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동검항에서 바라본 일출, 멀리 보이는 섬은 영종도
 동검항에서 바라본 일출, 멀리 보이는 섬은 영종도
ⓒ 아이-뷰

관련사진보기

 
아이-뷰 바로가기 (https://enews.incheon.go.kr/)

어떤 여행은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장면을 선사한다. 그 장면은 오래도록 뇌리 속에 마치 선명한 사진처럼 남는다. 우린 그것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고이 간직한다. 가을 황금빛 강화섬이 그렇다.

수확을 앞둔 황금들녘과 붉은 노을을 가득 품은 바다는 세상 모든 근심 걱정을 내려놓게 할만큼 매혹적이다. 일년에 단 며칠 뿐이다. 지금 인천 강화섬으로 떠나보자. 이번 기사에선 가을 강화섬을 만끽하기 좋은 세 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섬의 끝에서 하루의 시작과 끝을 외치다, 동검도
 
동검도 해안가 트레킹, 물때를 잘 맞춰야 걸을 수 있다.
 동검도 해안가 트레킹, 물때를 잘 맞춰야 걸을 수 있다.
ⓒ 아이-뷰

관련사진보기

 
강화섬은 일몰이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도 아침 해 뜨는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섬속의 섬, 동검도다. 동검도는 과거에 서검도와 함께 한강으로 들어오는 국내외 배들을 관리하고 조사하던 해상 검문소였다. 1985년 본섬과 이어지는 제방도로가 생기면서 지금은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곳이 됐다.

동검도는 해안선 전체 길이가 7km가 채 되지 않을 만큼 작은 섬이다. 별도의 도보여행 코스가 있지는 않지만 섬의 3/4은 도로가 잘 닦여 있고 그 외 지역은 해안선을 따라 걸을 수 있어 반나절 정도만 투자하면 섬 한 바퀴를 둘러볼 수 있다. 단 해안선 일부는 썰물에만 걸을 수 있는 만큼 미리 물때를 잘 확인해야 한다.

동검도 여행을 계획한다면 최소 하루는 투자하는 걸 추천한다. 우선 아침 일출이 장관이다. 동검항이 대표적인 조망지다. 멀리 영종도가 시야에 들어오고 분주히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배경삼아 보는 일출은 도시의 활기찬 느낌을 선사한다. 동해의 일출과는 사뭇 다른 감각이다.

일출을 본 뒤 물때에 맞춰 섬을 한 바퀴 걷는 걸 추천한다. 단 도보여행 경험이 많지 않거나 체력이 약하다면 해안가 트레킹은 권하지 않는다.

가을철 풍경이 좋은데 갯벌을 따라 핀 울긋불긋 칠면초와 섬 곳곳에 난 갈대밭 풍경이 멋지다. 도로를 따라 섬 안쪽으로 들어오면 작은 극장이 나온다. 'DRFA365 예술극장'이다. 국내에 상영된 적 없는 예술영화를 엄선해 매일 다른 작품을 상영한다.

인상적인 것은 영화뿐 아니라 식사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인 3만 원 식사패키지를 예약하면 예술 영화 한 편과 맛있는 식사 한끼를 함께할 수 있다. 가을 감성에 맞는 영화 한 편을 만나보는 것도 좋다. 홈페이지(https://drfa.co.kr/)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동검도 작은 성당 채플
 동검도 작은 성당 채플
ⓒ 아이-뷰

관련사진보기

 
최근에 문을 연 작은 성당 역시 동검도 가을 여행 필수코스다. 스테인드글라스 작가이기도 한 조광호 신부가 올봄 문을 연 '채플'(길상면 동검리 235 채플갤러리)은 바다와 하늘, 산을 품은 작지만 큰 성당이다. 특히 해질녘 성당의 창을 통해 보는 풍경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마음이 부자 되는 힐링명소, 계룡돈대
 
룡돈대의 모습, 돈대에서 바라본 풍경
 룡돈대의 모습, 돈대에서 바라본 풍경
ⓒ 아이-뷰

관련사진보기

 
강화섬은 예로부터 중요한 군사 요충지였다. 조선시대에 쌓은 53개의 돈대는 지금도 굳건한 당시의 의지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일찍 적을 발견하고 안전하게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던 돈대들은 지금에 와선 강화섬에서 가장 멋진 전망대를 자처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계룡돈대(내가면 황청리 281)는 단연코 으뜸이다. 30m×20m의 직사각형 모양의 반듯한 돈대는 야트막한 구릉에 자리하고 있다. 돈대 정면엔 서해가, 측면과 후방엔 너른 평야가 끝없이 펼쳐진다.
 
계룡돈대 석양 모습
 계룡돈대 석양 모습
ⓒ 아이-뷰

관련사진보기

 
계룡돈대에서 바라본 평야
 계룡돈대에서 바라본 평야
ⓒ 아이-뷰

관련사진보기

 
계룡돈대 자체가 강화섬에 가장 서쪽에 있다보니 평소에도 일몰 풍경을 보러 오는 여행객이 많다. 계룡돈대의 풍경은 언제봐도 장관이지만 특히 황금들녘 가득한 이맘때가 일품이다. 농로를 따라 한 시간을 걸어도 끝나지 않을 만큼 너른 평야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벼 수확 직전 느즈막한 오후 돈대 주변 논길을 따라 산책을 한 뒤 해질 무렵 돈대에 오르면 휘황찬란한 색감의 풍경에 가슴이 뭉클해질 만큼 큰 감동을 받곤 한다(도보여행에 익숙하다면 창후리 선착장에서부터 농로를 따라 걷는 코스를 추천). 풍요로운 가을만이 선사할 수 있는 마음의 평화를 느껴보자. 단 가을부턴 해가 지기 시작하면 금방 어둑해지니 돌아갈 차편을 잘 확인하길 권한다.

너른 들 따라 해넘이 보러 갈까? 망실지~길정천
 
망실지에서 바라본 일몰 풍경
 망실지에서 바라본 일몰 풍경
ⓒ 아이-뷰

관련사진보기

 
밥맛 아는 사람은 잘 안다. 강화섬쌀 맛이 뛰어나다는 것을. 강화섬은 고려시대부터 대규모 간척을 통해 너른 평야지대가 만들어졌다. 끝이 다 보이지 않을 만큼 너른 평야를 따라 실핏줄 같은 농로가 반듯하게 잘 형성돼있기 때문에 길눈이 밝은 사람은 일반 도로보다 농로를 애용하기도 한다. 평야에 물을 대기 위해 섬 곳곳에 크고 작은 저수지와 수로가 잘 형성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터.

망실지(양도면 길정리 1011)는 북쪽의 길정저수지에서 시작해 길정천을 따라 선두4리 바다로 이어지는 큰 물길을 담는 중간 저수지 역할을 하고 있다. 옛 사람들은 이곳을 너뻘방죽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은 주로 손맛을 즐기려는 강태공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하지만 9~10월 벼 수확철이 되면 이곳은 환상적인 일몰을 볼 수 있는 명소로 변한다. 곧은 물길을 따라 끝없이 펼쳐지는 논길 너머에 불그스름한 석양이 장관을 이루기 때문이다. 바다가 보이진 않지만 논 한가운데서 마주하는 일몰은 묘한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망실지에서 길정천을 따라 이어지는 농로를 걷는 데만 족히 한 시간은 잡아야 하니 편안한 운동화를 챙기는 것을 권한다. 걷는 걸 좋아한다면 정화정미소 부근부터 시작하면 된다. 길정천 하류까지 편도 2시간 정도 걸린다. 인근에 카페 다루지가 있어 잠시 숨돌리기도 좋다. 차량이 있다면 동막해변, 마니산으로 이어지는 길과 합류하기에도 좋으니 꼭 들려보길 권한다.

글· 사진 안병일 강화 책방시점 대표, 자유기고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태그:#인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는 시민의 알권리와 다양한 정보제공을 위해 발행하며 시민을 대표해서 객원·시민기자들이 콘텐츠 발굴과 신문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제작된 신문은 뉴스레터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