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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에는 한우 세트라도 보내시려나?"

'토크콘서트 테러' 고교생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된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을 향한 누리꾼들의 원성이 높다. "테러를 부추기는 것이냐"며 공개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하 의원은 "계도 목적"이었다며 사과할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북한에 관심 많아 격려 글 보냈다"

지난달 15일 하 의원이 공개한 '토크콘서트 테러' 고교생 A에게 보낸 책.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A군이 폭력을 행사한 것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과 민주화에 관심을 가지되 비폭력적 방식이어야 한다는 격려 글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 소식이 지난 5일에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A군에게 보낸 책 지난달 15일 하 의원이 공개한 '토크콘서트 테러' 고교생 A에게 보낸 책. 그는 해당 게시물에서 "A군이 폭력을 행사한 것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과 민주화에 관심을 가지되 비폭력적 방식이어야 한다는 격려 글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이 소식이 지난 5일에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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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하 의원은 재미교포 신은미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이 진행하는 통일콘서트 현장에 인화성 물질로 테러를 가했다 구속된 고교생 A군에게 본인이 쓴 책을 보냈다고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당시 하 의원이 보낸 책은 <민주주의는 국경이 없다>, <만화 김정은>, <삐라에서 디도스까지> 등 총 3권이다. 첫 장에는 "북한 인권과 민주화를 위해! 비폭력적 방법으로!"라는 친필 메시지도 적었다. 그는 책 사진과 함께 "A군이 폭력을 행사한 것에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북한 인권과 민주화에 관심을 가지되 비폭력적 방식이어야 한다는 격려 글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5일 오전 극우온라인커뮤니티 '일베'에 올라온 '폭발물 테러' 고교생 A군의 출소인증샷.
▲ '폭발물 테러' 고교생 A군이 올린 출소인증샷 5일 오전 극우온라인커뮤니티 '일베'에 올라온 '폭발물 테러' 고교생 A군의 출소인증샷.
ⓒ 손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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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실이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이 된 건 지난 5일, 구속 중 잠시 석방된 A군이 극우 성향의 온라인커뮤니티 일베에 '출소인증샷'을 남기면서부터다. 이날 A군은 "나와서 기분이 너무 좋은 관계로 두부 파티를 갖기로 했다"며 초를 꽂은 두부 앞에서 고깔모자를 쓴 사진 등 여러 장을 '인증'했다.

그날 A군의 테러로 현장에서 200여 명이 급히 대피하고, 두 명이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인명피해까지 발생했지만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해당 글에서 A군은 구속 수감돼 있는 동안 여러 극우인사들에게 받은 격려 편지를 일일이 사진으로 찍어 올린 뒤 감사를 표했다. 이 중 하 의원이 보낸 메시지가 포함되면서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피해자가 고통 받고 있는데 국회의원이 친필서명이라니..."

5일 오전 극우온라인커뮤니티 '일베'에 올라온 '폭발물 테러' 고교생 A군이 올린 사진.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책에 친필서명과 함께 보낸 메시지도 찍어 올렸다.
▲ 폭발물 테러' 고교생 A군이 올린 출소 인증샷. 5일 오전 극우온라인커뮤니티 '일베'에 올라온 '폭발물 테러' 고교생 A군이 올린 사진.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책에 친필서명과 함께 보낸 메시지도 찍어 올렸다.
ⓒ 손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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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하 의원의 이름이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트위터에서 언급된 횟수는 388번에서 3383번으로 전날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TOPSY기준) 쓴소리가 대부분이었다.

웹툰 <송곳>의 작가 최규석씨는 자신의 트위터(@mokwa77)에서 "'백색테러 옹호자 가차 없이 제명시켜야' 한다고 했던 하태경 의원이 테러범에게 친필 사인이 들어간 책을 보낸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며 "비록 '비폭력적 방법으로!'라는 조언을 첨언했지만 책을 보낸 행위 자체는 격려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칼럼니스트 노정태(@JeongtaeRoh)씨는 하 의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지금도 피해자가 고통에 떨고 있고, 수많은 시민들이 테러의 공포를 느낀다"며 "국회의원이 테러범에게 친필 서명이 담긴 책을 보내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익산 테러범은 폭력으로 애국심을 표현한 게 아니라, 애국을 빙자하여 폭력을 휘둘러 비슷한 집단에서 명예를 누리고 싶은 욕망을 드러낸 것"이라며 "'단, 비폭력적 방법으로!'라는 하태경 의원의 말은 테러범에게 격려의 메시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트위터 이용자 '@Bau******'는 "석방된 폭탄테러범의 글, 아이의 반성은 둘째치고, 부추긴 자들의 면면이 드러난다"라며 "하태경도 그 중 일부"라고 꼬집었다. '@joa****''는 "편지를 보냈다는 것은 격려 말고 다른 이유가 떠오르지 않는다"며 테러범에게 왜 그렇게 했을까나"라고 되물었다.

하태경, "뭐가 잘못됐나?"... 재판부에 선처 호소하기도

누리꾼들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자 하 의원은 지난 5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폭력을 쓴 어린학생에게 반성하고,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말라고 계도한 것이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반문했다.
▲ "계도 목적이었지 사과할 일 아니다" 누리꾼들이 공개 사과를 요구하자 하 의원은 지난 5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폭력을 쓴 어린학생에게 반성하고,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말라고 계도한 것이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반문했다.
ⓒ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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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폭력을 쓴 어린학생에게 반성하고, 앞으로는 절대 하지 말라고 계도한 것이 뭐가 잘못되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죄인은 접촉해야하지 말아야 할 바퀴벌레 같은 존재가 아니고 사람"이라며 "그럼 제가 그 학생에게 앞으로도 폭력 계속 쓰라고 권장해야 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한편 하 의원은 지난 2일 재판부에 A군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탄원서에서 그는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A군의 행위를 테러로 생각할 수밖에 없었고, 아무리 올바른 주장이라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기에 단호한 처벌이 가해져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뒤 "하지만 면담 결과, A군은 북한에 대한 건전한 문제의식을 가진 학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성숙하지 못한 행동을 저질렀고, 지금은 그것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누구를 해칠 목적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신은미씨와 황선씨에게 자신의 주장을 알리고 싶었던 것"이라고 호소했다.


태그:#하태경, #일베, #테러, #신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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