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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12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6.12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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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참패 후 새로운 지도부가 뽑히는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수습해야 하는 '우상호 호'가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우 비상대책대위원장은 당장 '분열의 위기 극복'을 강조하며 "공격적 언어를 쓰면 안 된다. '수박' 이런 단어 쓰는 분들 가만 안 두겠다"고 경고했다.

우 위원장은 1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이재명 책임론' 등을 둘러싼 계파갈등이 불거진 상황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다양한 견해는 당에 해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논쟁의 장을 풍성하게 만든다"면서도 "공격적 언어를 쓰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저는 야당 원내대표할 때도 쓸데없는 발언하는 의원들을 가만 놔두지 않았다. 조심들 하셔야 된다"며 "저는 다음에 불출마하기 때문에 누구를 의식할 필요가 없다"고 전제했다.

"전직 당대표까지 '수박'? 자기모멸 아닌가"

"'수박' 이런 단어 쓰는 분들 가만 안 두겠다. 수박이 뭔가, 수박이. ('수박'은) 겉은 민주당인데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소리다. 어떻게 같은 당 구성원을 그렇게 공격하나? 심지어 우리 당 대표를 하신 분들을 수박이라는 분들 계신데, 그건 자기모멸 아닌가. 특정 과일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 정의당이 '참외 논란'하나? (상징색이) 노란색이라고? 그런 저열한 언어는 쓰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의원들 사이에 그래서야 되겠나. 그런 것은 제가 다 반드시 공개적으로 경고하겠다."

우 위원장은 '문자폭탄'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원이든 국회의원이든 건강한 토론문화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특정 좌표를 찍어서 읽을 수조차 없도록 (한꺼번에) 500개, 1000개씩 (문자가) 들어오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조직화된 공격"이라고 말했다. 다만 "팬덤문화에 대해선 건강하게 토론해볼 생각"이라며 "평당원의 발언과 참여를 어떻게 조직할지 설계할 때가 됐다"고 했다. "분명한 건, 수박은 못 쓰게 할 것"이라고도 재차 말했다.

우 위원장은 현재 당이 "분열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하며 "대선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계파 갈등과 감정적 골을 지방선거에서도 온전히 극복 못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해결 과정에서 "인신공격, 흑색선전 등 '분열의 언어'는 엄격하게 금지시키겠다"며 "선거에 진 정당이 겸허한 평가·접근이 아니라 서로 남 탓하고 상대 계파의 책임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며 "당의 주요인사들은 더 각별히 절제의 언어를 사용해달라"고 부탁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월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9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검수완박’ 법안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수정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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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당이 위기에 처한 근본 원인은 "신뢰의 위기"다. 우 위원장은 "국민들이 민주당에 걸고 있던 기대가 많이 약화됐다. 뼈아프게 인정한다"며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는 게 첫번째 목표"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보다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먼저 했다고 비쳐진 것도 패인"이라며 "작은 민생 문제에서라도 성과를 내는 유능함을 보여줬을 때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검찰수사권 조정 역시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먼저 한 것'으로 비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20년 추진해온 검찰개혁과제로 관철하는 의미가 있었지만, 국민 눈에는 우리 당이 그것에만 몰입한 걸로 보이지 않았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국민의 평가"라고 했다. 또 이 사안 관련해서 '꼼수 탈당' 논란이 있던 민형배 의원에게 복당을 요청할 생각은 없다며 "민 의원의 헌신과 노력은 평가하지만 (법안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이 내려지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민생' 강조… "정부여당 뭐하나, 손흥민 사진 찍을 때인가"

우 위원장은 당장 화물연대 파업부터 민주당이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예시를 들었다. 그는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도저히 생활할 수 없다는 저 아우성은 가슴 아픈 얘기"라며 "그분들이 그 문제 제기를 하다보니 물류대란이 일어나서 경제와 산업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여당이 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여당이 보고 있는 태도는 되게 한심해보인다"며 "지금 손흥민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사진 찍을 때인가"라고 일갈했다.

한편 우 위원장은 "8월말 예정된 전당대회 일정 변경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선거 후 곧바로 전당대회에 돌입하기 촉박하다는 '연기론'과 관련해 "제가 지난 20년간 정치하면서 임시 전당대회, 정기 전당대회 수없이 많이 치러봤는데 시간이 짧으면 짧은 대로, 길면 긴대로 방법이 다 있다. 실무적 문제는 극복이 다 가능하다"고 받아쳤다. 다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 비대위와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구성부터 마무리짓겠다며 이날 서난이 비대위원을 추가 선임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본부장 등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화물노동자 생존권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현정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위원장, 이봉주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본부장 등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화물노동자 생존권 보호를 위한 간담회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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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우상호, #민주당, #계파갈등, #문자폭탄, #검수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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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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