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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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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1명. 하루 만에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100명 이상 크게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가 4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3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 코로나19 확진자도 300명을 넘어섰다. 방역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확산세가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이제는 코로나19 환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대면접촉을 자제하는 2단계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는 것만이 코로나19의 상승 속도를 늦추고 더 이상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날도 방대본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실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권 부본부장은 "각 단계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지만 지금 이뤄지고 있는 2단계 거리두기가 확실하고 완벽하게 이뤄지는 것도 훨씬 중요하다. 일부 지자체 종교시설의 경우 20% 이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음이 보고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33.2%]  441명 중 3분의 1이 감염경로 미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 24일 오전 대전시 서구 만년동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설을 방역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진 24일 오전 대전시 서구 만년동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시설을 방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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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권 부본부장이 400명대 확진자 수만큼이나 우려한 부분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소위 '깜깜이' 환자(미분류)의 증가다. 27일 하루 기준 33.2%, 환자 3분의 1의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았다.

물론 역학조사가 완료되면 이 수치는 줄어들게 되며, 지난 2주간 미분류 환자는 19.4%로 조사됐다. 그러나 권 부본부장은 "미분류 사례 조사가 진행되면 이미 2차전파 이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어서 하루에 30% 이상 발생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깜깜이 환자'의 대거 발생은 이른바 'n차 감염'이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으면 감염원 추적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방역당국이 추가 전파를 막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권 부본부장은 "위험상황에 노출된 모든 분들이나 조금이라도 의심증상이 있는 분들은 검사를 꼭 받으라"며 "(지자체들도) 전주 보건소 사례처럼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역학조사와 환자 추적에 더 많이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광주 교회] "안타깝기 그지없다"
 
27일 오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광주 북구 각화동 성림침례교회가 폐쇄 조치돼 있다.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가 이 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30명이 넘는 교인이 감염됐다.
▲ 굳게 닫힌 광주 성림침례교회 27일 오전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광주 북구 각화동 성림침례교회가 폐쇄 조치돼 있다.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가 이 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30명이 넘는 교인이 감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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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본부장은 광주광역시 성림침례교회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표현했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감염 위험에 노출이 됐음에도, 오히려 교인들과 대면 예배를 통해서 감염을 확산시킨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현재 성림침례교회 관련 확진자는 31명이다.

권 부본부장은 "다시 한번 감염 위험 상황에 노출되었던 분들의 신속한 검사와 격리를 촉구드립니다"라며 "지자체별로 검사 이행에 대한 행정명령, 구상권에 대한 청구 가능성까지도 말씀드리는 이유는 조치가 늦어지는 시간만큼 접촉자를 더 많이 양산하고 발병 규모가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경고했다.

광주성림침례교회 사례처럼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를 경유해 코로나19는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959명이며, 추가 전파로 인한 확진자 발생 장소만 23개소다. 광화문 집회의 경우 누적 확진자만 273명으로, 이중 추가 전파가 93명이나 된다.

권 부본부장은 이날 '사랑제일교회와 광복절 집회'를 이번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의 핵심적 원인으로 진단했다. 조용한 전파가 5월초부터 있어온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나 시기로 봤을 때 사랑제일교회와 8.15 집회가 감염을 증폭시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다. 

또한 그는 "방역 과정에서 분열, 저항, 정확하지 않은 이야기 등이 나왔는데, 그런 부분들이 유행을 좀 더 조기에 진압하거나 가라앉지 못하게 했다"고 진단했다. 즉, 가짜뉴스나 방역당국의 조치에 저항하는 교회 등이 감염을 더욱 확산시키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완전한 2단계] "일부라도 거리두기 소홀히 하면 안 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 설치된 광고판에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로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시행된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 설치된 광고판에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문이 띄워져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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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방역당국은 야당과 학계에서 주장하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이번주 확진자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이미 광주시의 경우 3단계(집합금지 행정명령)에 가까운 조치가 취해졌고, 교육부의 원격수업도 사실상 3단계라고 볼 수 있다"라며 "이미 강화된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곳도 있으며, 2단계 조치만이라도 제대로 이행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거리두기 단계를 세분화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이미 전문가들과 숙의를 거쳐서 정립한 내용들이며 당장 거리두기 단계를 세분화하거나 조정하는 것보다는 정해진 거리두기 수칙을 철저하게 이행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은 "코로나19 앞에선 단합이 필요하다.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데, 결국 거리두기 하려면 '제대로' 우리 모두가 완전하게 하는 게 최선"이라며 "일부라도 거리두기 소홀히 하면 고통과 피해도 더 길어질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없이 대화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적으로 특단의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매일매일 국민들께 참여와 희생 요청드려야 하는 것이 방역당국으로서 힘들다"라면서 모두의 '변화'와 '단합'을 강조했다.

"저희 방역 당국을 포함해서 우리 모두가 코로나19로 달라질 일상에 바로 적응해 주셔야 됩니다. 그 일상은 어디서든지 올바르게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는 것, 거리를 충분히 두는 것, 손 씻기를 쉴 새 없이 계속 행하시는 것입니다. 당분간은 약속을 아예 안 잡는 것이 공동체를 배려하는 것이고, 악수하는 행동도 이제는 과거로 보내고 잊어버리셔야 합니다."
 

태그:#코로나19, #방대본, #사랑제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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