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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長村(장촌)마을은 마을이 길어서라는 설도 있고, 예전에 장씨가 많이 살아 장촌마을이라고 했다는 마을 이름의 유래가 전해진다.

용인시청에서 자동차로 15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마을이면서도 산촌에 가까운 농촌마을로 용인 속의 강원도라 할 정도로 경관이 좋은 마을이다.

2017년 경기 농촌 현장 포럼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마을공동체나 마을공동체 사업에 대한 인식과 생각을 하는 계기가 이때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마을 일에 봉사하면서 그저 묵묵히 마을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던 인식에서 깨어난 계기이기도 했다. 현장 포럼 이후 마을에서 뭔가를 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의욕이 생기고 이런저런 문제를 찾아보게 되었다.

그때는 인식을 못 했지만 돌이켜보면 그것이 마을 만들기를 시작한 첫 단추였던 것 같다. 경기 농촌 현장 포럼에서 지정해준 담당 멘토와 주민들이 함께하는 현장 포럼을 5회 차까지 하면서 가장 기초적인 마을 만들기 사업에 대해 고민하고 할 일을 찾아보았다. 그렇게 시작된 마을 만들기 사업은 크고 작은 공모 사업에 선정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마을기업 장촌마을을 이끌고 있는 주민들.
 마을기업 장촌마을을 이끌고 있는 주민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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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을 꽃길 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마을 길 전체에 개복숭아 묘목 3000여 그루를 심으며 5년 후 복사꽃 축제를 해보자는 의욕적인 프로젝트가 있었다. 기존의 작은 마을회관을 마을 한복판에 있는 오래된 공장으로 이전하는 일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마을공동체 사업을 시작하고 5년이 지난 지금, 5년 전 약속대로 복사꽃 축제를 개최할 수 있는 복사꽃 마을을 만들었으며 이전한 마을회관을 리모델링하고 마을 카페로 만들었다.

이 공간은 이제 마을공동체 수익 사업을 하고 주민들이 마실방으로 사용하는 마을회관 다목적실이 되었다. 그러다가 마을기업도 만들고, 농촌 체험 휴양마을로 지정받아 마을 수익 사업과 농촌 체험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장촌마을은 성공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외부의 평을 듣고 있기도 하다. 정말로 성공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래도 여기까지 오기까지 주민들의 단합된 힘이 바탕이 되었다. 농촌 마을 고령의 주민들은 믿고 따라주었으며, 제안하는 사업에 대해 한 번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묵묵히 믿고 따라와 주었다. 너무나 고마웠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어찌 좋은 일만 있으랴? 때론 임원들끼리 의견이 안 맞아 충돌이 일 때도 있었고, 하는 일이 힘이 드니 참석률이 저조할 때도 있는 등 여러 어려운 일이 많았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일을 했고, 지금은 책임감으로 일을 하게 된다.

그러나 마을공동체 사업을 시작하고 5년이 지난 지금의 장촌마을은 변화하고 있다. 마을 만들기 사업의 처음 의도는 주민 간에 부족한 부분을, 소통하는 마을로 만들어보자는 것이었다.

아마도 우리 마을만이 아닌 모든 마을이 그러하겠지만 각자 자신들만의 개성으로 살아가다 보니 많은 주민이 마을과 상관없이 나만의 생활을 하고 있다. 마을 사업을 하면서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서로 왕래하다 보니 많은 개선이 있었으나 아직도 많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일까를 생각해본다. 주민이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것일 것이다. 그러니 복지마을을 생각하게 된다. 그 일환으로 어르신 복지를 생각하게 되었으며, 어르신 공동식사를 하기로 하고 실천하고 있다.

비록 어르신들이 점심 식사 한 끼 드시는 일이지만 마을회관에 모여 이웃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에 너무 행복해하신다. 어르신들은 끼니 거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이웃들과 만나 담소하고 웃으며 드시는 식사가 좋은 것이다.

마을요양원 설립이라는 중장기 계획도 하나 설정했다. 인간은 누구나 늙어갈 것이다. 요즘은 늙고 힘이 없어지면 내 의지의 여부를 떠나 요양원으로 간다. 누가 보내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래서 늙고 힘이 없을 때 내가 살던 마을에서 끝까지 아름다운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되었다. 이에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실천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요즘 장촌마을은 행복마을 만들기 콘테스트 준비로 바쁘다. 9월에 있을 농촌 체험 휴양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이며, 경기도 대표로 선정돼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다. 마을 사업에 대한 발표 준비를 하고 주민들은 퍼포먼스를 연습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진정 주민이 행복한, 공동체의 행복을 생산하는 행복한 장촌마을을 꿈꾼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마을기업 장촌마을 대표입니다.


태그:#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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