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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여명이 탑승가능하며 1층과 2층엔 실내 객실과 공연장, 3층엔 야외 객실이 있어 맨 눈으로 고래관광이 가능합니다.
▲ 장생포의 고래관광 유람선 약 300여명이 탑승가능하며 1층과 2층엔 실내 객실과 공연장, 3층엔 야외 객실이 있어 맨 눈으로 고래관광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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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장생포에서 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고래축제가 열렸습니다. 울산 남구청 집계로는 전국에서 66만 명이 축제에 참여하였답니다. 울산 각 지역의 먹거리와 볼거리 전시가 이어졌고, 매일 국내외 예술인들의 퍼포먼스 및 공연이 계속되었을 뿐만 아니라 울산의 자랑거리인 고래를 잡아 해제하던 모습을 재현한 옛 장생포 마을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고래관광 유람선을 타고

울산에 살고 있는 우리도 축제 기간을 함께 했습니다. 우리는 장생포 앞바다에서 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는 고래바다 유람선을 타보기로 했습니다. 고래 관광 유람선은 약 300명가량이 탑승 가능한데 당일 예매는 할 수 없습니다. 주 중에 매진이 되기 때문이죠. 우리도 일주일 전에 예매를 하고 토요일(30일) 오후 2시 30분, 배에 올랐습니다. 참고로 유람선 요금이 성인은 2만 원, 어린이는 1만 원입니다. 운항시간이 3시간으로 타 지역 유람선보다 많은 시간을 배에서 보낼 수 있으며 고래 구경까지 할 수 있으니 저렴한 편 아닌가요?

몸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봐서 배가 출발한 것 같습니다. 유람선은 모두 3층으로 되어 있습니다. 1층과 2층 객석은 실내이며 객석 앞에 무대가 있어 가수와 댄서들의 공연도 볼 수 있습니다. 3층 객석은 야외입니다. 원형의 탁자와 의자는 안전을 위해 나무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어 있어서 이동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객석 윗부분엔 차광막이 설치되어 햇빛과 비를 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난간에 기대서면 바로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을 수 있고 바닷물을 가르며 미끄러지는 유람선의 옆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울산항을 출발해 30여분 정도 지나자 우리는 동해바다 한 가운데 서 있습니다.

장생포 앞바다에서는 참돌고래, 밍크고래, 상괭이(등지느러미가 없는 고래), 낫돌고래 등이 주로 관찰된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고래를 볼 수 있을까요?

3층 야외 객실은 바람이 많이 불어 한 여름에도 쌀쌀합니다. 그래서인지 매점엔 뜨거운 국물로 속을 달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 유람선 후미에서 바라본 풍경 3층 야외 객실은 바람이 많이 불어 한 여름에도 쌀쌀합니다. 그래서인지 매점엔 뜨거운 국물로 속을 달래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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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가 진행되는 내내 기온이 30도를 웃돌아 다웠지만, 고래 유람선은 꽤 추웠습니다. 너른 바다로 나가자마자 하늘이 어두워집니다. 빗방울도 조금씩 떨어집니다. 강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는데 '점퍼를 가져올걸'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여름 반팔로는 싸늘함을 버티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서인지 3층 매점은 인산인해를 이룹니다. 모두 컵라면 하나씩 들고 있습니다. 따뜻한 국물과 면발로 한기를 달래는 사람들! 저도 아이들에게 컵라면을 사주고는 계속 바다를 주시했습니다.

도대체 고래는 어디에?

고래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제법 먼 바다까지 나왔는데 바람은 차고 비는 내리고 하늘은 어두운데 객실에서는 가수들의 공연이 한창입니다. 

"아빠, 고래 어디 있어요?"
"글쎄다. 아직 안 나타나네."
"조금만 기다리면 나와요?"
"그래. 아빠랑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네."

아이는 대답을 하고는 추운지 바로 엄마가 있는 2층 객실로 내려갑니다. 저도 고래를 무척 보고 싶습니다. 장생포 고래 유람선은 수십 마리 고래 떼를 목격하는 일이 잦아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오전에 출발했던 사람들은 고래 떼를 보았다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 검푸른 바다엔 파도만 넘실댑니다. 아들이 다시 올라왔습니다.

"아빠! 고래 없어요?"
"응. 아직도 고래가 안 나왔다."
"왜? 고래 잡고 싶어?"
"네, 고래 잡고 싶어요."
"흐흐, 그럼 이따 병원에 가자."
"병원을요? 왜 병원에 가요?"

재잘재잘 아들과 나의 이야기를 듣던 옆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때 바로 선내 방송이 나옵니다.

"손님 여러분! 오늘은 아쉽게도 고래를 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따가 배에서 내리실 때 고래 생태체험관 티켓을 한 장씩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고래 생태체험관에서도  수족관에서 고래를 구경하실 수 있으니 꼭 보고 가십시오."

우리가 간 날엔 고래의 심기가 좋지 않은가 봅니다. 그렇게 바라던 고래 지느러미조차 보지 못하고 관광이 끝났습니다. 3시간의 유람선 운항 후 우리 가족은 고래 생태 체험관으로 향했습니다.

수족관에서 고래를... 원숭이보다 높은 고래의 지능

선장님의 말씀처럼 고래 유람선을 타고도 고래를 보지 못하면 무료로 고래 생태 체험관 티켓을 줍니다. 고래를 보지 못한 아쉬움을 고래 수족관에서나마 달래라는 의미입니다.

미니어처로 만들어 낸 옛 장생포의 모습입니다. 고래를 잡아오는 포경선과 고래를 해체하려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낸 옛 장생포의 모습입니다. 고래를 잡아오는 포경선과 고래를 해체하려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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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는 예전 장생포의 모습이 미니어처로 꾸며져 있습니다. 장생포의 전경, 포경선으로 고래를 잡아오는 장면, 고래를 해체하는 모습 등이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 아닌지라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갖가지 열대어와 색색의 수초가 가득한 수족관을 지나면 원형 천정에 고래가 보입니다.

대여섯 마리쯤 되는 돌고래입니다. 유유히 물속을 돌아다니다 수면 위로 뛰어올라 관광객의 탄성을 이끌어냅니다. 밑에서 바라보는 돌고래의 힘찬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물결치는 수면 아래에서 힘껏 뛰어올라 1미터가량 수면 위로 올라갔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내려옵니다.

고래, 그 중에서도 돌고래의 지능은 원숭이를 능가한답니다. 그들만의 언어가 있고 방언도 있으며 통역사 돌고래도 있습니다. 단순히 사물을 흉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타성과 동정심은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습성입니다.
▲ 장생포 고래생태 체험관에서 본 돌고래 고래, 그 중에서도 돌고래의 지능은 원숭이를 능가한답니다. 그들만의 언어가 있고 방언도 있으며 통역사 돌고래도 있습니다. 단순히 사물을 흉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타성과 동정심은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습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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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돌고래의 교감을 밀도 있게 그려낸 영화 <프리윌리>가 떠오르네요. 예전부터 돌고래의 왕성한 호기심은 늘 사람들의 연구 거리였습니다. 돌고래는 개과 동물보다 더 고차원적인 지능을 갖고 있는데 잠수부가 들어가면 잠수부의 모습을 그대로 흉내 낸답니다. 산소 호흡기 밸브의 소리도 똑같이 내는 것은 물론 거품이 올라오는 모습도 어떻게 따라하는지 직접 거품을 만들어낸답니다.

또 한 조사에 의하면 돌고래와 범고래는 언어적 지능이 뛰어난데 서식지마다 방언이 존재하며 사물에 이름을 붙여 부를 줄 알고 또 이를 통역해 주는 통역사 고래가 있다(모리노 교수)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한편 미국 동물행동학회에 따르면 돌고래는 자신들과 다른 종(種)에게 이타심과 동정심을 가진 특이한 동물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동족을 돌보는 동물은 그 예가 많으나 돌고래는 동족이 아닌 다른 동물을 구해주는 행동을 한답니다.

인류의 탄생과 함께 생사고락을 함께 해 온 고래! 그리고 울산의 장생포 고래축제! 인간과 고래의 어울림을 주제로 한 장생포 고래축제는 성공한 지방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굳이 축제 기간이 아니어도 장생포에는 고래 박물관, 고래 생태 체험관 고래 유람선 및 장생포 고래문화 마을 등 볼거리 및 먹거리가 풍부합니다.

뿐인가요? 1천 미터가 넘는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에도 등산객들의 꾸준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초엔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태양을 보기 위해 간절곶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계절을 불문하고 산과 바다,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울산!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태그:#돌고래, #장생포, #고래축제, #고래관광 유람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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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 종교학 쪽에 관심이 많은 그저그런 사람입니다. '인간은 악한 모습 그대로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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