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26일 토요일 필라 세사모가 '세계 가정의 날'행사  백만 군중이 운집한 곳에서 세계에 알린 세월호 피켓팅
▲ 교황 동선 따라 피케팅 지난 26일 토요일 필라 세사모가 '세계 가정의 날'행사 백만 군중이 운집한 곳에서 세계에 알린 세월호 피켓팅
ⓒ 필라 세사모

관련사진보기


교황의 미국 방문으로 세계의 이목이 쏠리던 지난 주말, 세월호를 알리는 전 세계 한인들도 분주했다.

지난 26일 토요일, '세월호를 잊지 않는 필라델피아 사람들의 모임(아래 필라 세사모)'은 '세계가정의 날' 행사 참여를 위해 필라델피아를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선을 따라 피케팅을 진행했다. 이들이 준비한 배너에는 지난 2014년 8월 한국 방문 중 노란 리본 배지를 가슴에 착용하며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던 교황의 말씀과 아직도 인양하지 않은 세월호의 진실에 대한 물음이 담겨 있다. 한 필라 세사모 회원은 이렇게 말했다.

"작년 8월 대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와 광화문 시복미사에서 교황님은 직접 세월호 가족들을 챙기셨어요. 그리고 올해 4월 바티칸에서 만난 한국 주교단에 물은 첫 질문도 '세월호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였고요. 참 감사하지요. 약자의 편에 서기를 마다치 않고, 진심으로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아파해 주시고, 힘이 되어 주셨어요. 또 잊지 않고 챙겨주셨고요. 이 감사의 마음을 교황님께 전하고 싶어 나왔어요. 또, 한국인을 만나면 '세월호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라고 다시 물으실 분이신데, '아직 바닷속에 묻혀 있습니다'고 답해야 하니 참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세월호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라고 다시 물으실 분이신데, '아직 바닷속에 묻혀 있습니다'고 답해야 하니 참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고 필라 세사모 회원은 전한다.
▲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다"던 교황의 퍼레이드에 나선 동포들 '세월호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라고 다시 물으실 분이신데, '아직 바닷속에 묻혀 있습니다'고 답해야 하니 참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고 필라 세사모 회원은 전한다.
ⓒ 필라 세사모

관련사진보기


이날 필라델피아 시내는 교황을 보기 위해 약 75만 명의 군중이 몰렸다. 필라 세사모 회원들은 독립기념광장 인근 마켓 스트리트 지하철역 앞과 시청에서 배너와 노란 세월호 우산, SEWOL 알파벳이 하나씩 적힌 피켓을 들고 세월호를 알렸다. 저녁 7시 30분쯤, 시청 앞 퍼레이드에서는 세사모 회원들 앞으로 교황의 행렬이 지나갔다.

피케팅에 참여한 한 세사모 회원은 "오늘 '세계 가정의 날' 행사 주제가 가족이었으므로, 교황께서 304명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의 참담한 생활을 인지하셨으리라 스스로 위로해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회원은 "주변에 다른 피켓들이 없어서 SEWOL을 읽으셨을 것 같다"라며 "우리를 보셨다면, 다시 한 번 세월호 가족들을 위해, 그리고 사고 직후 말씀하신 것처럼 윤리적으로 거듭나는 한국사회를 위해 기도해 주실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세월호 알리기를 계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두고 온 조국이 법과 양심과 진실이 통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와 있다고, 나의 조국이 한국이라고 말할 때 부끄럽지는 않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길에 나왔다."
▲ 26일 시카고 세사모의 세월호 피켓팅 "두고 온 조국이 법과 양심과 진실이 통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와 있다고, 나의 조국이 한국이라고 말할 때 부끄럽지는 않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길에 나왔다."
ⓒ 시카고 세사모

관련사진보기


같은 날, 시카고 세사모도 노란 우산과 커다란 피켓을 들고 한인마켓 앞에서 세월호 집회를 했다. 꾸준히 집회에 참여해 온 시카고 세사모 한 회원이 집회 참여 후 긴 후기를 보내왔다.

"추석을 맞아 한인이 많이 다니는 아씨 플라자에서 세사모 회원들과 아직도 수습되지 못한 아홉 명의 승객 사진을 담은 노란 피켓을 들었다. 노란 우산을 들고 다시 한 번 길가에, 상점 앞에 나왔다. 거들떠보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민간 잠수사분들의 구명을 위한 서명지를 나눠주고, 국가의 배·보상을 왜 거부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유가족분들의 통한을 담은 전단을 돌리면서 가슴이 답답하다.

한가위 지옥귀성길을 매번 뉴스로 보면서도 가족들은 어김없이 모이는데, 하루아침에 자녀와 부모를 잃고도 배·보상을 거부하며 참사의 진실을 알고자 몸부림치는 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를 생각하면서, 무심한 사람들에게 전단을 돌리는 회원들까지도 가엾은 마음이 든다.

한 번 피케팅을 나갈 때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나?', '여기서도 수고하시는 여러분이 있는 줄 몰랐다' 등 격려해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고로 죽은 사람들 많은데, 왜 세월호 사람들만 난리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만난다.

4.16연대나 유가족협의회가 아니면 사람들은 지금 세월호 참사의 수습이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다. 전원구조라는 오보로 시작한 세월호 참사는 국회의원이 일반 교통사고 취급을 해대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진 대통령이 눈물의 쇼로 유가족은 하루아침에 국가를 해치는 집단으로 낙인되어 버렸다.

하지만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절대 진리를 믿으며 자신 있게 대답해 본다. 재외 교포로서 조국의 형제와 자매들이 돈과 권력에 희생되지 않는, 두고 온 조국이 법과 양심과 진실이 통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와 있다고. 나의 조국이 한국이라고 말할 때 부끄럽지는 않은 나라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오늘도 길에 나왔다고 말한다. 그때야 '그건 그렇다', '뭔가 아주 잘못된 것 같다'고, '양심도 법도 없는 나라가 된 것 같다'고 끄덕이며 전단을 받아든다. 그제야 따뜻한 인간미를 느낀다. 이게 우리 세사모 회원들에게 또 하나의 동력이 되는 것일까?

다시 피케팅 준비물을 건네주고 서로 격려하며 총총히 흩어지는 회원들의 뒷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세월호 알리기와 서명 운동, 피켓팅을 하는 호주 동포들
▲ 호주 시드니 한국의 날에 등장한 세월호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세월호 알리기와 서명 운동, 피켓팅을 하는 호주 동포들
ⓒ 가만히있으라in 호주

관련사진보기


또 호주 시드니 한국의 날(26일) 행사에도 '세월호'를 알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세월호 참사 서명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5시간여 걸리는 파키스 지역에서 달려온 문은상씨는 "희생자 가족분들과 대부분 국민이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데 한국 정부가 무책임해 그 태도에 대한 작은 투쟁"이라며, "남 일이 아니라 내 일로 생각해 참여한다" 말했다.

독일 뮌헨에서도 지난 토요일 세월호 집회가 열렸다. '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모임에서는 매달 시내오데온스 광장에서 정기적으로 세월호를 알리는 피케팅을 해오고 있다.

10월 매주말 홍보 및 피켓팅을 할 계획이고, 10월 3일 <다이빙벨> 상영이 앨버타주 에드먼턴에 있으며, 10월 10일 미수동포 설록 팟캐스트 세기토 특별 공개방송이 있다
▲ 캐나다 토론토의 한인마트 앞 세월호 알리기 10월 매주말 홍보 및 피켓팅을 할 계획이고, 10월 3일 <다이빙벨> 상영이 앨버타주 에드먼턴에 있으며, 10월 10일 미수동포 설록 팟캐스트 세기토 특별 공개방송이 있다
ⓒ 세기토

관련사진보기


매달 세월호 집회를 열고 있는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지난 주말 세월호 피케팅이 있었다. 한인 식료품 가게 앞에서 세월호 소책자를 나누어 준 '세월호를 기억하는 토론토 사람들의 모임'의 켈리리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이 소감을 밝혔다.

"대보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지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 이야기 책자를 홍보하러 나선 오늘. 토론토 한국 식품점 앞에서 '세월호를 기억해 주세요'를 외치며 서 있는 우리 곁을 무심코 지나셨던 교민분들이, 가시던 길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음료수병을 내밀며 '수고하신다'고 가슴 아파하며 '함께 하고 계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저희 마음 속엔 세상에서 가장 큰 대보름 보름달이 떴습니다. 대보름만 같아라~. 매일 오늘 같으면 참 좋겠습니다."

이어 그녀는 "10월 매 주말 홍보 및 피케팅을 할 계획이고, 10월 3일 <다이빙벨> 상영이 앨버타주 에드먼턴에 있으며, 10월 10일 미주동포 설록 팟캐스트 세기토 특별 공개방송이 있다"고 밝혔다.

토요일 오후에 뮌헨 시내 오데온스 광장 (Odeonsplatz Feldherrnhalle)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여는 침묵 시위를 한다
▲ 뮌헨의 세월호 집회 토요일 오후에 뮌헨 시내 오데온스 광장 (Odeonsplatz Feldherrnhalle)에서 매달 정기적으로 여는 침묵 시위를 한다
ⓒ 뮌헨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

관련사진보기


추석 대잔치가 있었던 27일 일요일 오후, 뉴저지 오버팩 공원 입구에서 뉴욕 뉴저지 세사모도 세월호의 진실 알리기 집회를 가졌다.
 추석 대잔치가 있었던 27일 일요일 오후, 뉴저지 오버팩 공원 입구에서 뉴욕 뉴저지 세사모도 세월호의 진실 알리기 집회를 가졌다.
ⓒ 뉴욕뉴저지 세사모

관련사진보기




태그:#세월호 집회, #해외동포, #교황, #필라델피아, #시카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