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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업성취도평가 전수조사 논란과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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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은 지난 7월 1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학업성취도 평가 전수조사(일명 일제고사)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학교교육의 성과를 점검하고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보하며, 학생 성장을 위해 개별적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그 필요성 자체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공감하는 편이다.

문제는 지난 2월, 윤 대통령이 선거운동 당시 "학업성취도와 격차 파악을 위해 주기적인 전수 학력검증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조사로 확대한 뒤, 그 결과를 지역별, 학교별 서열로 공개했다.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일부 교육청은 학생들의 성적을 조작하기까지 했었다.

교육부가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 확대방안  

7월 1일로 임기가 시작된 다수의 교육감들도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조사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6월 14일, 교육부는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확대방안"을 발표했다. 이를 살펴보면 중3, 고2 학생의 3%만 표집조사하던 종래 방식에서 초6, 중3, 고2 희망학교 학생으로 올해 확대시행할 계획이고, 2023년에는 초5, 고1이 추가된다. 2024년에는 초3부터 고2까지 거의 전학년으로 확대되는 안을 발표했다.

이번 발표 내용에 진일보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일제고사 후 지역별, 학교별 성적 순위를 공개해 심각하게 불거진 부작용을 고려해 대상을 확대하더라도 서열화는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역량 중심 문항을 반영하여 컴퓨터 기반 평가를 도입하겠다고 계획했다.
  
역량 중심 평가 문항 예시, 단 한 문항

역량 중심 평가를 목표로 했으나, 어떻게 평가하겠다는 건지 세부 계획이 불분명하다. 기존의 학업성취도평가는 지식암기 중심의 선다형, 단답형 평가였다. 이번 확대방안에 역량 중심 평가도구를 개발, 제공하겠다는 문제로 나온 예시는 단 한 문항이었다. 국가 수준의 시험은 더 많은 예시문항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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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량 중심 평가 도구를 개발, 제공하겠다고 밝힌 컴퓨터 기반 평가 문항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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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대두된 서열화 폐해를 차단하겠다고 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교육부에 자료를 요청해 서울대 입학결과로 고교 순위를 매겨 발표하는 것이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국회가 성취도 평가 결과까지도 요구다면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대책 역시 마련돼 있어야 한다. 

특히, 일부에서 끊임없이 주장하는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전수조사한다'는 논리는 무지에서 비롯된다. 이미 기초학력 보장을 위해 초1부터 고1까지 '기초학력진단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고등학생은 전국 단위 학력평가도 매년 수 차례 치르고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를 전수조사 하지 않고, 표집조사해서 학력이 저하된다는 주장은 교육선진국의 사례를 살펴 봐도 근거를 찾기 어렵다. 평가 대상을 초5·6, 중3, 고1·2까지 확대할 게 아니라, 학교 단위별 1개 학년만 평가해도 목표하는 결과값을 얻을 수 있다.

모든 학생에게 성장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려면

학업성취도 평가 전후로 문제 풀이를 더 한다고 학생의 학업 성장을 도울 수 있을까? 평가 후 학생들에게 개별적으로 피드백하는 체계가 얼마나 갖춰져 있나? 학생들이 시험 한 번 더 쳐서 점수를 알게 됐다고 성장이 일어날까? 현재 평가 방식으로 전수조사할 경우 저차원적인 기초학력을 진단할 수 있을 뿐이다.

교육선진국은 중고등학교 졸업시험 형식의 전수조사가 있다. 미국조차도 최근 표집방식으로 전환해서 국가 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에 과도한 목적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도 초중고 각 단계에서 한 학년만 택해 시험을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 수준의 평가 시스템이 적어도 퇴행하지는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