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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9일 오후 베를린 중앙역(Berlin Hauptbahnhof)에 도착해서 예약한 숙소로 가기 위해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미테(Mitte) 지구로 향했다. 비교적 따뜻한 뮌헨에 비해 북쪽에 있는 베를린은 좀 차갑지 않을까 싶었는데, 늦은 오후의 내리쬐는 햇살은 초여름의 더위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오후 다섯 시쯤 숙소에 짐을 풀고 지친 몸을 누일까 하다가 아직 하늘이 환해 이대로 있기가 아쉬워 근처에 있다는 베를린 장벽 기념관(Gedenkstätte Berliner Mauer)에 가보기로 했다. 20분쯤 천천히 걸어 도착한 기념관에서 말로만 듣던 베를린 장벽의 첫 잔해를 드디어 만나게 되니 뭔지 모를 특별한 감회가 솟았다.

이곳엔 장벽을 통해 서독으로 넘어가려다 사살 당한 동독인들에 관한 많은 자료들이 있는데,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해야 했던 그 처절함이 간접적으로마나 전달되어 어느덧 마음이 숙연해졌다.

베를린 장벽 기념관(Gedenkstatte Berliner Mauer) (1)
 베를린 장벽 기념관(Gedenkstatte Berliner Mauer) (1)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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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장벽 기념관(Gedenkstatte Berliner Mauer) (2)
 베를린 장벽 기념관(Gedenkstatte Berliner Maue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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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대성당(Berliner Dom) : 박물관 섬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1747년부터 지어지기 시작한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물이다. 검게 그을린 듯한 벽면과 푸른빛의 돔 지붕으로 되어 있으며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엄청난 폭격을 받아 본래의 화려함을 거의 소실하고 아주 단순하게 바뀐 것이라고 한다. 프로이센 왕과 독일제국 황제를 배출한 명문가인 호엔촐레(Hohenzolle) 가문의 묘지 용도로 지어진 교회였기 때문에 지금도 안에 들어가면 눈부시게 화려한 호엔촐레 가문 사람들의 관들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슈프레 강을 굽어보는 베를린 대성당
 슈프레 강을 굽어보는 베를린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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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대성당 내부
 베를린 대성당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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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어제와 달리 찌뿌둥한 하늘에 착 가라앉은 마음으로 맨 먼저 찾아간 곳은 박물관 섬(Museumsinsel)에 있는 베를린 돔(Berliner Dom)으로도 불리는 베를린 대성당이었다. 시가지를 유유히 관통하여 흐르는 아름다운 슈프레 강(Spree Fluss)을 끼고 있는 박물관 섬, 그리고 이곳에 모여 있는 다섯 개의 박물관 중 가장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하는 웅장한 대성당의 화려한 내부를 유료관람하고 나니 이곳도 돔 등반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난 피렌체 두오모 돔이 이번 유럽 여행의 마지막 고행인 줄 알았는데 또 하나가 남았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물론 선택사항이긴 하지만 성격상 눈 앞에 두고 포기할 순 없고 해서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계단을 밟았다.

하지만 웬걸, 이미 기본 400개가 넘는 계단을 여러 번 올라본 내공 탓에 이곳은 싱거울 정도로 쉽게 끝났다. 하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시의 전경은 역시나 이전 도시들 못지 않은 놀라움과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도 아부다비에서 낙타 인형 가지고 올 걸

돔에서 바라본 잔디정원(Lustgarten)과 시가지
 돔에서 바라본 잔디정원(Lustgarten)과 시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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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구 박물관(Altes Museum)
 베를린 구 박물관(Altes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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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아인슈타인 등의 유명인사들을 배출한 홈볼트 대학(Humboldt-Universitat) 캠퍼스 내 주말 중고책 장터
 마르크스, 아인슈타인 등의 유명인사들을 배출한 홈볼트 대학(Humboldt-Universitat) 캠퍼스 내 주말 중고책 장터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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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을 나와 섬 한켠에 열린 장터를 잠시 구경한 후 천천히 걸어 브란덴부르그 문(Brandenburger Tor)으로 이동했다. 워낙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조용한 도시인데, 오늘은 어쩐 일로 통행이 금지된 이 거대한 건축물 앞엔 깜짝쇼라도 하듯 갑자기 사람들로 시끌벅적하다.

아무튼 나도 사람들 틈에 끼어 사진을 찍으려는데 옆에서 한 곰돌이처럼 생긴 외국인이 둘리 같은 작은 공룡인형을 들고 재밌는 설정샷을 찍으려고 애쓰고 있다. 잠시 지켜보다가 궁금해서 혹시 지금 찍은 사진 좀 보여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보여주는데, 예상대로 사진 속에서 아기공룡이 코믹하게 브란덴부르그 문을 오르고 있다. 문득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아부다비 공항에서 산 작은 낙타 인형을 가지고 나올 걸 그랬다는 생각을 했다.

브란덴부르그 문(Brandenburger Tor)
 브란덴부르그 문(Brandenburger 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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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어가르덴(Tiergarten) 공원
 티어가르덴(Tiergarten)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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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티어가르텐(Tiergarten) 공원에서 잠시 녹색의 기운을 마시고 있노라니 어디선가 시끌벅적한 확성기 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진원지를 찾아가보니 주말을 맞아 연례행사인 여성 경보대회가 열리려는 참이었다.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는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보니 메인 경기에 앞서 귀여운 아이들의 경기가 미리 열리고 있었고, 트랙 양쪽으로는 선수들을 응원나온 가족, 지인들의 함성이 가득했다. 또한 메인 경기 참가자들이 경주를 하는 동안 정장차림을 한 한 무리의 청년들이 일렬로 서서 북을 치며 여성들을 응원하는 재밌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베를린 여성 경보대회
 베를린 여성 경보대회
ⓒ 최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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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추후 개인 블로그 http://arinalife.tistory.com/에 게재할 예정입니다.



태그:#독일, #베를린, #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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