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심'이 아니라 그냥 '김심'이기를 바란다." - 유승민 전 의원
"내가 (윤석열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힘있는 경기도를 위해 협조를 잘 받아내겠다." -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
오는 6월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를 두고 유승민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 간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김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친분 관계 때문에 '윤심(윤석열 당선인의 마음)'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경선 경쟁자였던 유 전 의원은 상대적으로 '윤심'이 없는 후보라는 지적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윤심' 여부가 국민의힘 지방선거 경선의 핵심 의제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김은혜] "윤심이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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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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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난 김은혜 의원은 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출마 명분에서 내가 앞선다"라고 자신했다.
김 의원은 "적어도 도지사를 하겠다면 경기도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최소한의 고민이 그동안 있었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라며 "감히 말씀드리지만, 이번 선거에 나오기 전에 김은혜에게는 경기도의 고민이 있었고, 유승민 (전) 대표는 정계 은퇴에 대한 고민이 있으셨잖느냐"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래서 이 미묘한 차이가 저는 이번 경선과 나아가 본선에서도 상당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본인 스스로 "경기도 발전을 어떻게 이뤄야 될지 고민했던 사람"이라고 추켜세웠다.
일각에서 김 의원의 출마가 '윤심'의 반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김 의원은 이를 "윤심이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힘있는 경기도가 되려면 힘 있게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당선인의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되면 내가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와서, 보다 힘있는 경기도를 위해서 충분히 중앙정부로부터 협조를 받아낼 수 있는, 가장 그 부분에 있어서 근접한, 경기도민께 평가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사실상 윤 당선인과의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후보로써의 본인 장점으로 내세운 것이다.
곧 이어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통화에 응한 그는 "새로운 선거에서 새로운 사람" "경기 발전에 대한 젊고 역동적인 도지사" 등을 내세우며 자신의 젊음을 상대적 강점으로 꼽았다.
또한 "경력의 짧고 길고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서 보실 때 지금까지 경력만으로 (도지사를) 했다면 왜 경기도 발전은 지체가 됐을까?"라며 "얼마나 경기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의지가 있느냐, 그리고 그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이냐, 그리고 그를 위해서 서울시 그리고 정부와 함께 얼마나 힘 있는 경기도를 위해서 협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그런 사람이냐를 보고 기준으로 (경기도민들이) 평가하실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철 하나만 놓는다고 해도 서울시하고 국토부하고 새 정부로부터 힘을 얻어내야 한다"라며 "경기도가 경기도만으로 발전이 어렵다. 그런 역량 있는 능력을 자임하고 싶다"라는 취지였다. "경륜이란 두 글자에 현혹되지 마시고 가장 준비가 잘 된 분, 기분 좋은 변화를 이끌어 낼 유쾌한 후보를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유승민] "나는 유심,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윤심 아니라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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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3월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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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전 의원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YTN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에 출연한 그는, 김 의원이 이른바 '윤심'을 업고 나온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김은혜 의원이 윤심이 아니라 그냥 김심이기를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각 후보들이 윤심을 팔 수는 있겠지만, 설마 우리 당선인께서 그럴 리가 없다"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우리 핸드폰에 '유심' 있잖느냐. 나는 유심"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윤심이다', '명심이다', '박심이다' 이런 게 아니라 경기도민들의 민심 아니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것(민심)만 보고 하겠다는 말씀드린다"라는 것.
이어 "윤석열 당선인의 화두와 약속이 공정과 상식 아니겠느냐"라며 "그리고 곧 대통령 취임하실 분이고 대통령은 공천 개입이나 선거 개입은 절대 안 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경선에서 이를 적극 호소하더라도, 실제 윤 당선인의 의중이 그렇지는 않을 거라는 취지로 읽힌다.
유 전 의원 본인도 윤 당선인으로부터 "(출마) 권유는 아니고, 전화 통화 했다"라며 "대선 끝나고 주말에 당선인께서 전화를 하셨다. '선거 때 지지하고 도와줘서 고맙다' 그러셨고 나는 '고생하셨고 앞으로 잘하시는 게 중요하니까 잘하시기를 바란다' 그랬다"라는 것.
이어 "내가 출마 선언하고, 3월 31일 날 저녁에 전화를 드렸다. 출마 선언했다고 내 입으로 말씀드리는 게 도리일 것 같아서 덕담을 나누고 그랬다"라며 "당내 후보가 여러 분 계시니까 (윤 당선인이) 특정인한테 뭐라고 하시겠느냐. 그래서 그냥 응원한다고 서로 덕담 주시더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