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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수문 담수 11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고마나루 모래톱이 펄로 뒤덮였다.
 공주보 수문 담수 11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고마나루 모래톱이 펄로 뒤덮였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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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고마나루로 수문이 개방된 2020년 모습.
 충남 공주시 고마나루로 수문이 개방된 2020년 모습.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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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곱던 모래사장이 악취가 진동하는 시궁창 펄로 뒤덮였다. 2023년 9월, 공주시와 환경부가 대백제전을 앞두고 공산성 앞에서 유등을 띄우겠다고 담수를 시작한 뒤 113일만이다. 담수를 앞두고 환경단체들이 물속에 잠기는 고마나루 모래통 위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물속에 뛰어들어 수중시위까지 했지만, 이를 막지는 못했다. 결국 공주보는 지난 2일 개방됐다.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4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고마나루의 원상 복구와 4대강 16개 보의 개방을 촉구했다.

시민행동은 우선 "113일간의 담수 이후 드러난 고마나루는 2018년 개방 이후 회복된 금모래사장의 모습은 여지없이 사라졌고 악취나는 펄로 처참하게 뒤덮였다"면서 "더구나 수문을 개방한 이유가 소수력발전 시설 점검을 위해서라고 하니, 십수년간 공을 들인 우리 강의 회복을, 정치적 수작으로 모두 수포로 돌리려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윤석열 환경부는 물정책을 수십년 전으로 회귀시키고 있다"면서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지역주민, 민간단체를 포함한 보 운영 관련 민관협의체의 모든 논의는 무시되고 운영이 중단됐다. 2018년부터 개방 운영된 공주보를, 보 운영협의체의 '개방상태 문화제 개최' 합의까지 묵살하고 5년간 일방적으로 여닫더니, 2022년에는 그 협의체마저도 단 한 번도 열지 않았다. 보 활용을 주장하는 윤석열 정부의 주문만이 보를 여닫는 유일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들은 또 "금강 공주보와 세종보는 2018년부터 전면 개방하면서 보 개방을 통한 자연성 회복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였다"면서 "보를 개방하면서 녹조와 악취는 사라지고, 수변 공간이 다채로워지면서 사라졌던 야생생물들이 돌아왔는데, 수문 운용 없이 장기간 개방되었던 세종보와 달리 공주보에서는 백제문화제 등의 이유로 담수를 반복하면서 오히려 수문을 닫아 물을 채운 강의 문제점이 확연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공주보 수문 담수 11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고마나루 모래톱이 펄로 뒤덮였다.
 공주보 수문 담수 113일만에 모습을 드러낸 고마나루 모래톱이 펄로 뒤덮였다.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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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윤석열 환경부는 정신분열적인 정책을 마구잡이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2024년 예산으로 물 공급 및 수질개선 명목으로 4대강 보 활용 연구 20억원, 녹조 저감 설비 50억원을 책정했는데, 보를 개방하는 것만으로 녹조를 저감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금강 보 개방을 통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4대강 16개 보는 홍수 가뭄 등에 예방 대비 효과가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우리 강의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고물, 고철에 불과하다"면서 "수년간의 보 개방 모니터링, 국민여론 수렴, 주민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된 보 처리방안을 졸속으로 무효화하고, 정치적 술수로 4대강 사업을 옹호하고 무작정 댐 건설, 하천 준설을 추진하는 환경부야말로 비정상이 분명하다"고 성토했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지난 15일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 앞에서 공주보 담수 중단을 촉구하며 7시간동안 물속에 들어가 수중 농성을 벌였다.
 환경단체 활동가들은 지난 15일 공주보 상류 고마나루 앞에서 공주보 담수 중단을 촉구하며 7시간동안 물속에 들어가 수중 농성을 벌였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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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시민행동 등은 지난해 9월 대백제전을 앞두고 공주시와 환경부가 공주보의 수문을 닫아 담수하려는 것을 막으려고 고마나루 모래톱 위에서 천막농성을 벌였다. 공주시 공무원들이 천막을 강제 철거하자, '비박 농성'을 벌였고, 담수로 차오르는 물속에 뛰어들어 7시간 동안 수중시위를 벌이며 저항했었다.  

관련 영상 : 백제 '죽음의 문화제' 맞선 6일, 그 '승리의 기록' https://youtu.be/OriD3qyQng4?si=tq7x_Dazv3-Xc5bt
▲ [환경새뜸] 백제 ‘죽음의 문화제’ 맞선 6일, 그 ‘승리의 기록’ “여기 사람이 있어요!” 지난 15일, 가슴께까지 물이 차오르는 어둠 속에서 7시간 동안 10명이 목놓아 소리쳤지만 메아리는 없었다. 백제문화제를 위해 유등과 부교를 띄워야 한다는 공주시 관계자들은 이를 코앞에서 지켜보면서 스피커를 크게 틀어 놓고 일방적으로 침수 위험만을 알렸다. 어둠 속 절박한 외침에 귀를 막겠다는 것이고, 물속 사람들에게 고문을 가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경찰과 소방차도 수몰 현장에 와 있었지만, 공주시와 환경부의 담수 강행을 막지 못했다. 결국 환경단체와 정의당 당원들은 이날 밤 9시경에 수중 시위를 마치고 물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6일 동안 고마나루 모래톱을 지켰다. 이 영상은 생명의 강을 지키기 위한 ‘작은 승리’의 기록이다.
ⓒ 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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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고마나루, #공주보, #4대강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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