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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공여,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일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자인권지킴이 회원들이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용 부회장 엄벌' 촉구 뇌물공여,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일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자인권지킴이 회원들이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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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오면, 저희들은 너무 절망적일 것 같아요. 상상도 하기 싫어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을 앞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만난 김시녀씨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의 딸 한혜경씨는 1995~2001년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을 하다 뇌종양을 앓게 돼, 근육조절과 발성기능을 잃었다. 그는 "직업병 앓고 있는 산증인들이 이렇게 많은데 집행유예는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시녀씨는 지금껏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을 보러 8번이나 법원을 찾았다. 지난 7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병X들이 왜 여기 와있어", "돈 뜯어 내려고 왔냐" 등의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날의 기억 때문에 그는 이날도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피해, 큰 길이 아닌 골목을 통해 서울중앙지법 앞에 섰다.

"사람들과 이재용 부회장 재판 결과를 두고 피자, 치킨 내기를 했어요. 1번이 5년, 2번이 7년, 3번이 10년, 4번이 집행유예. 전 2번을 찍었어요. 10년이 나왔으면 좋겠지만 조금 양보해서 그렇게 했어요. 제가 치킨, 피자 사도 되니까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김씨는 손을 모은 채 "노동자가 편한 나라가 좋은 나라 같다. 사법부가 제발 정의를 제대로 지켜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엄격한 법치주의, 삼성 총수 일가에게만 예외 적용"

뇌물공여,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일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자인권지킴이 회원들이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용 부회장 엄벌' 촉구 뇌물공여,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일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자인권지킴이 회원들이 엄중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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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1시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는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이재용을 엄중 처벌하라", "삼성은 직업병 문제를 해결하라", "경제보다 정의다"라고 외쳤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사망한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는 "오늘날 삼성이 잘못된 기업이 된 건 삼성뿐 아니라 역대 정부, 법원, 검찰이 삼성을 비호했기 때문이다. 삼성 경영진들이 아주 개망나니가 돼서 사회 질서를 어지럽혔다"라고 밝혔다.

황씨는 이어 "삼성 반도체와 LCD공장에서 암에 걸린 사람이 400명 가까이 되지만 삼성은 사과 한 마디도, 보상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황씨는 "이재용뿐 아니라 삼성 경영진인 권오현, 박상진, 최지성, 황성수 등도 사회와 격리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기업인들도 삼성을 따라서 할 게 뻔하다"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김성진 변호사는 "헌법 11조 1항에 대한민국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나온다. 이 말은 누구나 죄를 지으면 처벌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라면서 "엄격한 법치주의가 삼성 총수 일가에게만 예외로 적용돼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은 예외 없는 법치주의가 실현되느냐, 삼성만은 예외로 남느냐가 결정되는 결전의 날이다"라며 "이재용은 법치주의의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뇌물공여,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일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집회를 열고 있다.
▲ 법원앞 '박근혜, 이재용 석방' 요구 시위 뇌물공여, 횡령, 범죄수익은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일인 25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앞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을 지지하는 단체 회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집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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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수십여 명은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이재용 부회장의 무죄 석방"을 외쳤다.

이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보다는 문재인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비판에 열을 올렸다. 마이크를 든 한 지지자는 "노무현, 문재인, 권양숙, 한명숙, 이 XX들이 무슨 짓을 했는지 사람들한테 알려야 한다"라고 외쳤다.


태그:#이재용, #삼성, #백혈병, #직업병,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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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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