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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살이라고 얕보다간 큰 코 다칠 수 있을걸

모슬리 vs 메이웨더 경기 전망

10.04.26 19:33최종업데이트10.04.2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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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살의 '태극전사' 쉐인 모슬리(미국)가 40전 무패로 5체급을 석권한 플로이드 메이웨더 Jr.(미국, 34세)와 운명의 맞대결을 펼친다. 오는 5월1일 (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가스 MGM 그랜드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지는 이번 시합은 애초에는 현역 최고의 파이터 매니 파퀴아오(필리핀, 33세)와 메이웨더로 예정되었었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메이웨더측에서 올림픽 수준의 까다로운 도핑테스트를 요구하는 것을 파퀴아오측에서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되었다가 모슬리로 상대가 바뀌고 말았다.

메이웨더는 은퇴한 지 2년 만인 작년에 파퀴아오와의 재기전을 염두에 두고 복귀했지만, 도핑테스트를 핑계로 파퀴아오와의 경기를 일단 뒤로 미뤘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선택한 상대이니만큼 모슬리에게는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고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다. 세계 타이틀 5체급을 넘나들며 40번을 싸우면서도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메이웨더는 완벽에 가까운 수비력과 테크닉은 물론 KO율 63%(40승 25KO)가 말해주듯이 주먹도 세기 때문에 전문가들이라도 그를 잡아낼 해법을 쉽사리 말하는 이가 없는 지경이다.

2008년 마요르가와의 경기에서 태극기를 달고 싸우던 모슬리 ⓒ www.hobboxing.com


하지만, 상대가 모슬리라는 점에서만큼은 메이웨더가 쉽게 승리를 장담할 상황은 아니다. 메이웨더와 함께 현역 최고 파퀴아오에 맞서 싸울 카드로 거론되는 또 하나의 카드가 바로 모슬리이기 때문이다. 우리 나이로 마흔 살에 접어든 한 물간 선수로 얕봤다가 큰 코 다친 대형 선수들이 여럿이었다.

작년에도 서른 아홉의 노장이라며 비아냥거렸던 안토니오 마가리토를, 서른 여덟 살에도 리카르도 마요르가를 모두 KO로 눕히며 파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 뿐이 아니다 6체급을 석권했던 복싱의 전설 오스카 델라 호야도 모슬리에게는 두 번을 모두 패하며 체면을 구긴바 있다. 아마추어 전적만도 250승이라는 모슬리의 탄탄한 기본기에 호야의 화려한 기술이 전혀 통하지 않았듯이, 메이웨더 또한 쉽게 승리의 해법을 찾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모슬리가 비록 5패(46승 39KO)가 있긴 하지만 모두 판정패였고 46번을 싸우는 동안 단 한번도 다운된 적이 없는 전적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계 부인을 둔 모슬리는 애처가로도 유명하고 그런 이유로 트렁크에 태극기를 달고 시합에 임하는 까닭에 한국팬들의 관심과 성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한국 복싱의 자랑 홍수환을 만나서도 깍듯이 예의를 갖추고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2000년 호야와의 시합에서 승리한 후 홍수환을 만났던 쉐인 모슬리 ⓒ 이충섭


이런 사적인 관계를 떠나 복싱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두 선수의 전성기 시절을 꿰뚫고 있는 홍수환은 이번 경기에서 '예상을 깨고 모슬리가 메이웨더를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이웨더가 역대 최고라 일컬을 만큼 수비력이 뛰어난 건 사실이지만, 모슬리는 5,6차례이상 연타가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도망가고 피하는 메이웨더의 방패는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메이웨더의 승리를 예상하면서도, 판정으로 간다면 메이웨더, KO승부가 난다면 모슬리가 이길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두 선수 모두 은퇴를 했었거나 은퇴시기를 한참 넘은 상황이라, 승자는 현역 최고 파퀴아오와의 다음 상대로 나서게 되어 선수생명 연장은 물론 수백억의 출전료를 확보하겠지만, 패자는 쓸쓸히 은퇴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의 한판이 될 것이다. 애석하게도 복싱시장이 사그라진 한국에서는 생중계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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