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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광역시도별로 인구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 분석해보면, 서울은 1인당 교통부문 온실가스를 연간 0.876톤을, 서울 외 지역은 2.14톤을 배출한다. 지역 주민이 서울 주민과 비교해 교통부문 온실가스를 1인당 연평균 3배 더 배출한다(관련 기사: 교통 온실가스 줄이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이 수치에는 지역의 대중교통 인프라 부족으로 승용차가 생활 전반을 지배하는 지방의 현실이 반영되어 있다. 지역 간 불평등한 대중교통 환경을 빼놓고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 제로를 이야기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을 최일선에서 겪는 지역 주민은 그 누구보다도 대중교통의 필요성을 절박하게 느끼고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환경정의는 지역 당사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옥천 주민의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옥천 대중교통의 점수' 묻자... "50점, 차도 없고 배차시간도 길어서" 
 
인터뷰에 응하는 김은하 청소년참여위원장의 모습
▲ 김은하 청소년 참여위원장 인터뷰에 응하는 김은하 청소년참여위원장의 모습
ⓒ 김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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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점이요."   

대학생인 김은하 옥천군 청소년참여운영위원회장은 학업으로 주로 청주와 옥천을 왕래한다. 그 역시 옥천과 청주를 왕래하는 대중교통이 불편하다고 말했다.

옥천에서 청주 가는 버스는 일일 4회, 3시간 간격이다. 오전 10시 45분에 출발해, 오후 1시 40분, 4시 50분, 6시 50분 운행이 전부다. 청주에서 옥천으로 오는 버스 역시 4대 밖에 없고, 그마저도 옥천→청주 행 버스보다 더 빨리 끊긴다. 오전 7시 10분에 출발해, 7시 30분, 오후 1시 40분, 3시 20분에 운행이 종료된다. 배차 간격과 시간도 일정하지 않다.

기차를 이용하려 해도 하루 2번 왕래하는 직통편과 하루 5번, 대전과 조치원을 거쳐 왕래하는 환승편 총 7편이 끝이다. 직통편과 환승편 모두 3시간 배차간격에 막차 시간이 저녁 7~8시면 끝난다. 통학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청주와 옥천까지는 38km, 아무리 멀어도 1시간 거리다. 비슷한 거리인 서울과 수원(34km)을 왕래하는 대중교통이 대부분 밤 11시가 막차이고, 배차간격이 10~20분인 점과 비교했을 때, 비수도권인 옥천에 거주하는 김은하 위원장의 선택지는 수도권 청년보다 많지 않다. 강의시간에 맞춰 통학이 거의 불가능해 기숙사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옥천군 관외 이동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옥천군 내 이동도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다.

"청주는 버스 전자 안내판이라든지 저상버스 도입이 되어 있는데 옥천의 경우에는 저상버스가 대전을 왕래하는 버스 말고는 없고, 버스 전자 안내판도 읍내 위주로만 설치되어 있어 정작 필요한 시골 쪽(면단위)으로는 거의 없어 (이용하기) 많이 불편합니다."

김은하 위원장은 옥천읍에 살기 전 청산면에 살았던 경험을 예로 들었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과 청산면 사이는 자가용을 35분이 걸린다.
▲ 옥천군 옥천읍과 청산면까지 거리. 충북 옥천군 옥천읍과 청산면 사이는 자가용을 35분이 걸린다.
ⓒ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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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옥천읍에 살기 전에 청산면이라고 하는 지역에서 좀 오래 살았어요. 면 단위 안에서도 '리'인 마을들이 있잖아요. 거기서 살았는데 버스가 (하루에) 두세 개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놀 수도 없고 굉장히 불편했어요. 그리고 다른 면 단위 간 거리가 상당히 멀어요. 도보로는 힘들고 버스나 이런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으면 이동이 쉽지는 않아요."

김은하 청소년 참여위원장은 다른 청소년들이 겪었던 사례도 언급했다.

"옥천읍에 살아도 청산면에 소재한 학교로 배정된 청소년들이 있어요. 그 친구들은 아침에 버스가 오전 6시 10분, 6시 30분만 있으니까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등교해야 하는 거예요."

그는 옥천의 대중교통을 50점이라고 대답했다.

"(100점에서) 한 50점 정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데요, 일단 버스기사님들이나 군에서도 군민들이 이동하기 편하게 노력을 해 주시는 건 알고 있어요. 그래도 앞에 말씀드린 (긴 배차시간, 빠른 막차, 적은 저상버스 등) 부분들은 정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50점 정도 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조명숙님의 모습.
▲ 조명숙님(77세) 인터뷰에 응해주신 조명숙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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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세 시니어 기자의 답변 "60점, 젊은이들은 모를 경사길 때문"

옥천읍에 사는 홍순자 시니어 기자(81세)와 동이면에 사시는 조명숙 기자님(77세)의 집은 경사져있다. 집 앞에 버스정류장도 없다.

"젊은이들은 몰라요. 나이 먹은 사람들은 병원을 갈래도 올라오는 게 힘들어서 못 가요. 올 때가 더 힘든 게 여기는 경사길이잖아요. 가방 끌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 여름에는 숨이 콱콱 막히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에는 거진 퇴직하고 온 연세 많은 분들이 살아요. 한 3분의 2는 노인들일 거예요.

이웃들도, 나도 시장 가고 짐을 들고 올라오면 너무 힘들어요. 짐을 끌고 와야 하니까 여기까지 그걸 못 사 갖고 오는 거야. 올라올 때 경사가 심해서 중간중간에 쉬어야죠. 앉을 데도 없어서 그냥 길가에 앉아요. 여름에는 그늘도 없어요. 빈 몸도 땀이 나는데, 짐까지 드니 숨 쉬기도 힘들어요." (홍순자, 81세)


"읍에 가면 뭐 병원에도 자주 가고, 또 복지관에 가서 이런저런 프로그램 이용해가지고 배우기도 하고, 솜씨 자랑도 하고 그래요. 저 밑에 동네하고 옆 동네는 차가 많이 들어와요. 그래서 거기까지 걸어가야 하고 올 때도 걸어 올라와야 하는데 시간이 한 20분 이상 걸려요. 여름에는 허리가 자꾸 더 구부러지고 너무 힘들어요." (조명숙, 77세)

홍순자 기자님은 결국 짐을 들고 경사진 길을 오르기보다 마트에서 물건을 배달시키는 것을 선택했다.

"장날에 가야 물건이 싸요. 물건도 싱싱하고. 그런데도 짐을 끌고 와야 하니까 여기까지 그걸 못 사서 오는 거야." (홍순자, 81세)

짐을 이고 지고 올라올 수 없어 할 수 없이 마트 가서 가격 맞춰 주문하고 택배로 받는다. 장날에 1~2만원이면 장보기 충분한데, 마트에 배달하기 위해서는 5만 원 이상 구매해야 한다. 버스 정류장에서 걸어 올라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홍순자 기자님 혼자만이 아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이 제발 버스 오면 좋겠다고 할 때면 기자님은 속이 상한다.

조명숙 기자님은 경사진 길을 30분 남짓 걸어 올라갈 수 없어 남편에게 도움을 청한다.

"남편이 데리러 오기도 해요. 또 농사일하는 데 전화하기도 미안해서 그냥 걸어올 때도 있고요. 데리러 와 달라 부탁할 적에는 (미안해서) 막 혀가 꼬부라져요." (조명숙, 77세)

이동이 어려워질수록 장 보는 일뿐만 아니라 좋아했던 것들을 점점 포기해야 했다.

"여기서 한우촌이 가까워요. 로컬푸드 매장도 거기 있어요. 엄청 신선한 제품이 거기 나오거든요. 근데 사고 싶어도 못 들고 오니까, 못 사요. 수영장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해요. 왜냐하면 이게 마을 끝에서 끝이라 (수영장을) 다니던 사람도 자기 차로 다니다가 지금은 차가 없어서 못 가는 거야. 왜냐면 이제 나이가 들어서 차를 없앴거든. 그리고 평생학습원도 그렇지, 나도 그전에 다녔어요. 한 번씩 가면은 참 대화도 잘하고, 친절해요. 그런데 너무 머니까 갔다 올 게 걱정돼서, 지금은 전혀 못가요." (홍순자, 81세)

가끔 버스를 이용할 때도 어려움은 있었다. 버스 계단을 오를때는 혼자서는 타고 내리기가 힘들었다. 홍순자 기자님은 혼자 타기가 어려워 남편이 뒤에서 밀고 앞에서 끌어 겨우 버스에 올라갔던 경험을 말했다.

"옥천 버스는 계단이 있어서 타기가 또 힘들어요. 한번은 남편이 나를 끌어주는 걸 깜빡한 거야. 그래서 내가 못 올라갔더니 다른 승객이 이렇게 엉덩이를 이렇게 밀어주고, 아빠(남편)가 저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버스 앞으로 나와서 끌어요. 팔 힘이 없으면 끌어줘도 못 올라가, 양쪽을 붙들고 올라가야 되거든요." (홍순자, 81세)

조명숙 기자님은 거동이 어려운 이웃들이 버스를 오르고 내리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목격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그래도 저는 시골 노인치고는 젊은 층인데, 더 연세가 있으신 분들은 지팡이를 짚고, 또 어떤 분들은 휠체어는 아니더라도 기구를 이용해 타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은 출입문이 너무 높아서 힘들어하실 때가 있어요. 이렇게 노인 양반들이 (버스를) 타서 '아이고, 아이고, 아이고' 하실 때 보면 정말 가슴이 아파요. 문턱이 좀 더 낮고 조금 더 넓었으면 좋겠어요." (조명숙, 77세)

버스를 타고 당황스러웠던 경험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면에는 노선과 시간표가 표시된 버스 안내판이 아예 없어 버스가 언제 오는지, 어디를 거쳐 가는지 알지 못해 헤매거나, 배차간격이 길어 할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집에 오기도 했다.

홍순자 기자님은 옥천의 대중교통에 점수를 100점 만점에 '60점'이라고 말했다.

"옥천의 대중교통의 점수? 100점 만점에 60점밖에 안 주고 싶어.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군에서 65세 이상 노인들한테 20만원 충전된 교통 카드를 주는 거. 그거 가지고 아무 데나 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막상 버스를 이용하려면 어려움은 있지. 우리는 (버스) 시간대를 모르고 표지판이 없어서 어디서 출발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노선을 모르니까 못 타는 거예요. 노선 표시도 잘 해주고 저상버스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인터뷰에 응해주신 하승우 이후연구소장의 모습.
▲ 하승우 이후연구소장 인터뷰에 응해주신 하승우 이후연구소장의 모습.
ⓒ 하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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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점 주고 싶다"... 운행시간은 짧아지고, 노선은 줄고

하승우 이후연구소장은 운전면허가 없는 50대의 남성으로 옥천읍에서 살고 있다. 읍내에서는 30분이면 다 걸어서 다닐 수 있어 큰 불편을 느끼지 못하지만, 읍을 벗어나 서울이나 면내로 나가야 할 때는 일정을 배차시간에 맞춰야 한다.

"평소엔 괜찮아도 가령 급한 일이 생겼거나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병원에 급하게 가야 할 때는 많이 불편하죠."
  
옥천과 서울을 왕래하는 무궁화 열차 노선은 점점 더 사라지고 있다.

"(무궁화 노선이 조금씩) 줄죠. 예전에 하루에 20번 운행했다면 지금은 14번 정도거든요. 그래서 되게 많이 줄긴 했죠. 근데 시간대가 가령 사람들이 거의 안 타는 낮 시간대에 운행한다든지, 그니까 아침, 저녁 사람들이 유동성이 높은 시간대, 실제로 많이 타는 시간대에 배치하거나 환승이 좋은 시간대에 배치가 되어야 되는데 지금은 그런 시간대에는 안 서거든요. 그런 식으로 줄여나가는 거죠."

코로나 뒤 줄어든 버스 및 노선, 지금도 그대로 
 
옥천역에 정차한 무궁화열차. 무궁화 열차 노선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 옥천역 무궁화열차 옥천역에 정차한 무궁화열차. 무궁화 열차 노선은 점점 축소되고 있다.
ⓒ 환경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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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감축된 버스노선 또한 회복되지 않았다.

"요즘은 버스가 계속 감차 분위기고 그러니까 운행 대수도 있지만 노선이 갈수록 짧아져요. 면에 들어가도 좀 깊숙이 들어가면 좀 나을 텐데 승객이 없다는 이유로 버스노선을 축소하니까 사실 주민들은 많이 불편하신 거죠. 코로나 이후로 줄어든 버스 노선은 다시 늘지 않았어요. 다 줄었고 청주 가는 버스도 원래 제가 이사 왔을 때 하루에 대략 20대가량이 있었거든요. 지금 하루에 6대 정도 운행하나? 오히려 버스 업체들이 코로나를 빌미로 대대적으로 노선을 축소했어요. 그러니까 주민들은 자동차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대중교통의 불편함은 면허가 없거나 운전을 하지 못하는 여성 노인과 청소년의 일상에 더 영향을 미쳤다.

"병원 같은 데 가보면 할머니들이 확실하게, 면허가 없으시고 차도 없으시니까 대중교통을 가장 많이 이용하시는 데 늘 하시는 말씀이 되게 불편하다고 하세요. 어쨌든 기차와 버스 시간이 들쭉날쭉하니까요. 가령 오일장 설 때 나오셨다가 들어가셔야 하는데 시간을 못 맞추면 자가용이 있으신 분한테 계속 의지해야 하거든요. 조금 더 있고 싶은데, 어쩔 수 없이 들어가셔야 한다고. 그런 거 보면 굉장히 불편하고, 다른 마을에 사는 지인들도 만나시기도 어려워요. 그래서 인간관계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 얘기 많이 하시죠.

또 면허를 가진 사람 전체 통계를 봐도 남성이 여성보다 500만 명 정도 많은 것 같고요. 농촌 같은 경우에도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제 여성 고령자층이 어쨌든 확실히 자가용을 이용하는 비중이 낮은 것 같고요. 그러면 결국 그 계층은 이동할 때 버스를 탈 수밖에 없고 실제로 여기 버스정류장 가보시면 버스 이용하시는 분들 5명 중에 3~4명은 다 여성들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한국은 주로 남성들이 이제 자가용을 몰고 여성들은 동승해서 움직이고. 그러다 보니까 동선이 주로 남성들 중심으로 짜지게 되죠. 이게 청소년들도 학교 마치고 친구들이랑 조금 더 있고 싶은데 7시 반이면 버스가 다 끊기니까요. 또 어쩔 수 없이 들어가야 하거나 누구한테 부탁해서 (차를) 얻어 타고 가야 하는 게 불편하죠."


하승우 이후연구소장은 옥천의 대중교통에 30점을 주었다.

"저는 30점 정도? 아무래도 마을 순환버스도 없다 보니까 마을끼리 교류가 잘 안돼요. 뭐든지 읍으로 연결되고. 주민들이 제일 불편해하시죠."

종합하자면, 지역의 주민들은 군 내외 할 것 없이 간격이 길고 실제 이용 시간대와 맞지 않은 배차시간, 짧은 버스 노선, 노선도와 시간표 안내가 없는 버스 정류장, 계단이 높은 차량 등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으며 면허가 없거나 운전을 못 하는 여성 노인, 청소년들에게 더 영향을 미쳤다. 여성 노인과 청소년들은 실제로 비용과 시간을 더 지출하고 사회적 교류가 줄어들며 문화생활을 즐기지 못하는 등 일상의 제약을 경험했다. 

'자가용 없이는 살기 어려운 지방의 현실', 아시나요

송윤섭 군의원은 '자가용 없이는 살기 어려운 지방의 현실'을 꼬집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진짜 내가 필요할 때 바로바로 군내를 출입할 수도 없고 병원에 가거나 다급한 일이 생겼을 때는 더더욱이나 어려운 상황이에요. 또 마을에서 면 소재지까지 출입하는 일도 만만치가 않고요. 농촌에서 살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빨리 내 자가용을 확보해야 되겠구나, 시골에서는 자가용 없이는 살기가 진짜 어렵다.' 이게 현실이에요. 운전하는 사람들도 짧은 거리를 이동할 때도 당연히 차를 타게 돼요. 집에서 마을 회관을 가거나, 마을 안으로 마실 가는 정도도 차를 타게 되죠. 차로 움직이면 5분 안에 움직일 수 있는 건데 도보를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면 불편하고, 시간이 두세 배 소요되기도 하니까요.

여유가 있어야 자전거를 탄다거나 도보를 이용하는 시도가 가능할 것 같은데요. 면 단위에서의 농촌 생활조차도 그렇게 여유롭지 못하니까요."


송윤섭 의원처럼 불편한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선택한 주민들도 있겠지만 옥천에는 여전히 여성 노인뿐만 아니라 면허가 없거나 운전을 못 하는 주민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도 주민들의 호소에도 대중교통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 것일까? 하승우 이후연구소장과 송윤섭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버스나 택시 업계 등) 이해관계를 풀기 쉽지 않아요. 그리고 스피커가 큰 주민들은 면허가 있는 분들이 많고, 그분들은 자가용을 이용하면 되니까요. 사실 가장 불편함을 느끼는 분들은 면허가 없거나 자가용이 없는 사람들이죠.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버스 회사들은 자꾸 이제 운행 횟수를 줄이고 싶어 했던 것 같고요. 코로나19가 거기에 좋은 명분을 제공한 것 같고, 코로나가 괜찮아지니까 대중교통도 회복돼야 하는데 운송사들은 이 핑계 대고 잘 안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결국 지방정부가 조금 더 많은 지원금을 달라 이런 건데 또 지방 정부는 이미 시민들은 다 자가용을 샀는데 굳이 버스회사에 우리가 지원금을 더 많이 줘야 되나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제 줄어든 게 다시 회복될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이고 결국은 다 그냥 차를 사서 알아서 이동하는 형태로 가지 않을까 싶어요." (하승우 이후연구소장)


"옥천버스라고 하는 대중교통 수단의 운송업체가 실제로 개인 회사다 보니까 교통 약자들의 불편한 사안들을 해소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거잖아요. 오지 노선이 만들어지거나 주민들의 요구 사항을 해결해 주는 순간, 군에서 보조금이 집행돼야 운행을 해요. 공공의 보조금은 점점 늘어나고 실제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는 교통약자들의 불만은 지금도 해소되지 못하게 되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아요." (송윤섭 군의원)

그런데도 하승우 이후연구소장은 대중교통은 '기본적인 권리'이기에 주민들에게 갖는 의미가 크다고 말한다.

"이동권은 기본적인 권리라고 생각하거든요. 누구라도 누릴 수 있어야 하는 권리예요. 그런데 지금 사실은 자가용을 몰지 못하면 저처럼 면허가 없는 사람이나 다른 이유 때문에 자가용을 몰지 못하는 분들은 대중교통 시간에 자기를 맞추지 않으면 이동하기가 되게 불편해졌어요. 마치 개인들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처럼 계속 만들고 있지 않은가, 싶은 거죠. 그러니까 지방 정부가 보장해줘야 하는 시민의 권리가 아니라 그냥 능력에 따라서 자가용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은 이동하고 그렇지 못 한 사람들은 이동을 못 하는 사회로 가는 게 바람직한 일일까요?"

앞서 말했듯 불평등한 대중교통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것은 면허를 딸 수 없거나 운전하지 못하는 청소년, 어르신들이다. 그들이 겪는 일상의 제약은 그들의 선택으로 발생한 일이 아니다. 이동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환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정부와 사회로부터 기본적으로 보장받아야 할 권리 자체가 침해받게 된다. 지역의 대중교통 격차를 줄이는 것은 교통부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의 평등한 삶을 위한 일이다. 

덧붙이는 글 | 환경정의 홈페이지에도 게시됩니다. '옥천 사례로 알아본 1억톤 온실가스의 역설' 기사는 다음 3번째 '도로 위 온실가스 감축, 대안을 찾는 시민들' 기사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태그:#환경정의, #대중교통, #지역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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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과 여성, 어린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나타나는 환경불평등문제를 다룹니다. 더불어 국가간 인종간 환경불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정의(justice)의 시각에서 환경문제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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