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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11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 법원 나서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11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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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14일 오전 2시에서 4시 사이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 안에서 흉기로 자해했다. 이후 김씨는 자신의 변호인에게 연락해 자해 사실을 알렸고, 현장에 도착한 변호인은 오후 9시 50분께 119에 신고했다. 김씨가 발견된 장소는 김씨의 수원 자택과 멀지 않은 곳으로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인근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른바 '대장동 일당'에서 키맨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비해 대장동 개발 사업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머니투데이> 소속 법조기자 시절 쌓은 인맥을 바탕으로 각종 민원을 해결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사업의 주도권을 쥐었다. 

이후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과 대장동 개발 사업을 추진하면서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 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176억 원에 달하는 시행 이익을 만들어 냈다. 지난해 검찰이 김씨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배임) 등으로 기소한 이유다.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그는 기한 만료로 지난 11월 24일 석방됐다. 유동규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의 증언이 지난해에 비해 180도 달라진 상황이라 김씨의 '입' 역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김씨는 '대장동 개발 배당금 일부와 금품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으로 선거자금으로 전달됐다'는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의 변화된 입장과 달리 '이 대표 등에게 돈을 건넨 적 없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최근 공판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는 남욱 변호사를 향해 "증언의 많은 부분이 증인 추측에서 근거한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으며 증언의 신빙성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남 변호사는 다수 질문에 "그렇게 들어서 그런 줄 알고 있었다"라고 답했다.

측근들 위협당하자... 김만배, 극단 선택 시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11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 법원 나서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 11월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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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13일 김만배씨의 재산 은닉에 관여한 조력자로 알려진 화천대유 공동대표 이한성씨,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 최우향씨 등을 체포했다. 15일 검찰은 이들에 대해 체포 이틀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압수수색은 이씨와 최씨의 주거지 및 화천대유 사무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정아무개 변호사 사무실 등 10여 곳도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씨와 최씨가 김씨 지시로 대장동 사업 이익을 수표로 인출해 보관하거나 허위 회계처리를 해 차명으로 부동산을 매수하는 등 260억 원 상당을 은닉했다고 보고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한성씨는 성균관대 동문인 김씨의 부탁을 받고 화천대유에 합류해 2018년 화천대유 감사, 2019년 1월 천화동인 1호 사내이사를 지냈다. 지난해 9월부터는 화천대유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으로도 근무했다.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 그룹 부회장 최우향씨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0년 쌍방울을 인수하는 과정에 참여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2013년 쌍방울 대표를 거쳐 그룹 부회장까지 올랐다. 두 사람은 수차례에 걸쳐 금전거래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는 김씨로부터 세 차례에 걸쳐 80억 원을 빌렸고, 검찰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가을에도 30억 원을 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검찰이 대장동 불법 수익 환수를 위해 김씨 주변 인물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욱 변호사나 유동규 전 본부장과 달리 최근 공판 과정에서 김만배씨가 계속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김씨 측근에 대한 검찰의 최근 대대적 수사가 김씨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일보>와 <한겨레> 등 보도에 따르면 최근 김씨는 주변에 "검찰이 자꾸 뭘 만들어 내라고 압박한다. 허위진술을 하든지, 내가 사라지든지 해야겠다", "뭔가를 진술해야 할 거 같다. 그게 두렵다" 등 토로를 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씨 측근을 체포한 것에 대해 "김씨에게 사법절차가 다 끝나면 알거지를 만들어주겠다는 시그널"이라고 주장했다. 

"정진상, 김용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동지라고 검찰이 생각하기 때문에 제일 약한 고리인 김만배를 돌파하려고 할 것이다. 김만배가 지금 버티고 있는 이유는 형을 살고 나오더라도 수천억에 달하는 돈이 있기 때문인데, 검찰은 '당신 사법 절차가 다 끝나면 땡전 한 푼 안 남게 해주겠다. 그럼 어떡할래'라고 하는 것이다."

태그:#김만배, #대장동, #극단, #조응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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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팀 취재기자. 오늘도 애국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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