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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생활공동체는 생활 기반으로 함께 돕고 배우고 나누는 일상을 추구하는 모임입니다. 쓰레기를 줄이는 삶을 살기 위해 오래전부터 경험이나 지식, 시간 등 다양한 것을 공유하고 나누어왔습니다.

달리 말하자면 삶에 녹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여러 가지 활동으로 사부작사부작할 수 있는 만큼 내 삶의 변화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단체입니다.

많은 활동과 실천이 있지만 특히 수년째 진행하고 있는 복지관 반찬 나눔입니다. 매달 새로운 분들이 반찬을 만들러 올 때 여유로운 양념이나 주재료를 가지고 와서 나눔을 실천합니다.

그럴 때마다 탄생하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맛있고 귀한 반찬은 만드는 사람들에게, 보는 사람들에게, 받는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선물하곤 합니다. 이때 나누어지는 건 반찬이나 재료, 음식 솜씨, 시간만이 아닙니다. 이야기 보따리, 웃음과 지혜와 보람과 행복까지 나누게 되니까요.

최근에 있었던 색다른 실천 한 가지를 자랑해볼까요? 먹을거리, 생활용품, 옷, 소소한 물건들이 부족한 게 없고 귀한 게 없는 요즘, 이우생활공동체 회원들과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보내면 재미나고 의미 있을까 고민하다가 '다시 쓴 데이' 밴드 나눔장터를 열었습니다.

다시 쓴 데이란 다른 이에게는 애물단지, 나에게는 꿀단지인 먹을거리 나눔, 물품 나눔, 재능 나눔 등을 통해 자원 순환을 하는 것이지요. 사투리 어감을 넣어 다시 쓰는 날이라는 의미까지 더한 기발한 이름도 관심을 끄는 데 한몫 했죠. 게다가 가능한 만큼 많은 것을 공유하고, 잘 비우고, 잘 나누는 삶을 지향하는 회원들이라서 예상보다 반응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자원 순환을 하기 위해 회원 등이 ‘다시 쓴 데이’ 나눔장터에 내놓은 물건들.
 자원 순환을 하기 위해 회원 등이 ‘다시 쓴 데이’ 나눔장터에 내놓은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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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진행한 밴드 나눔장터에서 나눔 글쓰기는 70건을 넘었고, 나눔 물품은 수백 가지였고, 참여 인원은 400명이 넘었습니다. 살림을 살피고 정리해서 친환경적으로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살림터에 가지고 오는 분, 필요하다고 찾으러 오는 분, 모두 흐뭇하고 마음이 따뜻해 보였습니다.

정성스럽게 만든 반찬 나눔으로 시작해서 텃밭에서 수확한 생산물 나눔, 기발하고 재미난 재능 나눔(예 타로로 상담해주기), 크기가 작아서 또는 커서 못 입고 모셔둔 옷들,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 등 흥미롭고 유용한 아이템들이 하나씩 하나씩 올라올 때마다 '아!' 하는 탄성이, '참 좋다!' 하는 감탄의 미소가 밴드 너머까지 전달되는 듯했습니다.

다시 쓴 데이 나눔장터는 집에 가지고 있는 많은 자원이 공유되고 순환되면 덜 소비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경험을 다시 한번 하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안 쓰는 물건만 나눈 것이 아닙니다. 내가 가진 어떤 것이 누군가에게 가서 소중하게 쓰일 것을 상상하며 내게 있는 좋은 걸 잘 골라 내어놓았던 것입니다. 나눔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일상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온갖 나눔의 아이템이 우리 삶을 더 소중하게 만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은 또 무엇을 나눌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생활공동체가 있어 좋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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