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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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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태도를 유지했다. 다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 2.5단계니 3단계로 가자는 기계적 주장은 정말 설득력이 없다"며 "거리두기 단계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주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 주간 국내 발생 환자는 1일 평균 959명, 수도권은 688명이다. 3단계 거리두기 상향조건인 '일일 800~1000명대 환자 발생'은 이미 충족한 상황이다. 특히 고령층이나 평소 지병을 앓는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 등에서 감염사례가 잇따르면서 방역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3단계 격상 없는 유행 억제가 목표'라는 기조를 유지한 채 검사와 추적, 치료를 뼈대로 하는 '3T전략'을 더욱 공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20일 박능후 장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어제 하루만 8만 1천여 건, 지난 한 주간 하루 평균 6만 7천여 건, 총 47만여 건의 검사를 실시했다"며 "군·경찰 등 역학조사 인력도 대폭 보강했다"고 말했다. 또 "현재와 같은 공격적인 검사와 역학조사를 유지한다면, 지역사회의 전파속도를 둔화시키고 확산세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상 확보가 최우선] 서울서 또 입원 전 사망... 수도권 368명 대기 중
  
환자 급증에 따른 병상 부족 문제도 시급한 과제다. 이날 서울시는 전날 서울 구로구에서 코로나19 확진 후 자가격리 중인 60대 남성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12월 15일 또 다른 환자가 확진 판정 후 병원 이송을 기다리다 숨진 데 이어 두 번째다. 20일 기준, 수도권 환자 중 하루 이상 자택에서 대기 중인 이들은 368명이다. 하루 전에는 548명에 달했다.

박 장관은 "현재 환자 발생 속도에 비해 유효 병상의 확보와 효율적인 환자 배정 속도가 약간씩 못 미쳐 수요와 공급 간의 균형이 뒤처지는 상황으로 분석된다"며 "병상 확충과 배정 효율화, 두 과정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주 '1만 병상 확충' 계획을 밝힌 뒤 현재까지 생활치료센터 20개소 4072병상, 감염병 전담병원 13개소 544병상, 중환자 치료용 18개소 80병상을 새롭게 확보했다.또 20일 경기 남부와 북부에 각각 한 곳씩 180명 규모의 거점생활치료센터를 개소했다. 

박 장관은 "생활치료센터의 입소 기준을 합리화해 병원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건강한 고령자는 입소할 수 있도록 입소기준을 개선했다"며 "고령환자여도 기저질환이 없고 건강이 양호한 환자는 의료진 판단으로 입소한다"고 했다. 또 "입소 후 증상악화에 대비해 병원으로의 전원 절차를 체계화했고, 응급상황 등에 대한 의료적 책임은 면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은 민간병원들의 감염병 전담병원 전환시 설비 공사를 지원하는 등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현재 평택의 박애병원, 남양주의 현대병원, 순천향 부천병원 등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은 모든 병상을, 세종시의 충남대병원은 절반 이상 병상을 코로나치료 전담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 18일에는 국립대병원 17개소와 민간 상급종합병원 42개소에 허가병상의 1% 이상을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으로 확보하라는 행정명령도 내렸다(총 318병상).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청앞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체채취를 하는 동안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분무기 소독을 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성북구청앞에 설치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체채취를 하는 동안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분무기 소독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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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5단계 유지] "현재 수준에서 끝낼 수 있도록 동참해달라"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국민들은 불안해 한다. 이날 중대본 브리핑의 유튜브 생중계 화면 댓글 창에도 계속 "3단계를 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하지만 박 장관은 "전체적으로 방역 대응은 크게 강화되고 있고, 의료 대응 역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주부터 조금씩 여력을 확보하면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저희들이 볼 때는 아무런 대책 없이 흘러가는, 혼란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생활치료센터 가동률이 전국 46%, 수도권 44% 수준이고, 감염병 전담병원은 전국 68%, 수도권 78% 기준이며 수도권 중등증 이하 수용여력은 5500여 명 남아 있기 때문이다. 또 확진판정 후 병원 배정 대기자의 모니터링도 지자체 보건소의 1일 1회 이상에 더해 수도권 공동대응상황실 의사가 2중으로 할 계획이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3단계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정부는 '과연 우리가 준비돼 있냐'고 물었다. 

박 장관은 "매일 심도깊게 논의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3단계의 의미를 정확히 인지 못한 것을 발견했다"며 "식당 등에서 테이크아웃(포장)만 하는 수준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고 했다. 이어 "3단계는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분야도 일정부분 멈춘다, 우리 전 경제 과정이 상당부분 마비되거나 정지되는 상태"라며 "국민들께서 3단계가 어떤 상황인지 면밀히 인지·동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리두기 3단계 상향 없이 현재 수준에서 확산세를 끝낼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인내하고 동참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태그:#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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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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