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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나경원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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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 -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대통령실이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사의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나 부위원장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그의 출마를 막기 위한 제스처로 해석된다.

<중앙일보>는 12일자 기사에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다"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나 전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애정이 여전히 크다"라고도 덧붙였다. 전언이기는 하지만 대통령실은 바로 직전까지 나경원 부위원장을 향해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아왔다. 

"출마하기 좀 어려워지지 않았나" "언론 주목만으로도 정치적 성공"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왼쪽부터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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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의 태세 전환에 국민의힘 분위기도 엇갈리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았으나 "제가 말씀드릴 건 아닌 것 같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대표적인 '친윤' 인사이자, 이번 전당대회에서 청년최고위원 출마 의사를 밝힌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이 대통령의 '애정이 있다' '사의 표명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며 "(나경원 부위원장이) 출마하기 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장 이사장은 "그걸(대통령실의 메시지를) 거스르고 (나 부위원장이) 인사혁신처로 가서 사표를 낼 어떤 정치적 동력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나경원 부위원장께서 고심이 깊으시겠지만, 정책과 관련된 혼선을 수습하고 대통령의 애정 어린 메시지를 확인했으니, 당분간은 저출산 위기나 기후 위기에 조금 전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을까"라는 예측이었다.

그는 "나경원 부위원장도 이제는 '저출산고령사회 업무에 전념하겠다'라고 말씀하실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도 강조했다.

김행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그의 출마에 대해서는 "본인의 정치적 결단"이라면서도 "나경원 전 의원이 지금 언론의 주목을 확실히 끈 것은 사실이다. 그것만도 이제 정치적으로 성공했다"라고 평했다.

김 비대위원은 당직과 정무직의 차이를 강조하면서 "신분의 정리가 조금 꼬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인이 이 정도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매진하겠다고 하셨으니까, 얼마든지 결자해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결자해지하라"라며 사실상 압박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대통령실 두 개 있는 건가?" "우뚝 설 수 있는 기회"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웅 의원, 하태경 의원.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웅 의원, 하태경 의원.
ⓒ 대전시/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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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비윤(비 윤석열 대통령)'으로 분류되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과 이틀 전 대통령실의 격앙된 반응을 담은 기사와 이번 <중앙일보> 기사를 비교했다.

그는 "데릭 파피트는 '사람들은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다른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 둘의 관계는 타인관계와 같다'라고 말했다"라며 "그래서 이틀 전의 대통령실과 현재의 대통령실은 서로 다르고 그 둘의 관계는 타인 관계와 같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게 아니면, 우리나라 대통령실은 두 개 있는 것이 확실하다"라고 비꼬았다.

하태경 의원 또한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나경원 부위원장이) 출마 안 했을 때는, 당대표가 독립적인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것"이라며 "물론 리스크는 상당히 크지만, 네임드 정치인 그리고  어떤 반열에 오르는 가능성이 지금 생긴 것이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더 큰 정치인의 길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출마를 안 하면"이라고 풀이했다. 동시에 "출마했을 때는 친윤 정치인에서 반윤으로 찍혀서 또 정치가 완전히 끝날 수도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중앙일보>발 보도와 관련해서도 "만약에 대통령실에서 '당대표 출마 안 하는 조건으로 자르지 않을 거다. 해촉하지 않을 거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큰일 나는 것"이라며 "자리 가지고 거래하는 것이지 않느냐? 그러면 발칵 뒤집힐 것"이라고 대통령의 당무 개입을 우려했다. "그런데 이제 누구나 볼 때 '당 대표 나오지 마라' 이런 메시지가 깔려 있다고 해석이 되지 않느냐"라는 지적이었다.

하 의원은 일련의 사태 탓에 당내 현역 의원 중 나 부위원장을 지지할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도, "당원들이 유튜브 보고 종편 보고 이러면서 스스로 판단하기 때문에 당 대표라는 자리가 무조건 예스맨이 되면 당원들도 '너무 약한 거 아니야?' 생각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저 사람은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긍정적으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다.

그는 "대통령과 커뮤니케이션이 잘되기도 싶지만, 또 당대표가 돌파해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주도적으로"라며 "(당원들이) 너무 약한 사람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오더가 내려가더라도. 당원들이 그래서 독자적인 판단을 많이 한다"라고 해석했다.

태그:#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전당대회, #국민의힘, #당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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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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