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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승강기대학 본관 전경
▲ 한국승강기대학 본관전경 한국승강기대학 본관 전경
ⓒ 백승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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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이 한국승강기대학법인에 보조금 지원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승강기대학법인은 제2기숙사 건립 과정에서 불법 의혹이 불거졌으며, 거창군은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보조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열린 거창군의회 2015년 행정사무감사 승강기경제과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밝혀진 사안이다.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 무소속 형남현 군의원은 "비리 의혹으로 검찰이 조사까지 하는 상황인데, 집행기관에서 뭘 한 건지 모르겠다"라며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고도 학교 이사로 있던 집행기관과 군의원 등이 사퇴하면서 법인이 마음대로 이사진을 꾸려 학교운영과 예산사용을 전횡토록 방조했다."고 지적하면서 집행부의 직무유기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받는 대학에 보조금 지원?

한국승강기대학제2기숙사
▲ 한국승강기대학 제2기숙사 한국승강기대학제2기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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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무소속 이홍의 군의원에 따르면, 한국승강기대학법인은 지난해 10월부터 3월까지 약 6600㎡에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제2기숙사를 건립하면서 군비 70억 원과 교비 17억 7000만 원 등 총 87억7000만 원을 투입했다. 공사 입찰 과정에서 '지명입찰'방식으로 특정 업체를 낙찰 받게 했다는 특혜 의혹과,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금액을 증액해서 밀어주기 의혹 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소속 이홍희, 형남현 군의원 등에 따르면, 한국승강기대학법인은 제2기숙사 건립 과정에서 '공개입찰'이 아닌 2~3곳의 업체를 지명해 입찰을 받는 방식인 '지명 입찰'을 선택했다. 입찰 공고 역시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공고를 내 대학 이사장과 연관 있는 기업을 최종 선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홍희 군의원은 "제2기숙사 입찰 과정에서 특정업체에 공사를 몰아주려는 의혹이 있고 당초5월에 완공 계획이었는데 두 달 앞당겨 3월에 완공됐다"면서 "공사 기간이 겨울철임을 감안하면 부실공사가 아닌 정상적인 공사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3월에 완공한 이유가 보조금 15억 원을 빨리 받으려고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고, 이는 보조금을 먼저 받기 위해 공사기간을 단축한 것"이라고 했다.

이 군의원은 "이후 대학 법인이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인 제2기숙사를 6층으로 증축하겠다며 설계를 변경해서 공사비를 35억 원 증액했다"며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의 낙찰 금액이 46억 원인데, 두 개 층의 증축 대한 설계변경을 통해 35억 원을 추가 요청해서 더 받아 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까지 공사비가 46억 원에 낙찰되었는데, 6층으로 증축하는데 35억 예산이 추가로 들어간다고 하면 누가 믿겠나?"라며 "이런 터무니없는 돈을 달라고 한다고 검토나 현장 한번 가보지 않고 그냥 군민의 혈세를 지출한 것은 불법과 비리를 양산한 것뿐만 아니라 밀접한 유착 의혹에서 벗어 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설계변경을 통해 예산을 증액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고, 두 개 층을 증축할 때 재입찰로 업체를 선정해야 함에도 같은 업체에 증액을 시켜준 것은 특혜"라며 "해당 업체가 처음 낙찰된 이후 설계변경을 통해 관급자재를 사급자재로 전환, 예산이 6억 원 증가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의혹투성이인 곳에, 거창군은 소중한 군민 혈세로 조성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격이다.

한편 형남현 군의원은 "이사 중 이상준 창조산업과장과 군의원이 빠지면서 대학 법인 이사장이 운영하는 업체의 임원이 이사로 들어와 있다"라며 "147억 원이란 거액의 군민 혈세를 지원하면서 군에서는 한 일이 하나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향란 군의원은 "거창군의 대의기구인 군의회가 대학 법인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하고 촉구해 명실상부한 거창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심층 감사를 촉구했다.

무소속 강철우 군의원은 한국승강기대학 재학생수와 기숙사 현황 그리고 기숙사 수용 인원 등을 자료에 의해 조목조목 따지면서 제2기숙사를 신축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거창군의 무책임함을 지적하는 한편 자신의 자료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한 정 과장을 향해 '책임질 수 있느냐'면서 강하게 비판 했다.

이날 많은 의원들의 집중적인 추궁과 질책을 받은 정 과장은 대학측의 불법의혹과 사법당국의 내사 과정 등에 대한 질문에 '알고 있다', '챙겨볼 권한이 없다', '군의 소관이 아니다' 등의 무책임하고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특히 이날 행정사무감사장에 있던 장민철 부군수는 감사위원들의 질의에 명확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하지 못하는 승강기경제과 직원들에게 불쾌한 심정을 드러내며, 감사장에서 호통을 치고 즉각 자료정리를 해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국승강기 대학은 지난 2011년, 이사장 등 7명이 '배임수재', '사립학교법 위반', '뇌물수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거나 구속된 이후 4년 만에 또다시 불법과 비리 의혹에 휘말리게 되어 다시 사법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된다면 거창군민은 엄청난 충격과 배신감으로 행정에 대한 불신의 벽은 엄청날 것이란 우려가 예상된다.

덧붙이는 글 | 이 시나느 <매일경남뉴스>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승강기대학, #거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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