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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최인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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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이 당내 계파갈등과 관련해 이해찬 의원의 '백의종군'을 요구했다. 사실상 내년 총선에서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최 혁신위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당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 이해찬 전 총리만 할 수 있는 결단이 있다"라며 "백의종군해 계파싸움을 끝내는 마중물이 돼 달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전 총리의 결단만이 노무현 선출부터 십수 년 지난 지금까지의 싸움을 멈출 수 있다"라며 "세종에서 새누리당을 누를 후보는 이 전 총리 밖에 없지만 우리 당의 10석을 위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제일 큰 어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최 혁신위원은 또 "혁신안이 이제 햇빛을 보려고 하는데 제대로 된 평가는커녕 폄하만 당하고 있다"라며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계파싸움, 친노·비노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안 평가보다 투쟁만 난무한 상황"이라며 "이 전 총리가 친노와 비노의 싸움을 종식할 계기를 만들어 달라"라고 말했다.

최 혁신위원은 이 의원의 '결단'이 불출마 선언 요구인지를 묻는 질문에 "백의종군의 의미는 여러가지"라며 "구체적 고민은 이 전 총리가 하겠지만 불출마 요구가 될 수도 있고, 당의 부름에 응하는 것도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 혁신위원은 이날 회견내용이 당 혁신위원의 공식적인 의견이 아닌 "개인 의견"이라고 밝혔다.

현역 6선 의원이자 참여정부 국무총리 출신인 이 의원은 당내에서 소위 '친노 수장'으로 불린다. 최 혁신위원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의원 시절 비서관과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친노 인사'로 분류된다. 그는 지난 2012년 전당대회에서 이해찬 당대표 후보의 부산지역 경선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다음은 최 혁신위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해찬 총리님께 드리는 글' 전문이다.

이해찬 총리님께 드리는 글

총리님. 대표님이라 부르기도 했었고, 부총리님, 의원님이라 부르기도 했었습니다. 6선의 국회의원과 수많은 공직을 거치는 동안 가장 빛나는 자리는 총리였다고 생각합니다. '역대 최고의 실세 총리'라고 평가받기도 했지만, '가장 많은 업적을 낳은 총리'라고 평가받기에 저는 총리님이라는 호칭이 그 지위의 높음을 떠나 가장 자랑스러운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총리께서 기억하시듯이, 저는 지난 2012년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되셨을 때 부산지역의 경선본부장을 맡은 바 있습니다. 당시 제주와 울산 경선에서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해 부산의 경선마저도 진다면, 대표로 선출되기는 사실상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저와 부산의 동지들은 최선을 다해서 대의원들을 설득했고, 그 결과 큰 표차이로 1위를 하면서 대표선출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부산경선의 결과를 듣고, 광주로 가시기 전에 "최위원장, 정말 고마워요! 꼭 승리해서 당을 바꿀께요!"라고 하시면서 저의 손을 굳게 잡아 주셨습니다. 그때 저는 당혁신에 대한 총리님의 두려움 없는 용기를 느꼈습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도록 우리당은 계파싸움이라는 고질병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습니다.

총리님. 총리님은 누가 뭐라고 평가하더라도 '친노'의 제일 큰 어른이십니다. 그렇기에, 이 어려운 당내현실에서 총리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당의 고질병인 계파싸움의 악순환을 끊는 마중물이 되어 주십시오. 지금 혁신은 위기에 처해 있고,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당은 좌초될 지도 모릅니다. 아니, 국민들이 우리들을 철저히 외면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당해보지 못한 정도의 '철저한 버림'을 받을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심지어 개헌 저지선도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치욕적인 분석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위기의 본질은 '계파싸움' 아니 더 구체적으로 '친노와 비노의 싸움'입니다. 수년째 통과 못시킨 혁신안들이 이제 햇볕을 보려는 순간입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평가는커녕 다른 당보다도 오히려 우리당에서 폄하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혁신안에 대한 평가보다 계파적 계산과 투쟁만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총리님. 친노와 비노의 싸움을 종식시킬 계기를 만들어 주십시오. 누군가는 시작해야 할 우리당의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총리님부터 시작해 주십시오. 총리님의 결단만이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선출부터 시작되어 십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커져만 왔던 고질적인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있습니다.

총리님. 아직도 할 일이 많이 남으셨기도 합니다. 당장 한 석이 아쉬울 내년 총선, 세종시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누를 후보가 총리님 말고 어느 분이 계시겠습니까? 그러나, 많은 아쉬움과 회한이 있겠지만, '총리님의 한석'보다도 '우리당의 열석'을 위한 결단을 내려주시는 것이 제일 큰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친노, 비노간 싸움의 진흙탕에서 얻는 총리님의 한석도 소중하지만, 총리님의 결단을 통한 승리의 의미가 훨씬 더 클 것입니다. 억울하시겠지만, 총리님은 친노의 수장으로 국민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 역할을 해 오신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존경과 지지를 받았었고, 질시와 투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 해묵은 계파싸움, 친노니 비노니 하는 계파싸움을 끝낼 수 있는 첫 출발은 총리님의 결단입니다.

총리님, 이런 선언을 꼭 듣고 싶습니다.

"저는 친노, 비노의 싸움을 없애라는 당원과 국민적 요구를 받들어, 백의종군하겠습니다. 당에 저의 모든 것을 맡기겠습니다."

2015년 9월 10일 최인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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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최인호, #이해찬, #친노, #혁신위원, #새정치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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