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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가 밝힌 미천 생태하천복원사업 실시 설계도.
▲ 미천 설계도 ▲안동시가 밝힌 미천 생태하천복원사업 실시 설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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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가 추진하고 있는 미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알맹이 없는 사업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생태하천복원사업은 환경부가 수질이 오염되거나 생물서식 환경이 훼손, 교란된 하천의 생태계와 기능을 건강하게 회복하도록 복원하는 사업이다. 따라서 사업은 개선된 물을 공급해 하천수량을 증가시키고, 동·식물 서식공간을 조성하는 등 자연적 자정기능을 회복시켜 건강한 하천으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유역의 수질개선과 수생태계 건강성 회복 등 수생태계 복원효과 극대화를 도모할 수 있도록 사업계획을 수립하여야 한다. 하지만 안동시의 미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은 사업에서 중요한 수질개선을 위한 퇴적오니 준설이나 비점오염저감시설, 직접정화시설, 하상여과시설 등과 같은 내용은 전무한 가운데 콘크리트 공사와 수변시설 가꾸기와 조성이 일색이어서 사업목적을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은 썩어가고 퇴적부유물은 쌓여 악취 풍겨도 생태하천

안동시 남후면 무릉리의 미천과 노림천 합수지점에는 물고기 사체와 각종 부유물이 썩어 악취를 풍기고 있다.
▲ 악취 풍기는 미천 안동시 남후면 무릉리의 미천과 노림천 합수지점에는 물고기 사체와 각종 부유물이 썩어 악취를 풍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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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추진 중인 미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은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해 오는 2018년 완공할 예정으로 총 200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사를 통해 안동시 일직면 광연리에서 남후면 겸암리 낙동강합류지점까지 길이 23.2km구간에 어도설치와 낙차공대량, 수로원, 각종 생태체험과 탐방원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미천은 안동에 인접한 의성군 옥산면과 사곡면의 경계에서 발원하여 안동시 일직면을 거쳐 남후면방향으로 북서류하는 지방하천이다. 총 길이 52.50km로써 의성군이 64.4%, 안동시가 35.4%의 유역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생태하천복원사업은 안동시 유역을 공사하고 있다.

필자는 제보에 따라 지난 8월 9일 안동시 남후면 무릉리의 미천과 노림천 합수지점을 찾았다. 어로와 보 설치공사가 진행 중인 곳에는 죽은 물고기와 각종 부유물들이 떠다니며 쌓이고 썩어 악취를 풍기는 곳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최근 폭염이 지속되면서 수온이 상승한 영향도 있겠지만 강바닥에는 오래도록 퇴적된 부유물들이 두껍게 쌓여 있었다.

조금 더 상류인 미천유원지와 암산유원지에선 그동안 수변공간 활용을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모래와 자갈이 있었던 곳에는 콘크리트 구조물로 계단을 만들고 일반 마사토가 대신했다. 그리고 인도확장공사와 생태체험공간조성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지만 미천 물은 녹조와 청태 등으로 물빛이 어두웠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해 미천 일대의 하천생태기능을 개선, 생명력 있는 하천으로 복원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또한 환경부의 생태하천복원사업 업무처리지침에는 하천의 공원화, 하천꾸미기, 조경화에 치중하기보다 하천의 생태적 건강성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을 강조하며 생태계 복원 효과가 미비한 것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공사에서는 정작 중요한 수질개선을 위한 대책도 없이 생태체험·복원지구라는 공사만이 강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공사 공정률이 약 30% 정도여서 일부만 보여 지는 것"이라며 "수질을 위해 바닥준설이나 하수처리시설과 같은 계획은 없으나 수변공간 활용을 위한 정비작업 위주의 생태환경조성공사가 발주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천오염원 무시한 반쪽 생태하천사업

공사전에는 모래와 자갈이 바닥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콘크리트 계단안에 마사토로 덮여 있다.
▲ 안동무릉유원지 미천에 보이는 모래 위 콘크리트계단 공사전에는 모래와 자갈이 바닥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콘크리트 계단안에 마사토로 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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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지난 2015년 3월에 발간한 미천 하천기본계획(변경) 보고서의 오염도조사에서는 미천의 주요오염원은 축산계통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토지, 생활, 산업계통 순으로 발생 부하량이 적게 나타났다. 축산과 생활, 토지계통은 의성유역에서, 산업계는 안동유역에서 부하량이 높게 나타났다, 

또한 오염물질인 BOD와 총인(T-P), 총질소(T-P)조사에서 의성지역 미천 유역에서 절반이상이 검출돼 미천 오염원 대부분이 의성유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부의 지침에도 생태하천복원사업은 하천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을 우선시 하고 있다. 따라서 강 유역의 약 35%를 차지하면서 하류지역인 안동시가 의성유역을 제외한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은 사업본연의 목적을 외면한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우선적으로 하천오염원들을 차단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수질개선을 위해 우선"이라며 "지역문화적 특성이 강한 생태하천사업을 4대강사업에서 보여주듯이 아무도 찾지 않는 토목공사로 반생태적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은 토목업자 위주의 혈세를 낭비하는 것일 뿐이다"고 꼬집어 말했다.

도로 옆으로는 인도를 넓히기 위한 철근콘크리트 공사가 진행중에 있으며 강 건너에는 콘크리트구조물 계단제방이 줄지어 있다.
▲ 겨울이면 얼음축제가 열리는 암산유원지 도로 옆으로는 인도를 넓히기 위한 철근콘크리트 공사가 진행중에 있으며 강 건너에는 콘크리트구조물 계단제방이 줄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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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fm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동시, #생태하천복원사업, #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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