다. 당시 2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신고한 대법관은 김 지명자를 포함, 단 3명에 불과했다.

김 지명자는 이에 대해 "모친이 포목점을 운영해 모은 재산 중 서울 강남의 1필지 땅을 물려받는 등 재산 대부분이 상속재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지명자는 당시 모친 재산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지명자가 지난 1974년 경기도 안성군 삼죽면의 임야 2만 평을 당시 7세였던 장남 명의로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편법 증여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2000년 헌법재판소장 퇴임 이후 재산 변동 사항도 주목된다. 그는 헌재소장 퇴임 닷새 만에 법무법인 '율촌'의 상임고문으로 합류해 지난 2010년 12월까지 활동했다. 또 이듬해 3월부터 현재까지 법무법인 '넥서스'의 고문 변호사로 재직 중이다. 약 13년 간 고액 연봉을 받는 법무법인에서 일하면서 얼마나 재산이 늘어났는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수십억 원 대 재산 내역·아들 병역 면제·역사관 논란 쟁점 될 듯


두 아들 모두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것도 뜨거운 쟁점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지명자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법무법인 넥서스에서 국제변호사로 활동 중인 장남 김현중씨는 1989년 체중미달로 제2국민역 판정을 받았다. 1986년 개정된 '징병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따르면, 신장이 169cm인 경우 체중이 45kg 미만이어야 병역 면제가 가능했는데, 당시 현중씨는 신장 169cm에 몸무게 44kg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당시 신장·체중 미달 기준은 신장 154cm, 몸무게 41kg 미만이다. 차남 김범중씨도 1994년 '통풍'으로 제2 국민역 판정을 받았다. 통풍의 경우, 골 파괴 소견 등 개선될 수 없는 합병증을 동반했을 경우에만 병역 면제를 받도록 기준이 대폭 강화됐다. 

김 지명자가 헌재소장 재임 당시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5·18 특별법)'에 대해 위헌 입장을 낸 것도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당시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강제진압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처벌하기 위해 제정된 5·18 특별법에 대해 김 지명자는 사실상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당시 김 지명자는 "형벌불소급의 원칙 정신에 비추어 헌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헌적인 것"이라고 5·18 특별법에 대해 '한정 위헌' 의견을 냈다. 당시 합헌의견을 냈던 헌재 재판관들이 "반란행위자들 및 내란행위자들의 군사반란죄나 내란죄의 공소시효 완성으로 인한 법적 지위에 대한 신뢰이익이 보호받을 가치가 별로 크지 않다"며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역사적 의미를 반영했던 것과는 다른 의견이었다.

이에 대해 이언주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24일 논평을 통해 "김 지명자의 역사관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김 지명자가 5·18 특별법에 대해 한정 위헌 의견을 낸 것은) 명백히 헌정질서를 파괴한 쿠데타나 광주학살 범죄의 중대성을 경시한 판단이었다"고 평했다.

문희상 "국민통합·국가경영 능력 두루 갖췄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

한편, 야권은 새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인 만큼 깐깐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오전 고위정책회의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 최고 지도자의 자격 요건은 국민통합능력과 국가경영능력 두 가지"라며 "김용준 지명자가 이 능력을 두루 갖춘 분인지 책임총리제 취지에 부합하는 분인지, 헌재소장으로 퇴임한 분이 총리를 맡는 게 3권 분립 정신에 맞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평생 법관을 지내고 공직을 떠난 지 오래된 김 지명자가 한층 강화된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는 책임총리의 역할을 적합하게 수행할 수 있을지도 깊이 따져볼 문제"라며 "김 지명자의 철학과 역사의식은 물론, 과거 공직자로서 수행했던 판결들을 꼼꼼히 살펴서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렬 통합진보당 대변인 역시 지난 24일 논평을 통해 "김 지명자가 국무총리로서 역할을 잘할 수 있을지 앞으로 국회 청문회를 통해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민 대변인은 "김 지명자는 질문하는 기자들에게 호통을 치고 대답하기 거북한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고 답하는 등 소통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며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차기 정부마저 불통 정부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김용준 #박근혜 #인사청문회 #병역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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