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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등 수도권의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에서 전세사기가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사진은 전세사기가 빈번하게 벌어졌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송죽동 일대 모습.
 서울 강서구 등 수도권의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에서 전세사기가 광범위하게 벌어졌다. 사진은 전세사기가 빈번하게 벌어졌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송죽동 일대 모습.
ⓒ 선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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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강서구 빌라왕' 정아무개씨가 제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서울 강서구 등지의 주택·오피스텔 240여 채 임대인이었다. 경찰 수사 결과, 정씨는 '바지 사장'이었고 그의 뒤에는 부동산컨설팅 업체 대표 신아무개씨가 있었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신씨는 자신의 범행을 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 탓으로 돌리거나 주범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를 단죄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0단독 재판부 강민호 부장판사는 14일 신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그에게 사기 혐의를 적용했다. 그가 2019~2020년 자신의 부동산 컨설팅 업체를 통해 여러 사람의 명의를 빌려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주택을 사들여 임차인을 모집하고 80억 원의 전세보증금을 가로챘다는 것이다.

강민호 판사는 "피고인은 분양대행업자, 중개업자 등과 공모했다"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 인정했다.

"이 사건 범행 피해자들의 75% 이상이 사회 경험이 충분하지 않고 경제적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20, 30대다. 피고인과 공범들은 임대차 보증금은 당연히 반환되는 것이라는 피해자들의 신뢰를 이용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였고 피해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

강 판사는 "피해자 37명 중 31명이 대출받아 전세보증금을 지급했고, 이 가운데 16명이 보증보험으로부터 변제를 받지 못해 손해를 직접 감당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피고인이 "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범행의 한 원인이다", "주범 아니라"라고 주장한 점을 반박하기도 했다.

강 판사는 "피해자에게 모든 위험부담을 전가하면서 리베이트 등의 명목으로 자신의 이익을 챙긴 피고인이 정부 부동산 정책이 피해 발생의 한 원인이라고 언급한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피고인과 (공범) 김아무개씨 등과 같이 무자본 갭투자자를 소개하는 사람이 없다면 애초에 (이 범행은) 성립하기 어렵다. 피고인의 전체 범행에서의 비중이 절대로 작지 않았다. 엄한 처벌이 요구된다"라고 판시했다.
 

태그:#전세사기, #강서구 빌라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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