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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2014년 10월 7일 오후 2시 5분]

2014 지리산프로젝트 3일 밤 산청 성심원에서 개막식을 하면서 축하 공연으로 생명평화 공연에 정태춘 박은옥 가수가 참가했다. 이날 공연에서 주제에 맞게 촛불과 북한강 등을 부르자 80년대의 열정적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성심원 야외무대를 가득 메운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 3일, 2014지리산 프로젝트 개막 축하 공연 2014 지리산프로젝트 3일 밤 산청 성심원에서 개막식을 하면서 축하 공연으로 생명평화 공연에 정태춘 박은옥 가수가 참가했다. 이날 공연에서 주제에 맞게 촛불과 북한강 등을 부르자 80년대의 열정적 분위기가 연출되었고 성심원 야외무대를 가득 메운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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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을 가꾸어 온 사단법인 '숲길'이 2014 지리산 프로젝트를 펼친다. 산청의 성심원, 남원에 실상사, 하동 에코하우스는 지리산을 끼고 도는 둘레길의 중요거점이다. 예술가들이 이 세 곳에 모여 자연 생태와 건축 공간에 어울리는 예술작품을 다채롭게 풀어 놓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11월 2일, 한 달 동안 펼쳐진다. 주제는 '우주예술집'이다.

"먼지 하나에도 우주가 담겨있다, 우주는 모든 가치를 존중한다. 그런나 현실은 이분법적인 사고로 생명 가치가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지리산의 역사와 내력을 통해 성찰하면서 '생명·평화' 가치를 살리려고 한다. 여기에 우주예술을 융합하여 공동체 예술을 지속적으로 실천하려는 뜻을 주제에 담으려 했다."

김준기 지리산 프로젝트 예술 감독은 주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를 위해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조율하며 노력했다. 지리산을 살리고 생명·평화 사상을 실천하기 위해 지리산 지역의 영성 단체를 대표하는 실상사와 성심원이 손을 맞잡았다. 개신교와 지역시민단체가 연대하고, 사회예술을 접목하는 것은 종파와 이념을 넘어 뜻 깊고 반가운 일이다.

타이포그라피스트 안상수 교수와 마고 작가가 협업으로 만들고 있는 생명평화깃발이다. 이 깃발은 뒤에 보이는 목탑지에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빛을 하늘로 쏘게 되어 있는 데, 이 자리에 위안의 뜻으로 세울 예정이다. 이 작업은 아름다운가게에서 제공한 재료를 활용하여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 마고 작가가 작업 중 아가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이 다정스럽다.
▲ 생명평화깃발 타이포그라피스트 안상수 교수와 마고 작가가 협업으로 만들고 있는 생명평화깃발이다. 이 깃발은 뒤에 보이는 목탑지에 세월호 희생자를 상징하는 304개의 빛을 하늘로 쏘게 되어 있는 데, 이 자리에 위안의 뜻으로 세울 예정이다. 이 작업은 아름다운가게에서 제공한 재료를 활용하여 지역주민들과 함께 만들고 있다. 마고 작가가 작업 중 아가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이 다정스럽다.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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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성심원에 당산목에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한 제단을 마련했다. 이곳에 시계는 4월 16일에 멈춰 있고, 304명의 희생자 명단이 올려져 있다.
▲ 세월호 천일 기도단 산청 성심원에 당산목에 세월호 희생자 추모를 위한 제단을 마련했다. 이곳에 시계는 4월 16일에 멈춰 있고, 304명의 희생자 명단이 올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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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불교의 본산으로 일컫는 실상사 철 불상이 있는 법당 앞에서 '무궁화 식수' 퍼포먼스를 '일베' 회원 한 명과 함께 식수를 했다. '일베'는 우리 사회의 분명한 일원이다. 그들과 함께하면서 만남, 가능한 변화, 이별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이러니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작업으로 웃음과 박수를 끌어낸다. 강영민 작가는 작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쓴 수 많은 휘호를 붉은 색으로 베껴 쓴 작업을 소재로 개인전을 가지기도 했다.
▲ 강영민(팝아트조합)작가의 일베 프로젝트 호국불교의 본산으로 일컫는 실상사 철 불상이 있는 법당 앞에서 '무궁화 식수' 퍼포먼스를 '일베' 회원 한 명과 함께 식수를 했다. '일베'는 우리 사회의 분명한 일원이다. 그들과 함께하면서 만남, 가능한 변화, 이별까지를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도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아이러니한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작업으로 웃음과 박수를 끌어낸다. 강영민 작가는 작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쓴 수 많은 휘호를 붉은 색으로 베껴 쓴 작업을 소재로 개인전을 가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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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 성심원 한센요양원 내 허태원 작가의 설치 작업
▲ 정원 산청 성심원 한센요양원 내 허태원 작가의 설치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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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과 4일 학술 심포지움이 열렸다. 중국, 독일 등에서의 커뮤니티 아트 체험 사례 발표가 있었다. 국내의 공공·사회예술의 향방을 짚어 보는 시의 적절한 발제와 토론이었다. 또 한 이 자리에서 '2014 지리산 프로젝트' 공동추진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발제를 통해 우주적 관점과 상상력으로 "지리산 천년의 꿈인 생명평화의 씨앗을 심고 가꾸어" 달라고 주문했다.

손 맞잡은 예술가들, 다양한 작품 눈에 띄어

남원시 실상사는 신라 불교문화의 숱한 문화재가 보존되어 있는 천년고찰이다. 전통적인 불교 건축 미술과 목조와 철조로 만들어진 불상 조각들이 지리산 프로젝트의 '우주예술집' 취지를 살려 섬세하고 치밀하게 설치됐다. 작업들은 시공을 뛰어 넘는 신선한 감동을 줬다. 세월호와 좌우대립 등 사회 문제에 대한 성찰과 심상이 담겨있는 것도 눈여겨 볼 만하다.

오른쪽부터 김준기(예술감독), 수지행(실상사 기획실장), 엄상용 수사(성심원 부원장), 이상윤(사단법인숲길 상임이사), 최세현(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 운영위원장), 강영민(작가), 노재화 목사(지리산종교연대 총무), 라원식(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
▲ 2014지리산프로젝트 심포지움 종합토론 오른쪽부터 김준기(예술감독), 수지행(실상사 기획실장), 엄상용 수사(성심원 부원장), 이상윤(사단법인숲길 상임이사), 최세현(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 운영위원장), 강영민(작가), 노재화 목사(지리산종교연대 총무), 라원식(경기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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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리 작품 - 실상사 극락전 부처의 몸에서 배어 나오는 밝은 기운, 후광을 LED 기술을 적용하여 현대적으로 구현했다.
▲ 광배(光背) 프로젝트 2014 김기리 작품 - 실상사 극락전 부처의 몸에서 배어 나오는 밝은 기운, 후광을 LED 기술을 적용하여 현대적으로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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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로 만든 기도단 안에 만화가 박재동이 단원고 아이들의 얼굴들을 그림첩으로 만들어 올렸다.
▲ 단원고 친구들 대나무로 만든 기도단 안에 만화가 박재동이 단원고 아이들의 얼굴들을 그림첩으로 만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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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산청의 성심원은 1959년 설립한 한센인 복지시설이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소외받은 한센인의 인간적 존엄성을 되찾고 복지를 실현하는 공간이다. 또한 '소외된 이웃'을 돌보고 '빈민구제'를 생명평화와 연계하여 실천하고 있다. 이곳에서 20명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다큐, 영상, 평면, 입체, 마임 등 다채로운 분야의 작업을 펼쳤다. 장소와 공간에 어울리는 소재를 활용한 작품이 곳곳에 있어 관객들의 눈길과 발길을 끌었다.

하동 에코하우스는 삼화실 마을 인근 주민들의 오랜 추억이 깃들었던 폐교를 활용하여 주민 커뮤니티의 중심으로서 역할을 꾀하고자 설립된 공간이다.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의 쉼터역할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명평화를 주제로 한 마을 벽화 작업이 진행됐다. 오치근의 지리산 그림여행 전시 등 현장예술프로그램도 펼쳐졌다. 이미 '전국 예술가 캠핑대회 : 우주, 예술, 캠프'와 같은 이벤트가 강영민 작가와 팝아트조합에 의해 열렸다. 감따기 농활 등 새로운 프로그램도 지역 주민들과 협업하여 진행될 예정이다.

장영철 설치 작품 - 304개의 대나무를 이용하여 기도단을 설치했다. 이 안에는 박재동 화백의 단원고 친구들 화첩이 올려져 있다.
▲ 세월호 기도단 장영철 설치 작품 - 304개의 대나무를 이용하여 기도단을 설치했다. 이 안에는 박재동 화백의 단원고 친구들 화첩이 올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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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신 작품 -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을 그리다가 아예 지리산 한 자락 남사예담촌에 터를 잡은 화가 이호신은 사람과 산수, 문화유산, 자연의 산물들을 어우르는 ‘생활산수화’를 지향하는 작업들을 선보여왔다. 그의 150여권이 넘는 화첩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지리산을 인문학의 산실이자, 유구한 한민족의 역사로서의 한 표상으로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자적 시선은 물론, 고유의 문인적 태도가 깃든 그의 작업들 중에서 이번 전시에서는 하늘과 맞닿아 있는 장엄한 지리산의 능선과 굽이굽이 삶 속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줄기를 감동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 지리산 삼신봉에서 이호신 작품 - 지리산이 좋아 지리산을 그리다가 아예 지리산 한 자락 남사예담촌에 터를 잡은 화가 이호신은 사람과 산수, 문화유산, 자연의 산물들을 어우르는 ‘생활산수화’를 지향하는 작업들을 선보여왔다. 그의 150여권이 넘는 화첩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가 지리산을 인문학의 산실이자, 유구한 한민족의 역사로서의 한 표상으로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연구자적 시선은 물론, 고유의 문인적 태도가 깃든 그의 작업들 중에서 이번 전시에서는 하늘과 맞닿아 있는 장엄한 지리산의 능선과 굽이굽이 삶 속으로 이어지는 섬진강 줄기를 감동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 김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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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헌주 작가의 그래피티 프로젝트. 성심원을 상징하는, 세상과 이어주던 철선(배)를 벽화로 그렸다. 지난 한 세월 고립을 상징하는 배이기도 했다. 다리가 놓이고 쓸모를 잃고 땅위에서 녹이 쓸어 세월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다.
▲ 서로 다른 익숙한 구헌주 작가의 그래피티 프로젝트. 성심원을 상징하는, 세상과 이어주던 철선(배)를 벽화로 그렸다. 지난 한 세월 고립을 상징하는 배이기도 했다. 다리가 놓이고 쓸모를 잃고 땅위에서 녹이 쓸어 세월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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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은 정용국, 바닥은 서용선 작업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이루고 있다. 성심원 납골묘원에는 무명 납골함이 많다. 한센인 스스로 이름 마저 산 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여 숨기려는 가슴 아픈 내력이 서려 있다. 이들을 기념하는 영혼의 벽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이르는 낱말들을 800줄로 새겨 놓고 조도를 명멸하게 연출하였다. 바닥에 깔린 얼굴 철판 조각은 짓밟히고 지워진 민중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 '첫 번째 사람'과'100개의 얼굴' 벽은 정용국, 바닥은 서용선 작업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이루고 있다. 성심원 납골묘원에는 무명 납골함이 많다. 한센인 스스로 이름 마저 산 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여 숨기려는 가슴 아픈 내력이 서려 있다. 이들을 기념하는 영혼의 벽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이르는 낱말들을 800줄로 새겨 놓고 조도를 명멸하게 연출하였다. 바닥에 깔린 얼굴 철판 조각은 짓밟히고 지워진 민중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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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지리산 프로젝트는 그 해 주제에 맞는 단기 작품과 전시도 있지만 권역별로 5∼10년간 진행되는 장기 프로젝트도 상당수 있다. 단타성 졸속 프로젝트를 지양하고 지리산 살리기와 예술의 융합을 신중하게 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업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과 믿음을 갖게 한다. 

숲 해설가이기도 한 진주환경운동연합 최세현 공동의장은 '우주.예술.집 프로젝트'에 대해 "그 동안 지리산 살리기 운동이 댐, 케이블카 반대운동 등 싸움 위주로만 많이 해 왔는데, 이번 프로젝트는 싸움이 아니라 지금까지 불지 않았던 새로운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이런 작업이 지리산 둘레길에 지속적으로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오는 11일과 11월 1일에는 각각 실상사와 삼화에코하우스에서 월례포럼이 열릴 예정이다.

성심원 프란체스코 강당에 설치된 모하 안(Moha Ahn) 작가의 설치작품 - 두개의 미디어 작품, 유리캐스팅, 프로그램된 LED라이트, 자연석, 규사, 사운드 - 빛의 노래를 부르는 듯한 유리 구슬들이 우주의 신비로움을 표현한다. 작가는 LED 장치를 부착한 유리구슬을 통하여 오묘한 빛의 향연을 연출한다. 또한 함께 전시되는 만화경 작업은 다양한 문양들이 중첩되고 화려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어 일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존재와 비존재, 그리고 생성과 소멸의 의미를 '빛의 세계'로서의 우주에 담은 작품들이다.
▲ 멈추지 않는 물속의 원 성심원 프란체스코 강당에 설치된 모하 안(Moha Ahn) 작가의 설치작품 - 두개의 미디어 작품, 유리캐스팅, 프로그램된 LED라이트, 자연석, 규사, 사운드 - 빛의 노래를 부르는 듯한 유리 구슬들이 우주의 신비로움을 표현한다. 작가는 LED 장치를 부착한 유리구슬을 통하여 오묘한 빛의 향연을 연출한다. 또한 함께 전시되는 만화경 작업은 다양한 문양들이 중첩되고 화려한 움직임을 만들어 내어 일종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존재와 비존재, 그리고 생성과 소멸의 의미를 '빛의 세계'로서의 우주에 담은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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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지리산 프로젝트 참여 작가
남원 실상사 일원 : 강영민, 권기주(FEAT. 산내초등학교), 김기라, 김기환, 김윤환,성신석조각연구회(김병규, 김성복, 김재호, 김지영, 노준진, 이호철),박영균, 박홍순, 석성석, 실상사작은학교, 안상수(FEAT. 김경찬, 마고, 신믿음), 연규현, 이선일, 장영철, 장유정, 정만영,정재철,정혜경, 천경우, 프로젝트 2014 대한민국 봄 (박재동, 노주환, 배성미, 김소영, 김명윤, 김성수, 김시연, 김연주, 김혜윤, 박신하, 박지수, 협력큐레이터 이재은)

산청 성심원 일원 : 구헌주, 김대홍, 모하안, 이호신, 서용선, 이대범(라운드어바웃), 이범용, 이정훈, 이창수, 인진미, 정용국, 조형섭, 허태원, 이브 에티엔 소놀레.

하동 삼화에코하우스 : 강영민과 팝아트조합



태그:#지리산프로젝트, #지리산둘레길, #성심원실상사, #에코하우스,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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