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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광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최순자 총장의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학교 운영에 맞서 지난달 27일부터 학교 후문에서 단식투쟁을 진행하던 중 18일째인 14일 오후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 인하대총학생회장 주영광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최순자 총장의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학교 운영에 맞서 지난달 27일부터 학교 후문에서 단식투쟁을 진행하던 중 18일째인 14일 오후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 사진제공 인하대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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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가 교육부의 '프라임 사업(PRIME, 산업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 대학)'에서 탈락한 뒤에도 최순자 총장이 기존에 구상했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학내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구조조정에 반대한다며 18일째 단식 중이던 인하대 총학생회장이 14일 오후 응급실로 후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인하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단식을 진행하는 동안 신장 통증이 심했다. 오후에 통증이 더 심해져서 급하게 병원으로 옮긴 상태다. 응급치료를 마치고 일단 병실에 입원했으며, 통증이 남아 있는 상태라 내일 상태를 봐서 추가 검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인하대는 프라임 사업에서 탈락했음에도 최순자 총장이 당초 계획했던 구조조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탈락 이후 더 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인하대교수회는 지난 9일 총장 사퇴를 촉구했으며, 주영광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최 총장의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학교 운영을 방관할 수 없다며 지난달 27일부터 학교 후문에서 단식투쟁을 진행했다.

총학생회는 ▲학생을 배제한 독단적 학교 운영에 대한 총장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프라임 사업 관련 자료 전면 공개 ▲학생 의견 수렴 없는 학사제도와 4월 졸업식에 대한 의견수렴 재검토 ▲학교·학생·교수·동문이 참여하는 민주적 협의기구로 대학발전협의회 구성을 요구했다.

단식 중인 총학생회장과 면담 때 구조조정 천명

총학생회장의 단식이 17일째 되던 날인 지난 13일 오전, 최순자 총장은 인하대총학생회와 면담을 진행했다. 인하대총학생회는 이 자리에서 자신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면담은 성과 없이 결렬됐다. 최순자 총장은 "프라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민주적으로 진행한 바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고, "정책 수립단계에서 사전에 학생들과 논의할 수는 없다. 사전에 논의하는 것은 학생들이 학교 행정에 간섭하는 것이다"며 선을 그었다. 

2015년 총장-학생대표 간 합의사항인 '대학발전협의회 구성'에 대해서는 "대학발전위원회를 기본으로 그때그때 요구되는 구성원이 있으면 유연하게 생각해서 참여시켜서 하면 된다"며, 사실상 구성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특히, 프라임 사업 탈락 이후 총학생회가 요청한 구조조정 중단과 학칙개정 중단에 대해서는 5월 중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인하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최 총장은 단식 중인 총학생회장에게 "프라임 탈락 이후에도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고, 학칙 개정을 할 것이다. 오늘(13일)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고, 2주간 학칙 개정을 위한 공시를 할 계획이다"며, 강행의지를 밝혔다.

최순자 총장, 담화문 발표로 구조조정 공식선언

인하대 프라임 사업 탈락 후 교수회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최순장 총장은 오히려 자신이 구상했던 구조조정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13일 오후 구조조정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 인하대 최순자 총장 인하대 프라임 사업 탈락 후 교수회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최순장 총장은 오히려 자신이 구상했던 구조조정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13일 오후 구조조정 계획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 사진출어 인하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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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3일 최 총장은 오후 총장 담화문을 발표해 구조조정 강행을 선언했다. 최 총장은 "인하대 특성화계획(=구조조정 계획)은 프라임 사업의 프레임(=틀) 안에서 그려졌으므로 조금의 변화는 있었지만, 근본적 취지와 교육에 대한 기본 틀은 바뀌지 않았다. 이 시점에서 인하대가 가야 할 길은 바로 기존에 그렸던 특성화계획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며,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최 총장은 구체적으로 올해 구조조정을 단행해 2017년부터 특성화계획의 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장은 특성화계획에 따라 설계한 교과과정과 교육방법을 대부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최 총장이 염두에 둔 특성화계획은 '사회문제나 산업체 애로기술을 도입하여 Problem Solving(=문제해결) 형태의 수업을 적극 추진'하는 것으로, 최 총장이 전부터 강조한 산업수요에 맞는 교과과정 도입으로 분석된다.

최 총장은 10개 단과대학 1개 학부를 7개 단과대학 1개 학부와 평생교육단과대학(야간과정)으로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프라임 사업 신청 시 제출했던 단과대학 구조조정과 사실상 동일한 개편이다. 다만 프라임 사업 때 계획한 미래수요융합학부의 학과 중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학과 신설은 포기하기로 했다. 이는 탈락으로 국비지원을 못 받게 됐기 때문이다. 대신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학과와 사회복지학과를 신설학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 총장은 학과 정원 감축과 이동의 경우 학장협의회에서 결정한 학과평가에 기반 해 총154명(사범대 75명 제외)을 신설학과나 경쟁력 있는 학과 등에 배정하겠다고 선언했다. 취업률이 낮은 인문계열 학과 정원을 축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총학생회, 중앙운영위에서 구조조정 대응방안 논의 예정

인하대 총학생회 측은 "5월 20일까지 대학교육협의회에 구조조정(학과와 인원 조정)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벌써 13일이 지났다. 즉, 5월에 학칙을 개정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학생들의 충분한 논의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자체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 각 학과와 학부, 단과대학이 논의할 수 있게 보장해달라는 것이다. 학생들이 총투표 또는 학생총회로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2017년에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최 총장은 5월 강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며, 독단적인 학교운영을 비판했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이어 "대학운영에서 학생들과의 논의로 정책을 추진하는 제도와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했지만 '학생들은 논의의 주체가 아니며, 의견은 낼 수 있지만 학교와 사전에 논의, 협의,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며, "가장 민주적으로 운영해야 할 대학에서 총장은 학생들을 배제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16일 중앙운영위원회를 열어 총장이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하대, #정석인하학원, #최순자 총장, #프라임 사업, #대학 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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