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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살고 있는 대구 강북지역에서 가장 싼 주유소 가격 표시판. 요즘은 빈번한 가격 변경으로 전광판으로 가격표시를 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기자가 살고 있는 대구 강북지역에서 가장 싼 주유소 가격 표시판. 요즘은 빈번한 가격 변경으로 전광판으로 가격표시를 하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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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A씨는 두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가장이다. 지난해 식구가 늘었지만 월급봉투 두께는 그대로다. 한 푼이라도 더 아껴야 하는 상황이다. 다른 지출도 만만찮지만 역시 업무특성상 부득이하게 유지하고 있는 차량이 애물단지다.

다행히 요즘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서 부담을 다소 덜었지만, 1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는 수고로움은 여전히 필수다. 주변에서 유난스럽다고도 하지만 A씨는 주유하기 전 늘 검색부터 한다.

싼 주유소가 밀집한 팔달교에서 강북지역으로 진입하는 도로 모습
 싼 주유소가 밀집한 팔달교에서 강북지역으로 진입하는 도로 모습
ⓒ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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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주째 국내 주유소 유류 가격이 내려가면서 과연 내리막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유가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조금이라도 더 싼 주유소를 찾는다. 특히 요즘처럼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내려가는 시기에는 주유할 때마다 더 신경을 쓰게 된다. A씨처럼 검색부터 하는 운전자들이 더 많아 졌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지역에서 가장 싼 주유소는 어디일까?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16일 오후, 기자가 살고 있는 대구 강북지역의 주유소를 직접 돌아봤다.

석유공사가 제공하는 주유소별 가격 정보 유용

가장 싼 가게에서 주유한 뒤 확인한 주유소 미터기
 가장 싼 가게에서 주유한 뒤 확인한 주유소 미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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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출발 전 한국석유공사에서 운영하는 OPINET(opinet.co.kr)에서 전체적인 가격 검색부터 해봤다. OPINET에서 확인한 바에 따르면 휘발유 기준으로 대구 최저가는 1328원, 최고가는 1999원으로 최고최저간 차이는 671원이었다.

평균가를 보면 휘발유 1465원, 경유는 1296원, LPG는 893원으로 나타났다. 북구의 경우는 휘발유 최저가가 1388원, 최고가 1898원으로 나타나 510원의 가격차를 보였다. 참고로 전국 휘발유 평균가는 1500원이었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강북지역 주유소 별로 가격을 비교해 봤다. 그 결과 가장 가격이 싼 주유소는 매천시장 부근 고가도로 입구에 위치한 B주유소였다. 휘발유는 1398원, 경유는 1238원이었다. 반면 가장 비싼 주유소는 동천동에 위치한 C주유소였는데 휘발유는 1898원, 경유는 1698원으로 나타났다. 휘발유 기준으로 두 주유소 간 격차는 500원이나 됐다. 5만원을 주유한다고 가정하면 주유량에서 9.42리터나 차이가 나게 된다.

상대적으로 LPG는 주유소간 가격차이가 적었다.
 상대적으로 LPG는 주유소간 가격차이가 적었다.
ⓒ 김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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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LPG의 경우는 가격차가 상대적으로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지역 내 유일한 충전소인 팔달충전소는 리터당 가격이 879원이었는데 이는 북구에서 가장 싼 가격이었다. 북구에서 가장 비싼 곳과는 17원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거리를 돌아보며 확인한 가격도 OPINET에서 미리 확인한 가격과 같았다. 서비스 초기에는 일부 오차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지금은 정확한 정보가 제공 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주유소 사장, "마진 줄여도 회전율이 더 중요"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매천시장 앞 고가도로에서 강북지역으로 진입하는 구역에 있는 주유소들이 가장 가격대가 낮았다. 이는 이 지역이 임대료도 상대적으로 낮고 주유소가 밀집 되어 경쟁이 심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에 인구가 밀집되고 임대료가 비싼 3지구 쪽에 가까울수록 가격이 급격히 올라갔다. 실제로 3지구 인근은 주유소의 수도 많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가격이 가장 싼 것으로 나타난 매천동 B주유소의 대표는 "요즘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어떻게든 회전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라며 "재고가 쌓이는 만큼 손해가 나기 때문에 마진이 줄어들더라도 최대한 소화하기 위해 가격을 낮게 책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유소 앞을 지키는 가격 표시판
 주유소 앞을 지키는 가격 표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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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가게별로 가격이 차등이 나는데 대해 "주유소마다 건물 임대료나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다르게 책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며 "어떤 주유소든 마진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앞으로도 상당기간 국제유가가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유소 기름값도 함께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의 하락폭을 보면 그 하락세가 그대로 생활 유가에는 반영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바로 세금에 있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금액의 반 이상이 바로 세금이기 때문이다.

가장 비쌌던 주유소 가격 표시판, 가장 싼 곳과 휘발유 기준 리터당 500원이나 차이가 났다.
 가장 비쌌던 주유소 가격 표시판, 가장 싼 곳과 휘발유 기준 리터당 500원이나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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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기준으로 현재 부과되는 세금을 살펴보면 교통에너지환경세가 529원, 이에 연동된 교육세와 주행세가 각각 79.35원과 137.54원이다. 휘발유 공급가격과 상관없는 고정 금액이 부과되고 있다. 이를 합하면 745.89원이다. 여기에 최종금액의 10%를 차지하는 부가세를 더해야 한다. 여기에 추가되는 관세 등을 제외하더라도 동네에서 최저가로 확인된 1398원의 60% 정도가 세금인 셈이다.

다시 말해 대부분 고정액인 세금으로 인해 유가 하락의 효과가 온전히 소비자에게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유가 하락에 따른 관련 세금 조정에 대해 별다른 계획이 없는 상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대구 강북지역 언론 <강북신문>(www.kbinews.com)에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주유소 가격비교, #대구강북, #OPINET, #주유시 부과되는 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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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살고 있는 두아이의 아빠, 세상과 마을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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