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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이 4월 29일 저녁 창원 용호동 문화거리에서, 2017년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이 4월 29일 저녁 창원 용호동 문화거리에서, 2017년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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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사망, 기업 살인은 판결을 먹고 자랐다. 2017년 5월 1일 노동자를 죽인 삼성중공업은 유죄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한다."

시민‧노동자들이 3년 전인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충돌사고로 희생된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을 들고 외쳤다.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이 29일 저녁 창원 용호동 문화거리에서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연 것이다.

세계노동절에 하청노동자들만 출근해 작업하다 일어난 참사로, 6명이 죽고, 25명이 다쳤으며, 목격자를 비롯한 가족 등 수백명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 "죽음이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은 4월 29일 저녁 창원 용호동 문화거리에서, 2017년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하고 진효근 톱연주가와 최문석 교사가 연주와 추모곡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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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현장 피해 노동자들이 영상으로 '아픔'을 호소했다. 김영환씨는 "삼성은 얼마전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대구에 거액을 후원했다는 뉴스를 봤다. 삼성은 좋은 이미지를 위해서는 팔을 걷고 나선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삼성은 산재사고를 비롯해 본인들한테 손해가 가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이중적인 모습이다. 그래서 삼성의 브랜드에 먹칠을 한다는 사실을 왜 본인들은 모르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삼성중공업이 크레인 사고의 피해자들에 대해 사과할 때까지 끝까지 참고 인내하며 기다를 것이다. 당시를 되돌아 보면서 기억해 주어 고맙고, 먼저 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당시 참사로 동생을 잃은 박철희씨는 "동생을 잃고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다. 3년이 흘렀지만 아직 그 시간 속에 사는 것 같다"며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철 금속노조 경남지부 사무국장은 "당시 참사로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2500명이 산재 사망하고 10만명이 다치거나 병이 들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산재사망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종하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운영위원은 "산재를 줄이려고 하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답이다"며 "산재도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에 따라 처벌이 다르다. 안전에 무슨 차별이 있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날 추모문화제에서는 김유철 시인이 추모시를 낭송했고, 진효근 톱연주가와 최문석(교사), 몸짓패 '세모단', 이경민(지역가수), 노래패 '맥박' 등이 추모공연했다.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은 4월 29일 저녁 창원 용호동 문화거리에서, 2017년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은 4월 29일 저녁 창원 용호동 문화거리에서, 2017년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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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고통스럽고 잔인했던 그 날을 맞이한다"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아래 지원단)은 "올해도 어김없이 고통스럽고 잔인했던 그 날을 맞이한다"며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의 현장에 있었던 노동자들의 고통은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그 피해와 고통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깊이가 더 해질 뿐이다. 노동자들의 현재 삶은, 사람 사는 게 아니다"며 "죄인도 아닌데 죄인처럼 살아가고 여전히 악몽에 시달리기 일쑤고 깨어있는 시간조차도 앞으로 뭘 해야 할지 어떻게 생활을 해나가야 할지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조선소에 발 디딘 걸 수도 없이 후회하고 아픈 시간들이 계속 반복되고 또 반복되면서 스스로 어둠 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고 있는 것 같다고 호소한다"며 "이 모든 것의 책임은 삼성중공업에 있다. 하지만 책임을 져야 할 이들은 완벽하게 책임을 면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중공업과 중간관리자, 조선소장, 하청업체 대표 등에 대해 검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지만, 1심과 항소심 법원은 일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 계류 중이다.

법원 선고와 관련해, 지원단은 "왜 매번 이렇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것인가. 오롯이 재판만을 탓할 수는 없다"며 "현행의 산업안전보건법과 형법의 규정만으로는 이윤을 위한 외주화와 이로 인한 산재 사망, 즉 '기업 살인'을 충분히 처벌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지원단은 "기업이 노동자의 생명을 단지 이윤 창출을 위한 도구로 하여 생명의 가치를 목숨의 값으로 환산하고 재해의 발생 가능성 사망으로 인한 불이익을 저울질 하는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이 악독한 저울질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라는 거대한 추를 저울의 한 편에 둠으로써 멈추어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원단은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3주기를 맞이하여, 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6명의, 부상을 당한 25명의, 그리고 오늘도 사고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을 수많은, 우리의 가족이자 형제이며 이웃인 노동자들과 함께, 이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을 촉구한다"고 했다.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이 4월 29일 저녁 창원 용호동 문화거리에서, 2017년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진효근 톱연주가가 연주하고 있다.
 ‘마틴링게프로젝트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피해노동자 지원단’이 4월 29일 저녁 창원 용호동 문화거리에서, 2017년 5월 1일 발생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3주기 추모문화제를 열었고, 진효근 톱연주가가 연주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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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산업재해사망, #중대재해기업처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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