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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s 역
▲ 바르셀로나 Sants 역
ⓒ 임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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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는 생 장 피에 드 포르(St. Jean pied de port)부터 산티아고 콤포스텔라까지 걷기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은 기차와 버스를 타고 프랑스길의 시작점인 생 장(St.Jean)까지 가야 하는데 바르셀로나에서는 기차를 타고 팜플로나까지 가서 팜플로나에서 버스를 타고 약 8시간 정도 걸리는 여정을 떠나야 한다.

긴장하고 있던 터인지 아침 일찍 길을 나서 여유있게 기차역에 도착했다. 아직까지는 나 같은 여행자나 순례자를 보지는 못했고 북적거리는 기차역에서 나 혼자 동양인이라 어색하면서도 괜히 신기함에 들떴다.

버스 창
▲ 스페인 버스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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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로나까지는 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서 눈도 잠시 붙였다가 창 밖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3월 2일 바르셀로나는 체감상 한국보다 춥지는 않았지만 아직 새싹은 돋지 않았다.

태양의 나라로 잘 알려진 스페인도 뜨거울 땐 뜨겁지만 사계절이 있고 우리나라랑 계절 구간도 비슷하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니 이렇게 편한데 걸을 생각을 하니 예전 사람들은 어떻게 산 넘고 물 건너 이동했는지 모르겠다. 또 맹수를 만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그런 불편함들을 겪어 냈는지 궁금했다.

팜플로나 기차역에서
▲ 점심 팜플로나 기차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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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플로나 도착 그리고 점심

일찍 호스텔에서 나와야 했기 때문에 호스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지 못했고 미리 먹거리를 챙겨놓지 않아서 배가 많이 고파 도착하자마자 역 안 식당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11시 30분경 도착했는데 팜플로나에서 생 장까지 가는 버스는 오후 2시 30분에 있기 때문에 점심을 먹으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스페인 음식들은 점차 만나겠지만 메뉴를 보니 친숙한 것들도 있고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다 잘 맞을 것 같았다. 그리고 행여나 잘 안 맞아도 걷기 위해서는 잘 먹어야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

잠깐의 식사시간이 끝나고 젖은 길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다행히 좀 전까지 비가 왔다가 그친 것 같았다. 2시 30분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을 물어 물어 도착했다. 팜플로나는 꽤 큰 도시라 볼거리가 많지만 어차피 순례길을 걷다가 지나는 도시이기 때문에 도시산책은 다음을 기약했다.

버스터미널
▲ 팜플로나 버스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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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있다가 다시 걸어서 올 도시를 버스 타고 떠나다니 조금 웃기기도 했다. 그냥 여기서부터 순례길을 걸어도 되지만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으니 버스에 몸을 싣는다.

버스 탈 때가 되어서야  같이 순례길을 걷기 위해 생 장까지 가려는 순례자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사진을 촬영할 땐 몰랐는데 사진 속 순례자와는 나중에 친해져 같이 걷기도 했다.

버스
▲ 버스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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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약 2시간이 넘어서 생 장 피에 드 포르(St. Jean pied de port)에 도착했다. 언제 국경을 넘었는지도 잘 모르는데 EU국가들의 교류가 조금은 부러웠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고 남과 북이 분단돼 자유롭게 넘나드는 나라가 없으니 말이다.

프랑스길이 시작되는 도시
▲ St.Jean pied de port 프랑스길이 시작되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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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도착은 했지만 생각보다 참 조용하고 차분했다. 안내 사무소에 길을 물어 순례자 사무소과 알베르게(순례자 숙소)를 찾았다. 순례자 사무소에 가보니 그때서야 무거운 가방을 메고 스틱을 쥔 많은 순례자들을 볼 수 있었다. 나같이 길을 걷겠다고 온 사람들을 보니 매우 반가우면서 어떤 이들과 만나고 걸으며 또 친해질지 설렜다.

다들 순례자 여권(Credential)을 만들기 위해 줄을 서 있었고 내 차례가 와서 이름, 국적, 걷는 이유 등을 작성하고 순례자 여권과 알베르게와 마을간의 거리와 정보가 적힌 종이를 받았다.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도시
▲ St. Jean pied de port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에 위치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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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순례자들

그중 익숙한 얼굴들도 보였다. 바로 나와 같은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다. 여행을 할 때 한국인을 조심하라는 사람도 있고 같은 나라 사람을 만나면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사람도 있으며 또 아예 피해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굳이 외국에서 외국사람들하고만 친해져야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상대방이 어떤 생각을 가지는지 잘 모르기에 먼저 반갑게 '한국인이세요?'라고 말을 먼저 건네지는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먼저 멀리하지도 않는다. 외국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귀국 후에도 자주 연락하고 그 추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타지에서 만난 인연이라 반갑기도 하고 여행을 통해서 같이 쌓은 추억 때문에 감사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알베르게 안에 걸려있던 프랑스길 지도
▲ 프랑스길 알베르게 안에 걸려있던 프랑스길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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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도 제대로 먹지 않은 채 쉬기로 했다. 도착하자마자 공항에서 노숙을 하고 다음날에도 아침 일찍 기차를 타야해서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는데 당장 내일부터 걸을 예정이니 오늘은 푹 자기로 했다. 거기다가 첫날부터 국경을 넘어 피레네 산맥을 지나야 하기에 체력이 많이 소모될 것이다.

St. Jean pied de port 저녁
▲ 출발 전 날 St. Jean pied de port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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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첫날이라 그런지 왁자지껄한 분위기보다는 개인정비를 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설레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일은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여행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헌혈과 골수기증에 관심을 가져줄지 이 걸음이 또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궁금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

순례길에서는 배낭의 무게를 각자 삶의 무게라고도 말하기도 한다
▲ 배낭 순례길에서는 배낭의 무게를 각자 삶의 무게라고도 말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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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산티아고 순례길의 출발지는 정말 다양하다. 마드리드, 리스본, St. Jean, 로마 등등 그리고 자기 집 앞에서부터 출발하는 순례자들도 있다. 프랑스길 출발지는 St.Jean pied de port 스페인과 프랑스 국경지역의 프랑스 마을인데 파리-> 바욘 -> St. Jean을 주로 선호하는데 바르셀로나->팜플로나->St.Jean 이나 마드리드->팜플로나->St.Jean 으로 가는 방법도 있다. 여행과 비행기티켓 가격에 따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태그:#산티아고순례길, #스페인, #헌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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