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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원도심인 인천역에서는 연말 밤 하늘을 아름답게 꾸민 다양한 조명과 장식물을 볼 수 있다.
 인천의 원도심인 인천역에서는 연말 밤 하늘을 아름답게 꾸민 다양한 조명과 장식물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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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되니 해가 일찍 저무는 만큼 밤은 길어졌다. 새해 새 마음으로 산책하기 좋은, 야경이 아름다운 인천의 원도심(배다리 헌책방골목)~개항로~인천역 길을 소개한다.
     
1호선 인천 도원역에서 철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야외갤러리에 솜씨 좋은 작품들이 줄지어 있다. 곧이어 나오는 배다리 동네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갤러리·공방이 연달아 있다. 수도권에서 손꼽힐 만큼 정갈하면서 푸근한 헌책방골목인데, 책방마다 구조와 분위기가 다르다. 누구나 마음 편하게 천천히 책을 살펴볼 수 있다.
   
대로 건너편에는 개항로가 있다. 한때 싸리재로 불리던 완만한 고갯길인 이곳은 오늘날 인천 최고의 '뉴트로' 골목이다. 최근에는 원도심의 쇠락을 안타깝게 여긴 이들이 개항로프로젝트를 통해 골목을 살려 나가고 있다. 낙후된 건물을 활용한 근사한 분위기는 카페와 식당 그리고 갤러리까지 드문드문 이어진다.
   
개항로 초입의 뒷골목에 수줍게 자리한 '잇다 스페이스1'에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전시돼 있다. 세련된 조명들과 옛 감성을 두루 엿볼 수 있는 '일광전구 라이트하우스, 반세기 가까이 이비인후과였던 '브라운핸즈 개항로'는 개항로의 명물이다. 맛있는 한 끼를 선보이는 '개항면', 우아한 베트남음식점 '메콩싸롱' 그리고 전기구이통닭으로 이름난 '주점 개항로 통닭'은 젊은이들의 발걸음을 자연스레 불러들인다.
         
배다리 헌책방골목에는 밤을 예쁘게 비추는 전구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배다리 헌책방골목에는 밤을 예쁘게 비추는 전구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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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다 스페이스1
 잇다 스페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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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일광전구 라이트하우스에 장식된 전구들.
 카페 일광전구 라이트하우스에 장식된 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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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아날로그 감성을 물씬 풍기는 애관극장은 길목을 지키며 저녁을 밝힌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관람료로 최신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기사에 미처 담지 못한 특별한 사진관·양복점·갤러리·카페도 많다. 여전히 재개발을 바라는 아우성이 만만찮지만, 외지에서 사람들을 끌어모을 만큼 매력적인 명소로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하고 있다.
     
동인천역으로 이어지는 지하는 부평과 주안의 지하상가 못지않게 활기차다. 번화가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신포시장에는 두 갈래 골목이 나란히 뻗어있다. 다양한 먹거리가 경연을 펼치는 관광객이 거니는 길과 주민들이 다니는 한산한 길이 대비돼 흥미롭다. 중구청 아래로 길게 뻗은 먹자골목에는 저녁이면 흥겨운 모임이 이어진다. 멋스러운 간판과 감미로운 음악은 덤이다.

근대식 건축물이 즐비한 옛길을 고즈넉하게 거닐어 본다. 골목마다 분위기가 달라진다. 백 년을 훌쩍 거슬러 오르며 이곳에서 벌어진 옛일을 상상해 보면 걸음이 더뎌진다. 언덕을 오르면 울긋불긋 이국적인 분위기의 차이나타운을 설렘 어린 눈빛으로 마주하게 된다. 각양각색의 주전부리와 한 끼 먹거리 그리고 진귀한 요리들을 살피느라 지루할 새 없다. 바로 위 자유공원의 숲은 완만한 데크 산책로를 따라 거닐기 좋다.

언덕 아래의 인천역은 오늘날까지도 인천의 관문 노릇을 한다. 경인선과 수인선 철길 따라 인천을 찾아온 이들을 맞이한다. 대도시의 열차역들이 덩치를 키우며 화려해질 때도 시골 간이역처럼 아담하고 정겹다. 생각보다 넉넉한 느낌의 광장에는 연말을 맞아 화사하게 불 밝혀두었다. 가족·연인과 사진으로 기념해 봄 직하다.

지금까지의 코스를 겨우 몇 시간만 훑고 돌아가기에는 아쉽다. 한참 모자랄 만큼 다채롭고 아기자기하며 멋스럽다. 처음이라면 수도권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어 꽤 놀라리라. 여유롭게 야행을 즐기려면 해 저물기에 앞서 헌책방골목을 다 둘러보는 게 좋다. 인천역 뒤로 월미도도 있으니, 원도심에서 하룻밤을 묵는 건 후회 없을 선택이리라.
 
브라운핸즈의 야경.
 브라운핸즈의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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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콩싸롱
 매콩싸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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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장 근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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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광전구 라이트하우스
중구 참외전로 174번길 8-1 / 11:30~21:30(목 ~19:30)

■ 잇다 스페이스1 갤러리
중구 참외전로 172-41 / 11~18시

■ 개항로 통닭
중구 참외전로 164 / 16~24시(평일16:30~)

■ 개항면
중구 개항로 108-1 / 11:30~20:30(브레이크 타임 있음)

■ 메콩싸롱
중구 참외전로 158번길 14 / 11:30~21:00(브레이크 타임 있음) / 월 휴무

■ 브라운핸즈 개항로
중구 개항로 73-1 / 10~22시 / 수 휴무

글·사진 임강빈 I-View 객원기자

태그:#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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