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포장, 이게 진짜 '낭비'

과자포장에서 선물용 포장까지

등록 2008.06.04 13:29수정 2008.07.2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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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과자가 다 떨어졌다. 아이가 아침에 학교에 가면서, "엄마, 오늘은 과자 좀 사도"라고 했다.

 

아이는 방과 후, 배가 출출하면 이것 저것 군것질 거리를 찾게 된다. 어째 과자는 사 올 때는 꽤 산 것 같은데 2~3일 안 가 똑 떨어져 버린다. 물론, 이유야 '잘 먹어서, 다 먹어서' 이긴 하다.

 

허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너무 큰 과자 포장지에도 문제가 있다. 분명, 부피만 보면 많은 것 같은데, '빚 좋은 개살구'라, 내용물은 빈약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포테이토류의 경우, 겉에서 보면 포장지도 크고 공기도 빵빵하게 들어있어 제법 양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집에 와서 봉지를 뜯는 순간, '어, 겨우 요것 들었나' 하며 왠지 속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겨우 요것 들었으면서, 포장봉지는 왜 이렇게 큰 거야, 봉지 작게 만들고 내용물이나 하나 더 넣어주지'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 대부분 비닐로 1차 포장을 한 뒤 종이상자로 2차 포장을 한다. 해서, 살 때는 안에 내용물이 얼마나 들었는지 잘 모른다. 대개, '요 정도는 들어 있겠지'하며 지레짐작으로 산다.

 

허나, 막상 집에 와서 보면, 어째 포장지의 화려함에 비해 요것밖에 안 들었나 싶다. 갈수록 포장지는 커지고, 화려해지는데 내용물은 더 빈약해 지는 것만 같다.

 

하긴, 샴푸류 등의 불필요한 2차 포장은 더하다. 재질이 딱딱해 부피도 줄이기가 힘들고 집에 가지고 가봐야 활용도가 전혀 없이 쓰레기가 된다. 한번은 마트에서 샴푸류를 산 뒤 포장하는 곳에 가서, 포장을 뜯었다. 그러자, 남편이 묻는다.

 

"뭐하노?"

"포장지 집에 가봐야 쓰레기만 되고 쓸모없다. 여기 버리고 갈란다."

"별나기는, 그냥 집에 가서 하면 되지. 만약에 반품할 일 있으면 어쩔라카노?"

"이건 반품할 일 없다. 바로 쓸 거니까."

 

나 편하자고 다른 이 불편하게 한 것 같아 좀 그렇기는 하지만 장을 봐서 들고 가는 것도 일이라 부피를 줄인다고 그랬었다. 그러면서 '이런 불필요한 2차 포장은 정말 없었으면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것보다 더 낭비라고 생각돼는 것은 선물용 포장지다. 화이트데니 발렌타인데이니 하면서 주고받는 초콜릿 바구니, 선물용으로 포장하는 화장품, 명절날 선물용 박스 등등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이게 뭔 낭비래?' 싶다. 생산자는 포장지를 만들기 위해 비용을 들였을 것이고, 그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이 될 것이다. 또 불필요한 포장지를 만들면서 자원이 낭비되고 그 포장지를 버리면서 환경을 오염시킬 것이 뻔하다.

 

해서, 과도한 포장은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생산자는 소비자를 유혹하기 위해서 포장지에 정성을 쏟게 된다. 그런 행태에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하는 나 같은 소비자도 문제다. 이런 낭비를 무심코 그냥 넘기는 소비자들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왜 이리 쓰레기가 많은 거야, 아이고 번거롭고 귀찮아'하면서도 별 문제의식 없이 그동안 소비를 해 왔다.

 

이제 포장지를 줄이는데 기업과 소비자가 한마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생산자는 포장지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하고, 소비자는 포장지에 현혹되지 말고, 적게 포장한 제품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포장은 가급적 재활용이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싶다.

2008.06.04 13:29 ⓒ 2008 OhmyNews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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