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여름 날씨와 가뭄으로 작물의 생육장애가 어느 해보다 더 많이 발생했다. 가을에 파종하여 여름이 시작되는 6월 말에 수확을 하는 양파와 마늘은 이상고온으로 생육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일찍 쓰러진 밭이 곳곳에서 보인다.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의 발생빈도가 높아지기도 한다. 특히, 진딧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겉흙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유기물 멀칭과 적절하게 풀을 키우는 것도 방법이다.
이상고온으로 인한 작물의 생육장애는 흙을 기반으로 하는 노지텃밭보다는 콘크리트 위에 만들어진 인공지반 텃밭이나 상자텃밭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얕은 깊이의 흙과 지하에서 올라오는 물길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날이 더울수록 더 많은 물을 필요로 하는 텃밭의 작물에 페트병을 활용한 물병을 만들어주면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1. 페트병 밑부분의 전체면을 오려내고 뚜껑에 1~2mm의 작은 구멍을 만든다. 작물 근처에 페트병의 윗부분이 흙 속에 묻히도록 한 다음, 물을 채워주면 뚜껑의 작은 구멍으로 한두 방울씩 흙 속으로 스며들어 작물생육에 도움이 된다. 액비(물거름)를 물과 희석해서 넣어주면 물과 양분을 함께 공급하는 효과도 있다.
2. 땅 속을 헤집고 다니는 두더지는 작물의 뿌리에 피해를 주기도 하는데, 퇴치방법으로 바람개비를 꽂아주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트병의 옆면을 오려내어 날개를 만들고 바람개비를 세워주는 지주대와 연결시키는 고리를 뚜껑에 만들어주면 된다. 속이 비어있는 지주대에 바람개비의 고리를 넣어주면, 바람개비가 돌면서 땅 속으로 소음이 전달되어 두더지를 쫒는다. 또한, 날개의 회전으로 인한 소리는 새와 벌레를 쫒는 효과도 있다.
큰사진보기
|
▲ 키가 큰 과채류는 높이에 맞게 지주대에 페트병트랩을 매달아둔다 |
ⓒ 오창균 |
관련사진보기 |
3. 고추와 토마토가 꽃을 피우며 열매가 달리고 있다. 나방 애벌레에 의한 피해가 많아지는 때이기도 하다. 피해를 줄이기 위한 예방법으로 나방을 유인하여 잡는 페트병 트랩(trap)이 있다. 페트병 중간쯤의 옆면을 오려내어 3~4개의 창문을 만든다. 페트병안에 막걸리나 설탕물을 넣어주고 나방을 유인하는 원리다.
페트병 뚜껑 부분에 줄을 달아서 고추와 토마토의 키높이에 맞춰서 지주대에 매달아주면 된다. 잎채소류는 페트병 상단 부분을 잘라내어 바닥에 놓아주면 된다.
이상고온으로 가뭄과 해충 발생이 많아지는 시기에 페트병을 활용한 물병과 바람개비 등은 재료를 구하기 쉽고 만들기도 어렵지 않아서 텃밭농사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