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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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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의원님을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뉴스를 보면서 좋아하게 됐어요. 어려운 사회 문제를 저 같은 학생들도 관심을 갖도록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준 분이에요. 너무 슬퍼요."

교복 차림의 소년이 눈물을 흘렸다. 두 어깨에 멘 가방이 들썩였다. 들숨 날숨을 반복하던 홍원근(15) 학생은 울먹이며 이렇게 말했다. 24일,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의 빈소에 10~20대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는 아니다. 노회찬 의원을 각자의 방식대로 기억하고 있어서다.

김도균(19)군은 '친절한 어른'으로 기억했다. 그는 "지난 6월, 학생들을 위해 열린 행사에서 처음 뵙는데, 저에게 공부 열심히 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말해주셔서 힘이 됐다"라며 "TV에서 (우리 사회) 이슈를 친절하게 가르쳐주던 모습 그대로였다"라고 말했다.

연인과 함께 빈소를 찾은 박주연(25)씨는 '눈높이 설명'을 기억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노회찬 의원이 신문지 2장 반가량을 깔고 누운 일이다. 노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일반 수용자들의 수감실태를 직접 몸으로 보여줬다. [관련기사 : 신문지 깔고 누운 노회찬, 박근혜 때문이다]

"(지난해) 박근혜, 최순실이 감방에서 푸대접을 받는다고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때 노회찬 의원이 (지난해) 국감에서 신문지를 바닥에 깔고 누우며 직접 몸으로 인권탄압에 반박하는 걸 봤다. 어떤 말보다 가슴에 와 닿았다"라고 말했다.

"진정으로 사람을 생각하는 분이었다"

노회찬 의원의 '논리적 입담'을 기억하는 박희재(26)씨는 "비록 저와 정치적인 성향이 항상 맞는 건 아니었으나, TV토론을 보면 논리적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언성도 높이지 않고 상대 패널이 말을 못 하게 하는 게 인상적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른 생각을 절대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해서 잘 설명하는 걸 보면, 진정으로 사람을 생각하는 분이었다"라며 "덕분에 새롭게 깨닫게 된 게 많아 (조문을) 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촌철살인' 어록도 떠올렸다. 그는 "외계인이 침공하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하셨던 말이 기억난다. 어렵지 않은 말을 하고, 재치 있는 비유로 학생들도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셨다"라며 "개혁정치를 외치고 누구보다 깨끗했던 분이 이렇게 허망하게 가시게 돼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홀로 빈소를 방문한 송선목(28)씨는 '신랄한 비평'을 언급했다. 그는 "노회찬 의원처럼 우리 사회를 신랄하게 비판하고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하는 정치인이 없다"며 "아직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분인데,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어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노회찬 의원의 빈소엔 장례 이틀째에도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밤 10시가 지나서도 지하 2층에서 지상까지 조문객들이 기다랗게 줄을 섰다.


태그:#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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