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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이 최근 '좌파 척결' 발언을 한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장을 문화예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혐의로 23일 고발했다.
 문화예술인들이 최근 "좌파 척결" 발언을 한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장을 문화예술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혐의로 23일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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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인들이 최근 '좌파 척결' 발언을 한 안상수 국민의힘 인천공동총괄선대위원장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발했다.

문화민주주의실천연대(아래 실천연대)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캠프 앞에서 '좌파낙인, 공포정치 부활 망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안상수를 고발하고 윤석열을 규탄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는 공연예술인노동조합·문화연대·국제아트컴퍼니 몸·우리만화연대 등 47개 단체가 연대했다(관련기사 : "좌파척결? 블랙리스트 수사한 윤석열 사과해야" http://omn.kr/1xept).

이날 국민의힘 캠프 앞에 모인 30여 명의 문화예술인들은 "안상수는 '블랙리스트가 민주사회의 근간을 해치는 위헌적 행위'라고 판시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망언을 했다"라면서 "사법당국은 안상수를 엄벌해 이러한 발언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13일 페이스북에 자신이 출연한 유튜브 영상을 올리면서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를 두고 "존경받는 아티스트로 거론되어야 할 분이 좌파들의 네거티브 프레임에 씌어 공격당했다는 것이 굉장히 어처구니없고 답답하다"라고 언급했다. 해당 유튜브에서도 그는 "(문화예술계가) 특정 세력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 아닌 진정한 실력과 열정으로 검증받아야 한다", "문화예술계 쪽은 좌파들이 많다"라고 발언했다. 

"윤석열·안상수 블랙리스트 부활시키나"
 
 2016년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광화문광장에서 5개월여 텐트를 지키며 노래한 가수 손병휘씨는  "국민의힘이 블랙리스트 부활을 예고했다"라고 지적했다.
  2016년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광화문광장에서 5개월여 텐트를 지키며 노래한 가수 손병휘씨는 "국민의힘이 블랙리스트 부활을 예고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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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연대는 안 위원장에 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까지 최근 노골적인 색깔론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전날(22일) 충남 홍성 내포신도시 유세에서 "우리 사회를 서서히 자유민주국가가 아닌 사회주의국가로 탈바꿈시키려는 몽상가인 공산당 좌파 혁명이론에 빠져 있는 이 소수에게 대한민국의 정치와 미래를 맡겨서 되겠나"라며 색깔론을 꺼내 들었다.

강욱천 한국민예총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윤석열과 안상수가 색깔론인식으로 문화예술계를 입맛대로 끼워맞춘다면, 제2의 블랙리스트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면서 "문화에 좌우가 어디있고, 예술에 좌파우파가 어디 있느냐. 문화예술을 수단화하는 안상수는 선대본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항의하기 위해 광화문에서 텐트를 쳤던 문화예술인들 역시 안 위원장과 윤 후보의 최근 발언이 '블랙리스트 부활'을 예고한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2016년 박근혜 퇴진을 외치며 광화문 광장에서 5개월여간 텐트를 지키며 노래한 가수 손병휘(서울민예총 이사장)씨는 "당시 텐트 앞에 두었던 손팻말을 찾아 가져왔다. 예술을 탄압하고 블랙리스트를 만든 정치집단·정권은 결국 실패한다"라고 일갈했다. 

문화예술인들은 블랙리스트로 인한 트라우마가 남아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호소하며 윤석열 후보와 안 위원장에게 블랙리스트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정원옥 출판독서정책연구소 팀장은 "지난 5년 동안 블랙리스트를 극복하기 위해 싸워왔는데, 이들(윤 후보·안 위원장)의 발언으로 블랙리스트의 망령이 부활한 것 같다. 문화예술인은 블랙리스트 망언을 한 정치인들에 대해 법적·정치적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문화예술인의 규탄에 연대를 표한 이들도 여럿이다. 이날 실천연대는 신대철씨 등이 보내온 연대 메시지를 대독하기도 했다.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인 신대철씨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문화정책은 김대중 정부 이래 민주정부에서 모두 지켰다. (윤석열·안상수가 말하는) '좌파 문화예술계를 확 바꾸겠다는 문화정책은 아마도 '지원은 하되 걸러내고 간섭도 하겠다'는 것 아닐까"라면서 "문화예술을 말살하는 이들의 정책을 강력히 규탄한다"라고 했다. 

드라마 연출가 이재훈PD는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정치인이야말로 국민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야 한다"라고 했고, 무대미술 감독인 이진희 한예종교수는 "우리 예술가들은 권력 공화국·검찰 공화국을 원하지 않는다"라면서 "앞으로 우리는 자유 수호를 위해 용기내 투쟁할 것이다. 예술 식민지를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윤 후보에게 ▲최근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한 실천연대는 "윤 후보가 '좌파척결' 망언에 단호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문화예술인들은 집단행동으로 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블랙리스트, #실천연대, #윤석열, #안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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