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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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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아무개 공군 중사를 거듭 추모하며 진상규명 등에 그치지 않고 군 사법시스템 전반을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4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말씀도 있었지만, 이 중사의 억울하고 비극적인 사건이 너무 가슴 아프다"며 "3월 2일 발생한 사건이 5월 20일 정도까지 (왜) 이렇게 방치됐을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국군수도병원을 찾아가 유족을 만나기도 했던 송 대표는 "오늘 아침에도 서욱 국방부장관과 통화하며 철저한 수사와 유족 배려를 부탁했다"며 "상임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재발방지 대책을 점검해가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회의 전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려 "어젯밤에는 밀려드는 무력감을 어쩌지 못했다"며 "어머니를 통해서 이 중사가 생전에 남긴 말을 전해들었다"고 소개했다.
 
"어머니와 식탁을 사이에 두고 이 중사는 말했답니다. '가해자를 그냥 안 놔둔다고, 나 이렇게 힘들게 한 사람 그냥 안 둘거야...' 여느 어머니들처럼 그런 딸에게 직장생활은 다 그러니 참으라고 말했다며 이 중사 어머님은 눈물을 쏟았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게 더 후회된다는 말씀을 차마 마주보고 들을 수 없었지요. 저와 일행들은 눈 감고 고개 숙였습니다.

제 가슴을 뚫고 들어온 말은 또 있었습니다. '자살하고 싶어요, 엄마. 나는 이걸 그냥 있으면 안될 거 같아.' 많은 분들이 이 사건을 접했겠습니다만, 저는 지금도 이 중사가 어머니에게 마지막 남긴 이 말에서 벗어나질 못하겠습니다. 일면식도 없던 저에게, 제가 뭐라고, 이 중사의 어머님과 아버님은 눈물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송영길 대표는 "왜 우리는 사람을 잃고서야 제도를 고치려는지, 아니 잃고서도 왜 제대로 고치지 않는지,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라며 한탄하기도 했다.

"군 사법제도, 지휘관 입장 반영되는 구조... 개선 추진"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군 사법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전방위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도 신고 3개월 만에 피해자가 사망하고 이슈화하니까 가해자가 구속됐다"며 "군 검찰이 사실상 사건을 덮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군 사법제도는 군인 특성상 지휘관의 입장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휘관은 본인 통솔 하에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것이 탐탁치 않아 위력을 이용해서 원만히 해결하려는, 말도 안 되는 갑질을 할 확률이 높다"고 짚었다. 백 최고위원은 "불합리한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군경찰부터 군검찰, 군사법원에 이르기까지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늦었다는 비판은 당연히 있고,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국회가 지금이라도 나서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군 사법시스템 개혁을 요구하는 글이 등장했다. 청원자는 <오마이뉴스>의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기획을 소개하며 "(이 중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군대 내 문화 뒷배경에는 군사법원도 큰 역할을 하고 있으리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피해자 보호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로 일관하는 판결 등을 전하며 "보수성과 폐쇄성이 짙어서 개선이 힘든 데다가 필요성은 현저히 낮은 평시 군사법원을 꼭 없애달라"고 호소했다.

[관련 기사]
군사법원 성범죄판결 집중분석 http://omn.kr/1t4ge
국방부 "성추행 피해자 보호 못했다... 책임 통감" http://omn.kr/1tld6
4년 전, 1년 전에도 있었는데... "국방부, 그간 뭐했나" http://omn.kr/1tlm1
부사관 성추행 피의자 구속... '조직적 회유·은폐' 본격 수사 http://omn.kr/1tno1
문 대통령 "공군부사관 사망사건, 수사기관에서 엄정 처리" http://omn.kr/1to0e

태그:#군내 성폭력, #군인권, #민주당, #군사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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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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