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돗자리 들고 '밤하늘'로 여행 갑시다

은하수 건너 나누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 이야기

등록 2012.08.12 17:29수정 2012.08.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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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리의 일상적인 인사의 의미가 요즘 더 강하게 다가온다. 날마다 찌는 듯한 무더위가 계속되어 폭염주의보가 발효되곤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밤에도 2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 '잠 못 이루는 밤'이 지속되고 있다. 선풍기 30대 정도로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는 에어컨에 의지해 한여름 밤을 보내는 가정도 꽤나 늘었다.

문득 어린 시절 생각이 난다. 선풍기도 없던 시절이었다. 해가 지면 마당에 짚으로 만든 멍석을 펴고 그 위에서 저녁을 먹곤 했다. 주변에는 짚이나 쑥 따위로 모깃불을 피워 그 연기로 모기를 쫓았다. 멍석에 누워 부채로 땀을 식히며 올려다본 하늘에는 이름 모를 별들이 반짝반짝 속삭였다. 맑은 날에는 은하수를 보며 탄성을 지르곤 했다. 참으로 그리운 시절이다.

요즘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은하수를 실제로 본 사람이 많지 않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독자들과 함께 한 가지 꿈을 꿔 본다. 방학을 맞은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꿈과 낭만의 밤하늘 여행'을 하는 것이다. 더욱이 여름은 은하수가 가장 잘 보이는 계절이지 않은가. 반드시 먼 피서지로 떠나야하는 건 아니다. 도심을 떠나 주변에 불빛이 적은 곳으로 함께 나가자.

특별한 준비물도 별로 필요 없다. 계속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목이 아프고 오랫동안 볼 수 없으니 야외용 돗자리가 있으면 충분하다. 별자리판이 있으면 더욱 좋고, 쌍안경이 있으면 훨씬 더 많은 별을 볼 수 있다(한국천문연구원 사이트에 접속해 날짜와 시각을 입력하면 별자리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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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별자리여름철 대삼각형(견우, 직녀, 데네브) ⓒ 한국천문연구원


여름철 대삼각형, '직녀', '견우', '데네브'

얼마나 많은 별이 보이나? 주변이 어두울수록 많이 볼 수 있다. 맑은 시골의 밤하늘에는 별들이 '쏟아질 듯' 많이 보인다. 어두우면 맨눈으로 약 천 개 정도 볼 수 있다. 별의 밝기를 구분하기 위해 등급을 사용하는데, 별이 밝을수록 등급이 낮다. 아주 맑은 날 맨눈으로 볼 수 있는 희미한 별들이 6등성이고, 가장 밝은 별들이 1등성이다. 1등성이 6등성보다 약 100배 밝다. 1등급 낮으면 2.5배 밝은 별이다.

자 그럼, 고개 들어 가운데 하늘을 보자. 매우 밝은 별 세 개가 보이는데 직각삼각형을 이루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를 '여름철 대삼각형'이라 부른다[그림 참조]. 맑은 날이라면 무수히 작은 별들이 우윳빛으로 강물처럼 흘러가는데, 바로 은하수다. 대삼각형의 한 별(백조자리의 데네브, 1등성)은 은하수에 잠겨 있고, 다른 두 별은 은하수의 가장자리에서 마주보고 있다. 대삼각형의 직각 위치에 있는 별이 직녀성(거문고 자리의 베가, 0등성)이고, 그 남쪽에 견우성(독수리자리 알타이르, 1등성)이 있다.

음력 7월 7일을 칠석(七夕)이라 한다. 이 날은 1년 동안 서로 떨어져 있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애틋한 사랑에 대한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하늘나라 목동인 견우와 옥황상제의 손녀인 직녀가 결혼하였다. 그들은 결혼하고도 놀고  먹으며 게으름을 피우자 옥황상제는 크게 노하여 견우는 은하수 동쪽에, 직녀는 은하수 서쪽에 떨어져 살게 하였다.

그래서 이 두 부부는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건널 수 없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애태우면서 지내야 했다. 이러한 견우와 직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들은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칠석날에 이들을 만나게 해 주기 위하여 하늘로 올라가 다리를 놓아주었으니 그것이 곧 오작교(烏鵲橋)다.

그래서 견우와 직녀는 칠석날이 되면 이 오작교를 건너 서로 그리던 임을 만나 1년 동안 쌓였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진다.

자, 이제 북쪽 하늘을 보자. 유명한 북두칠성(큰곰자리의 일부)과 카시오페이아자리가 있다. 북두칠성의 국자 쪽 끝 두 별을 이은 다음 그 거리를 5배 연장하면 만나게 되는 별이 북극성이다. 이 별이 있는 곳이 하늘의 북극이다. 이 별을 찾으면 밤에도 동서남북을 알 수 있게 된다. 북극성 근처 별들은 1년 내내 볼 수 있으니 알아두면 유용하다(참고로 북두칠성에서 4번째 별만 3등성이고 나머지는 2등성이다).

지구, 광대한 우주 속의 티끌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항성)은?(별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다. 지구는 별이 아니라 행성이다) 정답은 태양이다. 태양 빛이 지구에 도착하는 데 8분 20초 걸린다. 태양계를 벗어나 가장 가까운 별은 센타우루스자리의 프록시마인데, 거리가 약 4.2광년 떨어져 있다. 거기까지 가려면 1초에 30만km를 가는 빛의 속도로 4년 이상 걸린다는 뜻이다. 아폴로 우주선으로는 100만 년이나 걸린다.

별까지의 거리가 대단히 멀기 때문에 별에 지금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금방 알 수 없다. 만약 약 800광년 떨어져 있는 북극성이 대폭발을 일으킨 것을 지금 우리가 본다면, 그것은 사실은 800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밤하늘은 사실 현재가 아니라 과거를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은하는 약 1천억 개의 별들이 볼록 렌즈와 같은 원반 모양으로 모여 있다. 우리 인류는 우리 은하를 이루는 1천억 개의 별들 중 하나인, 태양이라는 이름을 가진 별이 거느린 3번째 행성 지구에서 아웅다웅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은하는 우주에 존재하는 약 1천억 개의 은하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우리 은하에 가장 가까운 은하가 안드로메다은하인데, 그것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가장 먼 천체다. 거리가 230만 광년이나 된다.

보석처럼 빛나는 별들을 잘 살펴보면 색깔이 다양함도 알 수 있다. 색깔은 그 별의 온도에 따라 다르다. 파란색이 온도 가장 높고, 흰색-노란색-빨간색 순으로 온도가 낮아진다.

우리의 삶, 장대한 우주 역사에서 찰나

현재까지 천문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우주의 나이는 약 137억 년이라고 한다. 빅뱅에 의해 우주가 탄생한 순간을 1월 1일로 가정하면, 50억 전 태양계의 탄생은 대략 9월이 된다. 우리 지구에 공룡이 번성하던 중생대는 12월 26일 성탄절 무렵이고, 인류가 탄생한 것은 12월 31일 밤 10시가 다 되어서다. 이처럼 장대한 우주의 역사 속에서 우리 인류는 실로 찰나와 같은 순간을 살다가 죽는 것이다.

올 여름 가족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별을 보며 이야기꽃을 피워보자. 또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별똥별을 보며 한 가지 소원도 빌어보자. 그 속에 자연과 인생, 꿈, 사랑, 낭만, 철학이 함께 할 것이다. 자연 속에서 그렇게 보낸 하루는 진한 추억이 되어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 윤동주의 <서시> 중에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열린전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열린전북'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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