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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추진은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 김기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여성 군사기본교육은)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가 없는 비현실적인 제안으로,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다." -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국민의힘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두 의원이 공개적으로 맞붙었다. 김기현 의원이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를 내걸자, 몇 시간 뒤 윤상현 의원이 이를 반박하고 나섰다.

[김기현] "여성, 2박 3일 입소훈련으로 생존훈련 실시해야"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일어나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합참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일어나서 발언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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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의원은 18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의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추진은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을 지키기 위한 '생존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글 제목엔 이 정책 추진을 '생명벨트'에 빗댔다. 이는 전날(17일)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추진을 "자강의 시작"이라고 했던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메시지였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처참하게 희생당하는 모습이 남의 나라 이야기 같아 보이지 않는다"라며 "북한이 연일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 또한 대수롭지 않게 여길만한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특히 "행여 북한의 공격으로 방사능이 퍼지거나, 생화학무기로 국지전이 벌어졌을 경우 대피방법은 무엇이고, 방독면은 어디 있고 어떻게 착용하는지, 위급 상황시 총기류는 어떻게 다루고 관리해야 하는지 이런 기본적인 생존법을 남의 손에 맡겨 해주기만을 기다린대서야 나와 내 가족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겠느냐?"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이어 "전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핵 깡패' 김정은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안보 상황은 연일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우리 군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남성 중심의 병력자원 부족을 해소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라고도 진단했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는 전쟁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희생에 가장 취약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다시 한번 똑똑히 봤다"면서 "이런 상황을 대비해 최소한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만이라도 위기상황에서 지켜내기 위한 기본훈련은 '생존배낭'과도 같은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김 의원은 "여성 징집문제는 다양한 논쟁이 진행 중이지만, 그 이전에라도 우선 시급하고 실현가능한 일부터 해야 한다"라며 "기존의 군필 남성 중심의 예비군 및 민방위 훈련의 대상을 특정 연령대에 도달한 여성으로 확대해, 출퇴근 방식이나 2박 3일 정도의 입소 훈련방식으로 기본적인 응급조치, 화생방·방사능 대응방법, 총기류 관리법, 포격 시 대응 요령 등 유사시를 대비한 생존훈련을 실시해야 한다"라고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윤상현] "비현실적 제안, 더 큰 갈등을 초래하는 계기"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토론회 - 동의없는 녹음, 이대로 좋은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토론회 - 동의없는 녹음, 이대로 좋은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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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의원의 이같은 메시지를 두고 여론이 들끓자, 윤상현 의원은 같은 날 오후 "이는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가 없는 비현실적인 제안으로, 병역문제에 대한 사회적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먼저, 현재의 의무병제로 인한 남녀간 평등논쟁은 여성의 병역의무 수행이 아니라 다른 차원에서 해결돼야 할 것"이라며 "남성의 병역의무를 포함해 여성들의 사회봉사시설 또는 기타 공익목적 프로그램 참여에 대한 '사회기여 가산점제' 등을 검토하는 것도 불평등 해결 방안의 하나"라고 제안했다. "병력자원 부족 문제는 적정 병력의 재산정, 부대구조 개편, 혹은 민간 지원인력의 확대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한 "여성의 군사교육 문제는 현재 군 당국 교육시설 등 사정으로 볼 때 당장 시행하기 어려운 현실도 고려해야 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북한 핵 위협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점증하는 안보불안 여건, 병역의무에 대한 양성평등 문제와 한국 여성들이 처한 결혼·출산·육아 등의 상황과 환경 등을 포괄적으로 고려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정책이든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가 없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더 큰 갈등을 초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며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 문제, 병역의무에 대한 양성 평등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모병제 전환 가능성 검토 등 병역제도 전반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반복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된 이후, 국민의힘의 시곗바늘은 빠르게 조기 전당대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 시점이 구체적으로 잡히지는 않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당권주자들 사이 설전도 점차 격렬해지는 모양새다. 이들의 논쟁 주제도 '북한' '전술핵' '안보' 등 전통적인 보수 정당의 의제에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전당대회를 앞두고 개인의 존재감 알리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태그:#김기현, #윤상현, #국민의힘, #여성군사기본교육,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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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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