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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염수호인 칭하이 호수 주변에는 티베트 양식의 탑과 33개의 섬들이 함께 펼쳐진 유채밭과 대초원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세계 최대의 염수호인 칭하이 호수 주변에는 티베트 양식의 탑과 33개의 섬들이 함께 펼쳐진 유채밭과 대초원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 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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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로 '上海'는 '상하이'다. 맥주로 유명한 '靑島'는 '칭다오'다. 그러면 '靑海'는? '칭하이'다. 중국 내륙의 중서부에 칭하이성(省)이 있다는 사실은 전부터 알았다. 왜 칭하이성인지는 이번에 알았다. 중국 내륙에 푸른 바다(靑海) 같은 거대한 호수를 품고 있기에 붙여진 지명이다.

칭하이호는 보통 호수가 아니다. 중국에서 가장 큰 호수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큰 염수호다. 그 면적(4340㎢)이 제주도(1847㎢)보다 2.3배 더 크다.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 위치한 호수이기도 하다. 고원지대여서 날씨가 건조하고 서늘하다. 해발 3000m가 넘는 곳에서 푸른 바다를 품은 고원, 그 이름만 들어도 시원하지 않은가. 칭하이가 피서지로 각광받는 까닭이다.

칭하이호 주변의 너른 땅에는 8월에도 유채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이곳도 제주도처럼 유채밭에 들어가 사진을 찍으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사진 촬영을 위해 전통 민속복장을 빌려주기도 한다. 이방인의 시각에선, 제주도보다 두 곱절 이상 큰 푸른 바다와 그 주변에 펼쳐진 유채밭을 두고서 왜 많은 중국인들이 제주도를 찾는지 의아한 느낌도 들었다.

한반도 3배 크기 땅에 인구는 560만명

중국 행정구역 전도. 칭하이성은 면적이 72만㎢로 자치구를 제외하면 중국 23개(타이완 포함) 성 중에서 가장 크다. 한반도(22만㎢)의 3배가 넘는다.
 중국 행정구역 전도. 칭하이성은 면적이 72만㎢로 자치구를 제외하면 중국 23개(타이완 포함) 성 중에서 가장 크다. 한반도(22만㎢)의 3배가 넘는다.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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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행정구역은 크게 23개성(타이완 포함)과 4개 직할시 그리고 5개 자치구로 구성돼 있다. 칭하이성은 중국 32개 성-직할시-자치구 중에서 면적이 72만㎢로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167㎢)-시짱(西藏, 티베트, 120㎢)-네이멍구(內蒙古, 118㎢) 자치구에 이어 4번째로 크다. 자치구를 제외하면 칭하이성은 23개 성 중에서 가장 크다. 한반도 면적(22만㎢)의 3배가 넘는다.

칭하이성은 인구와 경제력 기준으로 최하위다. 2010년 기준으로 중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광둥성은 1억 명이 넘는데 칭하이성은 560만 명으로 31번째다. 경제 규모도 중국 전체에서 가장 작다. 명목 GDP는 962억 위안(141억 달러, 2008년 기준)으로 중국 전체의 0.3%를 차지했다. 1인당 GDP는 17,389위안(2546달러).

우주에서 본 칭하이호(1994). 사진의 왼쪽이 북쪽이다. 칭하이호는 3,200m의 고원에 위치한 세계 최대(4340㎢)의 염수호다.
 우주에서 본 칭하이호(1994). 사진의 왼쪽이 북쪽이다. 칭하이호는 3,200m의 고원에 위치한 세계 최대(4340㎢)의 염수호다.
ⓒ 위키피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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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하이성은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지하자원이 차이다무(柴达木) 분지에 다량 매장돼 있어 중국 정부의 '서부대개발정책'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이다. 차이다무 분지의 석유탐사와 채굴은 1954년부터 시작되었는데 현재 연간 석유 생산량은 500만 톤이 넘는다.

칭하이성은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주창한 이다이이루(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경제권)의 일부다. '이다이이루'는 낙후된 중국 서부 개발에서 나아가 중국을 선진 사회로 도약시키겠다는 이른바 중국몽(中國夢) 실현의 핵심 과제다. 일부 지방정부는 이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는데 칭하이성도 그중 하나이다.

중국에서 세 번째로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

칭하이성 소수민족인 몽골 유목민 거주지역. 천막집 형태의 이동식 텐트인 게르에서 고정가옥으로 바뀌고 있다.
 칭하이성 소수민족인 몽골 유목민 거주지역. 천막집 형태의 이동식 텐트인 게르에서 고정가옥으로 바뀌고 있다.
ⓒ 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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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다민족국가다. 정부의 공식 분류에 따르면 한족(漢族), 티베트족(藏族, 장족), 만족(满族), 몽골족(蒙古族), 위구르족, 후이족(回族, 회족), 좡족(壮族, 장족), 조선족(朝鮮族) 등 56개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인구의 절대다수인 한족(91.5%)이 가장 많은 인구와 분포지역을 보인다. 한족 이외의 민족을 소수민족이라고 부른다.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이 많이 사는 지역을 자치구로 지정하고, 소수민족의 사회 통합을 위해서 대학 입학 시 가산점을 주는 등 여러 가지 회유 정책을 쓰고 있다. 또 한족은 1인으로 산아 제한을 하지만 소수민족에는 산아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하지만 한족 중심의 중국 사회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핍박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칭하이예술단의 민속의상 쇼. 칭하이성은 중국에서 세 번째로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한족(55%)이 다수이고, 나머지는 티베트족(藏族, 21%), 후이족(回族 14%), 투족(土族), 싸라족(撒拉族), 몽골족(蒙古族) 순이다.
 칭하이예술단의 민속의상 쇼. 칭하이성은 중국에서 세 번째로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한족(55%)이 다수이고, 나머지는 티베트족(藏族, 21%), 후이족(回族 14%), 투족(土族), 싸라족(撒拉族), 몽골족(蒙古族)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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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욕혼(吐谷渾)족의 땅이었던 칭하이성은 중국에서 세 번째로 소수민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칭하이에 머문 동안 국가급 문화예술단인 칭하이예술단의 다채로운 민속의상 쇼를 볼 기회가 있었다. 칭하이성 역시 한족이 55%로 다수이고, 나머지는 티베트족(藏族, 21%)을 필두로, 후이족(回族 14%), 투족(土族), 싸라족(撒拉族), 몽골족 순이다.

인구의 절반가량이 시짱자치구에 거주하는 티베트족은 그다음으로 스촨(四川)성과 칭하이성에 많이 거주한다. 칭하이의 티베트족은 티베트어를 사용하며 티베트(라마) 불교를 신봉한다. 후이족은 7세기경부터 중국에 들어온 아라비아인들이 한족과 융화된 이슬람교를 믿는 민족이다. 투족은 토욕혼(吐谷渾)족의 후예로 알려져 있다. 싸라족은 사마르칸트에서 이주한 투르크계 혼혈민족이다.

시닝(西寧)은 중국 내륙에서 티베트로 들어가는 통로

칭하이성의 성도는 시닝(西寧)이다. 칭하이성 인구의 40%가량이 시닝에 몰려 있다. '이다이이루'와 서부대개발정책에 따라 시내 곳곳에는 아파트와 빌딩 숲이 건설되고 있다. 아쉽게도 한국에서 시닝으로 가는 직항로는 없다. 비행 시간만 인천공항에서 베이징까지 2시간 15분, 베이징에서 시닝까지 2시간 40분이 걸린다. 환승 시간을 감안하면 한나절 이상이 걸린다.

칭하이성은 지난해 12월 성도인 시닝~인천과의 국제정기항공편 취항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한국 기업의 서부 지역 투자를 적극 유치해 육상 실크로드 핵심 경제권으로 부상하겠다는 전략이다. 시닝과 인천공항은 현재 전세기가 취항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칭하이(靑海)호 주변에선 국제적인 자전거 경주대회가 해마다 열린다. 최근에는 칭하이호 주변 360km를 5일 동안 라이딩 하는 사이클 동호인들도 생겨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칭하이(靑海)호 주변에선 국제적인 자전거 경주대회가 해마다 열린다. 최근에는 칭하이호 주변 360km를 5일 동안 라이딩 하는 사이클 동호인들도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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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닝은 칭짱(靑藏)고원의 동부지대에 위치한 도시로, 중국 내륙에서 티베트로 들어가는 통로이다. 란칭(蘭靑)철도와 칭짱(靑藏)철도가 이곳을 지나며 티베트 라싸(拉薩)에 이르는 칭짱도로의 기점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칭하이호와 타얼사(塔爾寺) 관광 등은 시닝시를 거점으로 이뤄진다.

시닝에서 칭하이호까지를 코스로 하는 국제적인 자전거 경주대회가 해마다 열린다. 세계적인 라이딩 코스 중에서 가장 고산지역에 위치한 대회다. 시닝은 해발고도 2260m이지만 칭하이호는 3200m가 넘는다. 그 중간에는 해발고도가 3600m인 죽음의 코스를 넘어야 한다. 최근에는 칭하이호 주변 360km를 5일 동안 라이딩 하는 사이클 동호인들도 생겨나고 있다.

문성공주가 시집간 토번(吐蕃) 그리고 고선지의 땅

토번(티베트) 왕국의 전성기를 이룬 손첸캄포(가운데)와 당(唐) 태종의 조카로 티베트에 시집가 당의 문물을 전한 제2왕비 문성공주(오른쪽). 그녀는 네팔에서 시집온 제1왕비 브리쿠티 데비(왼쪽)와 함께 티베트에 불교를 소개했다.
 토번(티베트) 왕국의 전성기를 이룬 손첸캄포(가운데)와 당(唐) 태종의 조카로 티베트에 시집가 당의 문물을 전한 제2왕비 문성공주(오른쪽). 그녀는 네팔에서 시집온 제1왕비 브리쿠티 데비(왼쪽)와 함께 티베트에 불교를 소개했다.
ⓒ 위키피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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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닝에서 칭하이호로 가는 길은 티베트 손첸캄포왕의 제2왕비가 된 문성공주가 시집갔던 길이다. 당 태종의 조카인 문성공주는 640년 토번(티베트)으로 시집가 40여 년간 그곳에서 살면서 토번족의 문화 발전에 기여한 두 나라 우호관계의 상징이다. 그녀는 독실한 불교신자로, 손첸캄포의 제1왕비 '브리쿠티 데비'와 함께 티베트에 불교를 소개했다고 전한다.

당시 문성공주가 티베트에 들어간 것은 티베트 역사를 뒤바꾸는 일대 사건이었다. 칭짱고원 일대는 이와 관련된 많은 전설이 내려온다. 공주가 시집갈 때 태종은 고향이 그리울 때 보라고 일월보경(日月寶鏡)을 하사했는데, 공주는 토번으로 가던 도중 일월보경을 츠링산(赤嶺山) 근방에서 산 아래에 던져 깨뜨렸다고 한다. 후세 사람들의 공주를 기리기 위해 산의 이름을 르웨산(日月山)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칭하이성과 시짱자치구의 관계를 알려면, 토욕혼(吐谷渾)족과 토번(吐蕃)족에 대해 알아야 한다. 칭하이 지역은 원래 티베트족의 조상인 강족(羌族)이 살던 곳이다. 그런데 기원전 4세기경 몽골계 유목민 선비족(鮮卑族)이 들어와 토욕혼(吐谷渾)국을 세워 약 300년 동안 칭하이를 다스렸다. 그러다가 635년 당(唐) 태종에 항복하여 예속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663년 토번에 의해 멸망했다.

토번(吐蕃)은 티베트고원의 중앙에 성립된 고대왕국으로, 7세기 송첸캄포에서 9세기 중순 랑다르마에 이르기까지 200여 년간 지속된 티베트 역사상 국력이 가장 강했던 왕조였다. 당(唐)은 이 시기 티베트에서 존속한 왕조를 '토번'이라고 불렀다.

이후 토번족을 정벌한 사람이 바로 고구려 유민의 후손인 고선지(高仙芝, 미상~755년) 장군이다. 역사적으로 중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문인이 최치원(崔致遠)이라면, 무인은 고선지 장군이다.

시닝(西寧)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본 칭하이성 풍경. 도시의 세속적인 삶으로부터 탈출해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시닝(西寧)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본 칭하이성 풍경. 도시의 세속적인 삶으로부터 탈출해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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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닝시에서 칭하이호에 가는 길은 서부영화에서 봄 직한 황량한 서부를 연상케 한다. 차마고도(茶馬古道) 같은 절벽의 낭떠러지 길은 아니지만 도로 옆의 산들이 거의 직각으로 서 있어 협곡 속에 있는 승객을 위협한다. 칭하이호로 가는 길의 풍경은 도시의 세속적인 삶으로부터 탈출해 황량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차로 두 시간을 달려가니 산장위엔(三江源) 자연보호구 표지가 눈에 들어온다. 중국에서 가장 긴 양쯔(揚子)강과 황허(黃河), 란창(瀾滄, 메콩)강의 시발지이다. 거대한 13억 인구와 대지를 적시는 '중국의 물탑'이라는 별명과 달리, 물은커녕 사람도 동물도 풀도 보이지 않고, 황량한 산맥과 들판에 뜨거운 햇살만 가득할 뿐이다.

세계 최대의 염수호인 칭하이 호수 주변에는 33개의 섬들과 함께 펼쳐진 유채밭과 대초원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세계 최대의 염수호인 칭하이 호수 주변에는 33개의 섬들과 함께 펼쳐진 유채밭과 대초원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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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0분을 더 달리니 멀리 바다가 보이고 파란 하늘에 노란 유채밭이 펼쳐진다. 3200m의 고원에 위치한 세계 최대(4340㎢)의 염수호다. 건조한 호수 주변에는 33개의 섬들과 함께 펼쳐진 대초원이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에만 사는 유일한 어종인 무린황어(無鱗湟魚)가 명물이다. 이곳은 중국에서 최상품 동충하초가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하늘과 가까이 있어서인지, 칭하이호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이기도 하다. 해마다 5월부터 겨울 전까지 동남아와 인도, 파키스탄 그리고 중국 남방에서 날아온 기러기, 두루미, 갈매기, 가마우지 등 10여 종의 10여 만 마리 새들이 섬에 날아들어 서식해 장관을 이룬다. 최근 중국의 관개농업과 목축 등 무분별한 개발과 용수의 사용으로 매년 면적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0년 후에 칭하이호가 소멸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사진촬영 금지'와 '벌금 500위안'

라마 불교 6대 사원 중의 하나인 타얼사(塔爾寺) 경내에 들어서면 1776년에 석가모니의 8가지의 덕(탄생, 성장, 출가, 고행, 깨달음, 전파, 열반, 가르침)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팔보여의탑이 반긴다. 탑이 먼저 지어진 뒤에 사원이 지어져 타얼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라마 불교 6대 사원 중의 하나인 타얼사(塔爾寺) 경내에 들어서면 1776년에 석가모니의 8가지의 덕(탄생, 성장, 출가, 고행, 깨달음, 전파, 열반, 가르침)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팔보여의탑이 반긴다. 탑이 먼저 지어진 뒤에 사원이 지어져 타얼사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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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볼거리는 시닝시에서 서남쪽으로 25㎞ 거리의 황중현(湟中縣)의 타얼사(塔爾寺)이다. 티베트 불교 게르크파의 시조인 총카파(宗喀巴)의 탄생지로 알려져 있는 이곳은 중국 라마교 황교(黃敎)의 6대 사원의 하나로 1560년 건설되었다. 부지 12㏊에 대금와사, 대경당, 여의보탑 등 1천 개의 건축물이 어우러져 있다.

경내에 들어서면 1776년에 석가모니의 8가지의 덕(탄생, 성장, 출가, 고행, 깨달음, 전파, 열반, 가르침)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팔보여의탑(八宝如意塔)이 반긴다. 탑이 먼저 지어진 뒤에 사원이 지어져 타얼사라는 이름이 생겼고, 이후 티베트, 몽골 등지로부터 순례자, 수행 승려가 모여 티베트 6대 승원의 하나로 번영했다.

타얼사(塔爾寺)는 절의 기와를 황금으로 도금한 금와사(金瓦寺)로 유명해서인지 금불상마다 시주한 지폐가 수북이 쌓여 있다.
 타얼사(塔爾寺)는 절의 기와를 황금으로 도금한 금와사(金瓦寺)로 유명해서인지 금불상마다 시주한 지폐가 수북이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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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의 기와를 황금으로 도금한 금와사(金瓦寺)로 유명해서인지 금불상마다 시주한 지폐가 수북이 쌓여 있다. 중국인들이 특히 재물복을 좋아하는 줄 알지만 라마불교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경내에는 관람객들이 지폐를 붙이도록 만든 커다란 돌덩이도 있고, 관람-참배객들에게 대놓고 시주를 청하는 승려도 눈에 띄었다.

타얼사(塔爾寺) 경내에는 관람객들이 지폐를 붙이도록 만든 커다란 돌덩이도 있고, 관람-참배객들에게 대놓고 시주를 청하는 승려도 눈에 띠었다.
 타얼사(塔爾寺) 경내에는 관람객들이 지폐를 붙이도록 만든 커다란 돌덩이도 있고, 관람-참배객들에게 대놓고 시주를 청하는 승려도 눈에 띠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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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이 세속화되고 관광지가 되면 어느 절이나 마찬가지지만, 이곳은 특히 상업화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긴 타얼사 입구의 개찰구에서부터 승복을 입은 라마승이 관람권을 확인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곳은 이판승과 사판승이 따로 없는, 말 그대로 '이판사판'인 것 같았다.

원통에 불경이 새겨진 전경통인 ‘마니통’을 돌리는 참배객들. 문맹자들도 불경이 새겨진 마니통을 돌리면 불경을 읽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한다.
 원통에 불경이 새겨진 전경통인 ‘마니통’을 돌리는 참배객들. 문맹자들도 불경이 새겨진 마니통을 돌리면 불경을 읽은 것으로 간주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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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히 라마승들을 살펴보니 경내 한쪽에서는 한 승려가 마치 학교 동창을 만난 양 담소를 나누고, 어떤 승려는 어머니로 보이는 여성과 걸어가고, 어떤 승려는 휴대폰을 보면서 걷는다. 원통에 불경이 새겨진 전경통인 '마니통'을 돌리거나 진지하게 오체투지를 하는 일반인들을 보면, 승복을 입지 않았을 뿐이지 행동으로만 봐선 누가 승려이고 누가 참배객인지 알 수 없다.

타얼사(塔爾寺)에서 오체투지하는 참배객들. 경내 곳곳의 건물 기둥에는 ‘사진촬영 금지’ 및 ‘벌금 500위안’이라고 써 붙인 종이가 붙어 있다.
 타얼사(塔爾寺)에서 오체투지하는 참배객들. 경내 곳곳의 건물 기둥에는 ‘사진촬영 금지’ 및 ‘벌금 500위안’이라고 써 붙인 종이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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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 곳곳의 건물 기둥에는 '사진촬영 금지' 및 '벌금 500위안'이라고 써 붙인 종이가 붙어 있다. 박물관이나 사찰에서 전시품의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까닭은 카메라 플래시가 전시품의 보존상태를 훼손하고, 승려들의 참선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선과는 거리가 먼 장소에서 사진촬영을 금지하니 청개구리 심보가 생겼다.

카메라를 가슴 높이에 두고 여기저기서 슬며시 셔터를 눌렀다. 물론 플래시는 쓰지 않았다. 500위안이면 타얼사를 관람한 8월14일 고시환율로 9만2천원이다. 30장 넘게 찍었으니 족히 300만 원을 번(?) 셈이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태그:#칭하이(靑海)성, #청해호, #타얼쓰(塔爾寺), #이다이이루(一帶一路), #시짱(西藏, 티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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