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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장관 대신 출석한 서주석 차관 서주석 국방부 차관(오른쪽)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송영무 장관을 대신해 출석하고 있다. 왼쪽은 육군 소장 출신인 김중로 바른미래당 의원. ⓒ 남소연
"국방차관께 묻겠다. 기무사에서 작성한 보고서대로 계엄령이 실행되었다면 누가 제일 먼저 잡혀 갔을 것 같은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24일 오전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는 예상되었던 것처럼 전날 전격 공개된 기무사 작성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의 '대비계획 세부자료'(아래 세부자료)가 가장 뜨거운 쟁점이었다. 첫 번째 질의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이번 기무사 문건 사태의 본질은 언제, 누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이 문서를 만들었는가를 밝히는 것"이라면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은 (2016년) 12월 9일 의결되었는데, 이미 그 한 달 전에 기무사에서 계엄에 관련된 문건을 작성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기무사가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에 들어간 날은 2016년 11월 3일이라면서 "이날은 jtbc가 최순실 테블릿PC를 보도한 지 10일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고, 첫 번째 촛불집회로부터 5일째 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어차피 정권이 교체되면 처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생각한 세력들이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최순실 사태를 계엄령으로 정면 돌파하기 위해 작성되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관련 문건이 사회질서 유지가 목적이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같은 당 민홍철 의원도 "탄핵국면에서 평화롭게 시위가 진행됐고 전혀 소요사태가 없었다"면서 "(계엄령 관련 문건을 작성할) 권한도 없는 기무사가 계엄에 관련된 아주 상세한 계획서를 작성했다는 자체가 엄중한 국기 문란 행위이고 군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 의원은 특히 "공개된 67쪽 짜리 세부자료를 보면 아주 구체적이어서 일상적인 훈련용, 만약에 대비한 합참의 계엄업무편람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분명히 탄핵 기각 결정을 염두에 두고 작성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현재) 군에는 계엄령 관련 실제 계획, 시행을 해본 사람이 없기에 군에서는 '계엄실무편람 하나만으로 (실제 계엄 상황에서) 할 수 있겠느냐'를 염두에 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면서 "군은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해서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훈련을 하는데 군에서 계획하고 훈련하는 여러 상황들은 군의 특성상 시행되지 않고 묻히는(폐기되는) 것들이 굉장히 많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은 공상소설이다. 탄핵이 기각될 가능성도 없었고 실제 기각이 되지 않았다"라며 "문제는 문건이 발견됐을 때 기무사 등 국방부의 자정능력이 제로라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국방위 출석한 이석구 기무사령관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앞줄 왼쪽은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 남소연
하 의원은 회의에 출석한 이석구 기무사령관에게 "문건 발견 즉시 장관과 담판을 지어서 내부에 암 같은 존재가 있으면 도려내어야지, 문건을 청와대까지 들고 가서 지금처럼 국방위에서까지 난리가 났는데, 본인 책임은 없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했다.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은 '송영무 장관에게 (계엄령 문건을) 보고할 때 송 장관이 바쁘니까 놓고 가라고 했다는데 맞느냐'는 무소속 서청원 의원의 질문에 "지난 3월 16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위중한 상황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 사령관은 '왜 1년 지난 시점인 3월 16일에 용도 폐기된 (계엄령) 문건을 장관에게 보고했느냐'는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의 질의에는 "3월 8일 군인권센터에서 수방사 위수령과 관련된 문건이 거론되면서 국방부에서 면밀히 조사하라고 했고 부대원이 자진 신고를 해서 그런 내용을 파악해 장관께 보고드렸다"고 말했다.

이날 국방부는 의원 질의에 앞서 기무사 개혁방안을 발표하고 기무사의 권한·역할·범위를 구체화하고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조직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기무사 개혁의 중점은 엄정한 정치적 중립과 문민통제 원칙을 확립하는 것"이라며 "보안·방첩 전문기관으로 기무사 본연의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거수경례하는 이석구 기무사령관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방부 업무보고에 출석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 남소연
태그:#기무사문건, #계엄령, #이석구, #기무사령관, #서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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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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